겨울비에 베이다

나도 나이든다는 걸

by 나목


겨울비에 베이다


임현숙



하늘도 땅도 물바다

댓살 같은 겨울비

어느 휠체어 바퀴에 처덕거리다가

내 무릎에 와 가시로 박힌다


기울은 세월의 미운 짓

가슴 저며오는 한기


언제였던가 겨울비가 마음 데우던 시절

우산 안에서 더 가까워지던 우리

비보라 칠수록 더운 김 오르고

첨벙거리며 달려도 짱짱하던 무르팍이여


그날처럼 우산을 펴 들었지만

빗방울 둥근 칼날 가슴에 붉은 길을 낸다


빗소리는 미안하다 하고

성난 무릎

따스한 기억에 기대어

구들목 찾아 터덜거리는데

건널목이 십 리 길인 듯


푸른 신호 깜박깜박

빗줄기 쫓아오며 신들린 칼춤을 추어대고.


-림(20241215)



https://www.youtube.com/watch?v=t6FjZUKG54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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