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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근노근 Aug 14. 2021

나의 원고투고기 2 - 나는 책을 낼 수 있을까?

한 교육언론의 필진이 되다

  사람들 몰래 원고 투고를 했었다. 안 되면 쪽팔리니깐 몰래. 이는 투고 과정과 그 결과에 대한 이야기다. 그 두 번째.


  시간이 지나 나는 외적인 자극과 압박이 없으면 글을 쓰지 않는 귀차니스트가 되었다. 글을 놓은 지 오랜 시간이 흘렀다. 서울경기글쓰기교육연구회에 들어가게 된 건, 그런 내가 글을 쓸 수 있게끔 하는 아주 작은 자극이 되었다. 회보의 존재가 그 자극이었다. 이왕 회보에 글을 실을 거, 아이들 글은 글대로 싣되, 내 글을 좀 제대로 써서 실어보자. 활자화된 내 글은 나름 나를 뿌듯하게 했다. (사소하지만, 이 작은 뿌듯함이 나로 하여금 글을 쓰게 하는 동인이 된다.) 그나마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


  한 번은 회보에 평소보다 좀 더 공들여 쓴 글을 보내보기로 했다. 교육공무직 처우 문제가 내 눈에 밟혔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그에 관한 온갖 오해와 잘못된 사실들이 떠돌아 다니고 있었고, 무언가 한 번 제대로 파헤쳐서 짚고 넘어가고 싶었다. 시도 때도 없이 기사를 검색하며 정보를 찾았고, 찾은 정보를 꿰어 맞춰 다시 줄 세우고, 내 생각의 흐름에 따라 글을 썼다. 정말 열심히 썼다. 새벽까지 썼다. 이렇게까지 쓸 건 아니었는데, 너무 열심히 써버렸다. 그렇게 쓴 글이 2020년 겨울 글쓰기회보에 실린 <교육공무직 처우 논란에 대하여>라는 글이었다.


  생각보다 너무 열심히 공들인 내 노가다가 조금 아까워, 평소 가끔씩 보곤 했던 인터넷교육언론 <에듀인뉴스>(http://www.eduinnews.co.kr)에 무턱대고 이메일주소를 찾아 보내봤다. 실으려면 싣고, 말려면 말고.


  답메일이 왔고, 내게 사진을 달라했으며, 바로 다음날 글이 실렸다. 그리고 필진으로 함께 하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도 왔다. 떨리는 순간이었다.


  <거침없이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10개월 가량 글을 썼다. (http://www.eduinnews.co.kr/news/articleList.html?sc_sub_section_code=S2N273) 내 나름대로는 앞뒤 안가리고 썼다. 비판 문화가 부족한 교육계에서, 불편할 수 있을 실명 비판도 대책 없이 해버렸다. 그렇게 글이 쌓였고, 이전에 <작은책>과 글쓰기회보에 기고했던 글들을 합치니, 얼추 책 한 권 분량이 되었다. 책을 내고자 하는 내 환상과 욕망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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