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 경험 학생편 - 김혜수 (독어독문 19)
<선배보고서>는 학교생활과 취업진로와 관련된 선배들의 이야기를 담는 '청사진 모음집'의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2023년 가을학기 교환학생을 신청하는 기간이 점차 다가오고 있습니다. 11월호 특집으로 교환을 합격하거나, 교환을 다녀온 선배들의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 교환을 결심한 계기가 있으셨나요?
교환학생을 가게 된 계기가 있다기 보다는, 입학할 때부터 대학생 신분으로 다른 나라에서 공부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를 누리고 싶었어요. 독어독문학과에서 독일어를 그래도 유창하게 하고 졸업하고 싶은 목표도 있었다 보니, 독일로 교환을 가서 독일어 실력도 늘리고 하고 싶은 마음에 지원을 하게 되기도 했었구요.
- 교환 국가는 어떠한 기준으로 선정하였나요?
독일어권 국가인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중에서 고민을 했어요. 교환학생의 목적이 독일어를 공부하러 간 곳이다 보니, 표준 독일어와 가장 가까운 독일어를 배우려고 오스트리아는 제외했어요. 그리고 스위스는 생활비가 너무 비싸서 제외했는데,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최종적으로 선택한 국가가 독일이 되었어요.
- 교환 학교는 어떠한 기준으로 선정하였나요?
학생들이 교환학생 대상 지역으로 선호하는 도시 중에는 수도인 베를린도 있고, 대도시들도 많은데, 소도시에 위치한 튀빙엔 대학교를 선택했어요. 기준은 도시의 특성, 주변 환경의 특성, 그리고 접근성이었어요. 그 중 특히나 주변 환경을 많이 고려했는데, 너무 도시보다는 자연이 섞인 소도시를 좀 더 선호했고, 인종차별의 유무 또한 고려 대상이었어요. 또한, 접근성도 생각했는데, 슈투트가르트나 프랑스에 여행 가기도 가까운 편이었구요. 교수님께 여쭤 보고 공부하기 좋을 만한 지역을 다시 한번 추렸습니다.
- 교환 학생 기간 동안 수업 수강에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보통 영어로 된 수업을 대부분 들었다 보니, 수업 수강에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그리고 독일어로 된 수업들도, 언어 수업이나 어학 수업들 같이 독일어를 배우려고 듣는 수업이라서 크게 어렵지 않았구요. 일반 교양 과목을 독일어로 들었을 때는 따라가기에 좀 어려움이 있을 때도 있었습니다. 수업과 별개로 주의해야 할 점이 독일의 수강 신청 시스템인데, 독일은 선착순이 아니라 일단 신청한 뒤에 랜덤으로 추첨하거나, 전공을 보고 교수가 선발하는 시스템이라, 꼭 이 과목을 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은 적은 편이에요. 시스템만 이해하면 신청하기만 해도 알아서 들어가는 방식이라 어렵지 않아요.
- 교환 학생 기간 동안 사용한 비용은 어느 정도인가요?
총 예산은 여행을 충분히 다닌 것 포함 1000만원에서 1200만원 정도였어요. 여행을 안 다닌다는 조건 하에 월세와 통신요금 등을 포함한 최소한의 생활비는 한달에 100만원정도, 외식이나 쇼핑, 여행 등을 즐긴다면 월에 50만원정도가 추가될 것 같습니다. 또한, 독일은 비자 발급 시 867유로 (약 100만원) 정도의 재정을 증명해야 하니 주의하세요.
- 파견 중 여행을 몇 번이나 다녀오셨는지 궁금합니다.
여행을 정말 많이 다녔어요. 여유가 되면 1주일에 한번이라도 근교에 다녀오려고 노력했었습니다. 다른 나라로의 여행은 프랑스, 영국, 스위서, 이탈리아, 벨기에, 네덜란드로 7번정도 다녀왔고, 독일 내에서의 여행 역시 자주다녔습니다.
