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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작가 유은영 Feb 07. 2022

딩동~ 장흥 봄 배송이 시작되었습니다

동백꽃, 유채꽃 만발한 장흥의 봄 1탄

장흥의 봄은 꽃보다 사람이 넘치는 여느 여행지와는 사뭇 다르다. 노란 유채꽃이 바다를 향해 가만히 일렁이고, 산이 숨겨놓은 야생 차밭에는 어린 연둣빛이 번져간다. 초록이 더해가는 편백숲은 가슴 깊은 곳까지 맑은 바람으로 채워준다. 동백꽃 붉은 융단이 깔린 숲길을 걷다보면 꽉 막힌 출근길도, 답답한 빌딩 숲도 까마득히 잊힌다. 지나가는 길에 우연히 만난 일몰과 초록 들판마저 위로가 된다. 한없이 머물고 싶은 장흥의 봄날로 미리 떠나본다.


수직으로 쏟아지는 초록 향기, 정남진편백숲우드랜드

장흥은 서울 광화문에서 정남향을 직선으로 연결하면 닿는 정남진이다. 이곳 장흥이 웰니스 여행지로 첫손에 꼽는 이유는 세상에서 지친 마음도 쉬어갈 수 있는 편백숲이 있어서다. 억불산 자락에 자리한 ‘정남진편백숲우드랜드’는 100㏊에 이르는 편백숲을 자랑한다. 수령 50년이 넘는 아름드리 편백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숲으로 들어서면 하늘을 찌를 듯 곧게 치솟은 편백이 빼곡하다. 편백 사이로 웰빙산책로, 편백톱밥산책로, 사랑의 오솔길 등 아름다운 산책로가 많다. 편백톱밥산책로는 맨발로 걸으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편백을 느끼게 된다. 편백의 허리쯤에서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하늘데크는 우드랜드에서도 손꼽히는 명소다. 데크길이 끝나고 사색의 숲으로 들어서면 짙은 편백 향이 반긴다. 사색의 숲 안에는 몸을 누일 수 있는 나무침대와 해먹이 설치되어 있다. 편백숲의 효능을 좀 더 세심하게 느끼려면 산림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해보자. 짚신을 신고 짝꿍과 서로 번갈아가며 눈을 감고 숲길을 걷다 보면 바람소리, 새소리까지 더 크게 다가온다. 황토흙집, 나무집, 한옥 등 다양한 숙박시설을 갖추었는데, 어느 집이든 편백숲에 둘러싸였다. 편백은 일반 수목에 비해 피톤치드와 음이온을 5배 이상 내뿜는다. 이곳의 숙박시설이 인기 많은 이유다.

- 주소 : 전라남도 장흥군 장흥읍 우드랜드길 180

-  : 061-864-0063

- 이용시간 : 08:00 ~18:00(편백소금찜질방 08:00~24:00, 숙박시설 15:00~익일 11:00)

- 웹사이트 : http://www.jhwoodland.co.kr



바다를 향해 일렁이는 노란 유채꽃 물결, 선학동 유채마을

이청준 선생은 단편소설 ‘선학동 나그네’에서 선학동을 이렇게 설명한다. “포구에 물이 차오르면 관음봉은 한 마리 학으로 물위를 떠돌았다. 선학동은 날아오르는 학의 품 안에 안겨진 마을인 셈이다. 동네 이름이 선학동이라 불리게 된 연유다.” 학이 날개를 펼친 듯한 관음봉 아래 자리한 마을은 아늑하다. 득량만 바다를 향해 층층이 다랑논이 어우러진 풍경은 봄이 압권이다. 논과 밭은 노란 유채꽃으로 뒤덮이고, 유채꽃밭 아래로 득량만 바다가 푸른 배경을 드리운다. 유채꽃밭 가운데 작은 정자가 운치를 더한다. 전국 사진작가들 사이에도 이름난 풍경이다. 노란 유채꽃과 쪽빛 바다는 셔터를 누르기만 하면 작품이 된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천년학> 촬영지로도 유명한데 원작이 ‘선학동 나그네’다. 마을 제방에는 영화 세트장이 그대로 남아 있다. 가을이면 하얀 메밀밭으로 변신해 눈이 내린 듯한 하얀 메밀꽃 풍경이 바다와 그림처럼 어우러진다. 매년 10월이면 메밀꽃축제도 열린다.

