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luese Mar 25. 2024

가난


여유라는 말과 가까워질 수 없던

그보단 가난이라는 말과 가까웠다 말하는 편이

좀 더 타당한 어린 시절

아니 내 모든 시절


그런데 가난이 뭐? 한다

가난이 나를 세우지 못했던가

고작 그 단어 하나가 나를 초라하게

할 수나 있었나


그냥 태어나 내게 주어진 환경쯤

어린 나에겐 바꿀 수 없는 상황쯤

어른인 나에겐 그저 불편을 주는 조건 중 하나


내가 여태 부자이지 못 한 건

많이 벌어 더 쓰고자 하는 의지가 없을 뿐

있으면 있는 만큼, 없으면 없는 대로


시선에 위축되지 않을 수 있어 어쩌면 행운이었다

그런 나는, 주변을 두텁게 만들 줄을

관계를 쌓는 요령을 알았다

나는 예전에도 지금도 행복에 가까운 사람


가난이라는 단어를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하는 모든 매체를 경멸한다

그런 시선이, 그런 표현이

어린것들의 마음엔 쌓이고 쌓여 성격이 되고

인격을 만든다


어른들아,

당신들이 내뱉는 그 단어와 그 말들이

어떤 색의 생명을 얻어 아이들에게 닿을지 고민해라

스치듯 얄팍한 순간에도 아이들에게는

무조건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준다는 것을 좀 깨달아라


그게 뭐,

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줘라.

스스로에게든, 타인에게든.





작가의 이전글 자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