- 전공 학점인정, 3~4천 단위 인정 등 졸업 요건 이수에 큰 어려움이 없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이 부분은 학과마다 좀 많은 차이가 발생할 것 같다는 점을 먼저 유의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독어독문학과와 경영학과 두 전공을 복수전공하고 있는데, 독어독문학과의 경우 언어 수업은 조건만 충족되면 학과장님이 재량껏 전공으로 많이 인정해 주시는 편입니다. 경영학과의 경우, 인정 받고 싶은 과목의 교수님이 아니라, 과 행정팀에서 인정을 요청하면 교수님들이 일괄 처리해 주시는 방법이라는 차이가 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이 절차를 잘 몰라 바로 행정팀에 찾아가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었는데, 과목 인정의 측면에서는 비슷한 syllabus 의 과목이 없어도 전공 선택 중 하나로 인정해 주는 등 여유로운 편입니다. 3천 ~ 4천 단위 과목들은 독일에서 들었던 대학원 과목 중 하나가 인정되었습니다. 제가 인정 받은 학점은 총 17학점으로, 교환학생으로 인해 졸업 요건 이수에 어려움이 발생한 점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 외국인들과 교류는 어렵지 않았는지, 의사소통이 원활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언어적 측면에서는 독일 친구들이 영어를 잘 하기도 하고, 기숙사에 외국인 학생들이 많아서 기숙사 생활, 학생 클럽 등을 통해 많은 교류와 의사소통의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튀빙엔 대학교에는 한국학과가 있어서 독일 학생들 중 종종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도 있었는데, 이런 친구들과 언어교환 개념으로 많이 친해지기도 했었습니다. 의사소통 중 답답했던 부분을 그래도 꼽자면, 한국어로는 쉽게 되는 감정표현이 영어나 독일어로는 어려워 매번 똑 같은 리액션만을 보여주는 것 같은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 외국에서 숙소 마련은 어떻게 하셨나요?
저는 학교에서 기숙사를 신청했어요. 나라마다, 도시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튀빙엔의 경우는 기숙사가 아니면 살 곳을 구하기 어려운 편이어서, 학교에서 사전에 안내 메일이 왔었습니다. 기숙사는 8명이 화장실과 주방을 공유하고, 자는 공간은 1인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행 중에는 호텔과 에어비앤비 위주로 다녔는데, 주변 친구들의 경우는 <유랑> 이라는 네이버 카페에 동행을 구해서 여행하기도 했습니다. 한인민박의 경우는 종종 숙소의 질이 기대 이하인 경우가 있었고, 유스호스텔은 고민해 보긴 했었지만 위험성의 우려로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 향수병은 없으셨나요?
저는 향수병은 딱히 없었는데, 코로나에 걸려서 아프게 되었을 때는 잠시 한국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이 외에도, 동네에 한식당이 없어서 종종 한식이 먹고 싶을 때는 직접 요리를 해서 먹어야 한다는 점이 다소 불편했어요.
- 앞으로 파견 갈 학우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경험이 있으신가요?
뮤지컬이나 클래식 공연 등의 문화생활을 많이 하시고, 대학생이라면 무료로 관람 가능한 미술관이나 박물관이 많아서 시간적 여유가 난다면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방문하는 것을 추천해요. 그리고, 친구와 동행을 해서 많이 다녔었는데, 혼자만의 시간을 좀 더 가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었습니다. 혼자서 다니게 되면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부분들이 더 많을텐데, 친구와 다니면 의지하고 끌리게 되는 경향이 생기게 돼서요.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외국인 친구들을 많이 사귀고, 현지 축제 같은 행사들을 많이 다녀 보면 좋을 것 같아요.
번외) 추가적으로 도움될만한 부분들이 있을까요?
영어권이 아닌 제3국을 교환학생 국가로 선택하는 것에 대한 불안이 있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데, 프랑스와 같은 특이한 케이스를 제외하면 유럽에서 영어가 통하지 않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특히나 함께 갔던 분들 중 국제대나 공대 분들은 전혀 독일어를 모르는 상태로 교환학생 길에 오르셨었어요. 어문계열 학과가 아니시더라도 비영어권 국가 교환학생 도전은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