- 주소 : 전라남도 장흥군 회진면 회진리 200

- 문의 : 010-3646-5637(이장님)

- 이용시간 : 상시


붉디 붉은 동백꽃 수놓은 천관산 동백숲

장흥의 봄은 동백꽃도 빼놓을 수 없다. 호남 오대명산의 하나인 천관산에는 20만㎡에 이르는 동백숲을 품고 있다. 우리나라 천연동백군락지로는 최대로 손꼽힐만큼 어마어마한 넓이를 자랑한다. 천관산자연휴양림으로 가는 임도를 오르다보면 천관산동백숲 대형 표지석이 서있다. 표지석 아래로 전망대가 보인다. 거대한 동백숲이 한눈에 들어오는 동백정이다. 동백정에서 내려다보는 모든 나무가 동백나무다. 단일 수종으로 형성된 천연 숲이라는 점이 더욱 가치가 높다.

동백정에서 조금 내려오면 탐방로 입구가 나타난다. 입구에 세워진 안내도를 보고 코스를 정하면 된다. 나무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본격적으로 숲이 펼쳐진다. 햇살한줌 드나들기 어려울 정도로 빼곡한 동백나무 사이로 산책로가 이어지고, 좁은 흙길 위로 떨어진 동백꽃 붉은 융단이 펼쳐진다. 푸르른 원시림과 붉은 동백꽃이 어우러져 더없이 로맨틱하다. 동백이 유난히 붉은 이유는 향기가 없기 때문이란다. 향기 대신 색으로 새를 유혹해 꽃가루를 옮긴다.

- 주소 : 전라남도 장흥군 관산읍 부평리 산 109-1

- 문의 : 061-860-5772

- 이용시간 : 일출~일몰

온통 붉디 붉은 동백나무인 천관산 골짜기


비자림 숲과 야생 녹차가 내어준 녹색길, 보림사·청태전 티로드

장흥여행의 마무리는 보림사가 제격이다. 통일신라 말 헌안왕(860년경) 때 원표대사가 터를 잡았다고 전해오는 천년고찰이다. 정겹고 편안한 절집이라 눈길 가는 곳마다 천년이라는 세월의 더께가 소복이 쌓였다. 절에는 소중한 유물이 많다. 장흥 보림사 남·북 삼층석탑 및 석등, 장흥 보림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 등 국보 2점을 비롯해 장흥 보림사 보조선사탑과 보림사 보조선사탑비, 장흥 보림사 동 승탑과 장흥 보림사 서 승탑 등 보물 6점을 보유하고 있다 보림사는 대단한 국보와 보물을 간직한 절이지만 웅장하거나 화려하지는 않다. 한적함은 덤이다.

보림사 여행은 약수 한 모금으로 갈증을 달랜 다음부터 시작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자연보호협회가 ‘한국의 명수’로 지정한 약수는 이곳의 자랑거리다. 비자나무 숲을 놓치면 안된다. 절 뒤에는 500그루가 넘는 비자나무가 자생한다.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아름다운 숲’으로 인정받았다. 비자나무 사이로 난 오솔길이 ‘청태전 티로드’다. 청태전은 삼국시대부터 전해오는 장흥에서 나는 발효차 이름이다. 햇살마저 드문드문 들어올 정도로 빼곡한 비자나무 아래 야생 차밭이 무성하다. 군데군데 의자가 마련되어 있어 차향과 비자나무의 향을 맡으며 쉬엄쉬엄 걷기 좋다.

- 주소 : 전라남도 장흥군 유치면 보림사로 224

- 문의 : 061-864-2055

- 이용시간 :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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