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노래를 들으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나요
무심코 인스타그램 릴스를 넘겨보다가 행복해 보이는 두 사람의 영상에서 우효 님의 민들레 후렴구가 흘러나왔다. 처음 재생은 서로에게 푹 빠진 사랑 노래 정도로 들렸다. 그런데 유독 눈에 띄는 댓글이 있다. 영영 떠난 사람을 그리는 감사말이다.
4월에 아빠 돌아가시고 민들레 피던 봄에 이 노래 들으며 길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르겠어요 일요일에 집으로 온다고 했는데 영영 오지 않을 아버지를 기다리며 민들레를 들어요
"어서 와요 그대 매일 기다려요 나 웃을게요 많이 그대를 위해 많이" 가사처럼 많이 웃으려고 노력합니다 좋은 노래 고마워요
누군가를 그리는 노래일까.
이별 노래들을 들으면 생각나는 사람이 없었는데
요즘은 작년에 떠난 엄마가 생각난다.
어떤 모습이라도 상관없으니,
이때쯤이면 피는 이 꽃처럼 찾아와 달라고
다시 마주 보는 날을 기다리고 있노라고
배우 전종서 님은
지는 노을도 돌아가신 아버지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길을 걷다 작게 핀 꽃을 보면 유독 꽃을 좋아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화창한 날씨에 빛이 내려오면
밝게 건네던 목소리가 들린다.
사람들은 흔히 오래 버티고 견디며 인고하여 활짝 피어나는 사람을 가리켜 민들레 같다고 한다.
모든 순간을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할 수 있을까?
엄마는 힘든 일생 항상 꽃처럼 예쁘고 밝은 사람이었다. 많은 사람에게 위로와 행복을 주는 사람이었다. 나는 그 정도의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 예쁘던 모습은 사라지고 아픈 모습으로 지낸 마지막 날들. 남기고 싶지 않을까 봐 덜 남긴 게 후회되고 아프다. 더 밝게 보이려는 모습과 많아진 말에, 끝끝내 고통스러운 모습에 쓴소리 하나 내지 못하고 삼키기만 했다. 나는 왜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했을까? 나중에야 들은 이야기지만 남의 시선 때문에
식당도 카페도 가기 버거워함을 나는 몰랐다는 것.
"언젠가는 모두가 산산이 흩어져
시간의 어둠 속으로 사라져 버린다."
20대 중반의 나는 떠난 존재에 대해 느끼는 것은
환상일 뿐, 불교적이고 스산하다 여겼다.
누군가 떠나고 나에게 남아 있는 것
모두 불타고 남은 건 납골가루와 재
그리고 쇄골 아래 심었던 케모포트.
빈자리엔 남겨진 돈과 수많은 물건
따뜻한 기억과 말들
내가 살아나갈 수 있는 자신감과 용기
이제는 내 옆에 있어주는 엄마의 사람들
아직 곁에 살아있는 것처럼
일상을 얘기할 수 있는 가족
아직도
엄마 이야기를 나누며 존재를 느낀다.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들이 나에게 가득 남아있다.
[Official Audio] OOHYO 우효 / Dandelion 민들레 (full 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