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보노 Jul 17. 2022

안타깝지만 장기투자 중입니다.

주식 투자는 크게  가지로 나눌  있다. 단기투자와 장기투자. 단기투자는 사고파는데 치중하는 트레이딩에 가깝고, 장기투자는 기업 본연의 가치에 따르는 가치투자에 가깝다.   세분화하면,   안에 사고파는 스캘핑, 단기 파동을 보고 매매하는 단타, 오전 매수   마감  매도하는 데이트레이딩, 며칠에서  주까지의 단기 모멘텀으로 투자하는 스윙, 그리고 중기 장기투자 구분.


단타는 단기간에 수익을   있지만, 위험성은 장기 투자에 비해 높은 편이다. 장기투자는 단기에 수익내기 어렵지만, 오래 투자할수록 수익이 극대화된다. 어떤 방법이  낫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자신의 성향과 환경에 따라 적절한 방법을 택하면 된다. 하지만, 대게 장기투자를  나은 방법이라 말한다.  시대 최고의 투자자인 워런 버핏조차 10년을 갖고  주식이 아니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 말했을 정도니까. 서점을 둘러봐도 단기투자보다는 장기투자를 권유하는 책이 훨씬  많다. 그럼 나도 장기 투자해야 할까?


처음에는 삼성전자 사야지


이런 소리  많이 들었다. 그래서일까? 처음에는 보통 삼성전자를 산다. 국내에서 가장  기업이고, 안전하고, 장기적으로 우상향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망할 거라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전에는 `적금에 넣을 바에 삼성전자를 산다` 말이  정도로 삼성전자를 신뢰했다. 특히 초보일수록 그랬다. 사기만 하면 가격이 오르는 데다, 1년에 4번씩 배당도 받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그랬던 삼성전자가 작년 1 15 10 만전자를 부르짖던 수많은 개미의 외침을 뒤로한 , 96,800 이후 줄곳 내리막을 걷고 있다. 가까스로 6 원을 회복했지만, 언제쯤이면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있을까? 내년? 2 ? 글쎄. 주식이 언제 얼마나 오를지는 아마 신도   을 것이다. 



처음 나도 삼성전자로 시작했다. 당연히 장기투자로 접근했다. 우량주를 오래 투자하면 누구나 수익을 얻는다 생각했으니까(한편으로는 맞지만, 한편으로는 아니다). 하지만, 투자할 당시에는 팬데믹 자금이 넘쳐나던 유동성 장세였다.   없는 자금이 코인과 주식시장에 대거 흘러들었고, 2~3 뻥튀기되는 주식이 널려 있었다. 코스피 시가총액의 1/4 담당하는 삼성전자가 다른 주식처럼 빠르게 오를리 없었다.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괜히 손해 보는  같았다.


XX바이오에 몰빵 해서 하루 만에 2000  벌었어요


전설 속에서만 나올 듯한 이야기가 주변에서도 심심치 않게 들렸다. 그런 소릴 들을 때마다 눈이 번쩍 뜨이고 가슴이 벌렁거렸다. 부럽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자괴감이 들었다. 계좌에 보이는 10% 수익은 하찮게 보였다. 내가 잘못 투자하고 있는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다른 주식  ’, ‘그때 A 주식을 샀더라면 지금은 3배가 넘었을 텐데’. 이런 말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결국, 참지 못하고 6 원에 전량 매도했다(팔고 나니 곧바로 9  직행..). 그리고 카카오   가지 종목을 골라 재투자했다. 물론, 수익을 냈으니 결과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 21 7월까지의 상승장에서는 대부분 수익권이었고, 누구나 돈을 버는 시기였다. 딱히 공부하지 않아도 자고 일어나면 투자금이 불어났다. 투자가 이렇게 쉬운 거였어??’, ’혹시 내게 투자 재능이 있는  아닐까?’ 같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를 때가 있으면 내리기도 하는 . 3000 뚫고 4000 가자고 외치던 코스피가 3300 포인트를 찍고 본격적인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 이사회) 테이퍼링 소식, 빠른 금리인상, 코로나의 재확산  악재가 하나  튀어나오기 시작했다(지금은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상승장만 경험하던 내가 하락장에 대처할만한 경험과 지식이 있을 리가. 매일 떨어지는 주식을 구경만  , 아무런 대응을   없었다.


공부라는  해야겠다 생각이 들었다. 남의  듣고, 대충 그럴  같다는 짐작으로 주식을 사고파는  아닌 근거와 논리가 있는 매매를 해야겠다 생각했다. 어떻게 시작할까? 유튜브가 좋지 않을까? 요즘은 분야와 상관없이 정보 탐색에 유튜브만  것이 없다. 아침에는 삼프로TV 시작하는  좋을  같았다. 어쨌든 나보다 똑똑한 전문가가 많이 나오니까. 구독자 10만이 넘는 유튜브도 여럿 구독했다. 모니터  전문가들은 알듯 말듯한 말을   없이 떠들어댔다.   하는 거야? 혼란스러웠다. 온갖 전문 용어를 남발하는 그들의 말은 마치 외계어 같았다.



지금은 용어도 익숙하고, 전문가의 말도 제법 이해하는 편이다. 그리고  가지 깨달은 사실이 있는데, 사실 공부와 수익은 별개의 영역이다. 많은 시간을 주식 공부에 투자하더라도 수익은 드라마틱하게 늘어나지 않는다. 운도 필요하고, 심리적 요인 또한 중요하다. 적절할  베팅할  있는 배짱도 있어야 한다.


투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원칙을 지키며 매매해야 한다는 것이다. 투자 방법(단기? 장기?) 정하고, 전략을 짜고, 나눠서 매수하고, 정해진 가격에 기계적으로 손절하고, 목표 수익에 도달하면 분할해서 매도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온통 물린 시퍼런 계좌를 보고 있으면 원칙이고 나발이고 생각할 겨를이 없다. 감정이 앞서고, 뇌동매매하기 일쑤다. 그러다 보면, 상승 직전 공포에 모두 팔아버리고,  오를  같아 최고점에서  배팅하기 일쑤다.


나도 비자발적 장기투자 종목을   가지고 있다. 원칙 없이 매수했고, 변화에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으며, 깊은 하락장을 지켜만 보고 있었다. 스스로 자초한 일이라 누구를 원망할 생각은 없다. 다만, 지금이라도 전략을 짜고 조금씩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장의 손실을 벗어날  없더라도, 줄일  있다면 적극적인 대응을 해야 하지 않을까. 물린 계좌를 쳐다보기 싫다고 시장을 떠난다거나, 언제가 될지도 모를 본전 기도하듯 기다리는 것은 앞으로의 투자 인생에 전혀 도움되지 않는다. 이번에는 운이 좋아 원금을 회수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스스로 변화하지 않는다면 가까운 미래에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물렸어요. 하나도 안 괜찮아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