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원짜리 변호사 조영래, 양자리
“아빠가 어렸을 때는 이 건물이 세계에서 제일 높은 건물이었다.
아빠는 네가 이 건물처럼 높아지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세상에서 제일 돈 많은 사람이 되거나
제일 유명한 사람, 높은 사람이 되기를 원하지도 않는다.
작으면서도 아름답고, 평범하면서도 위대한 건물이 얼마든지 있듯이....
인생도 그런 것이다.
건강하게, 성실하게, 즐겁게, 하루하루 기쁨을 느끼고
또 남에게도 기쁨을 주는, 그런 사람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실은 그것이야말로
이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처럼 높은 소망인지도 모르겠지만...”
- <1990. 1. 18. 밤. 아빠가>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는 한 번 보기 시작하면 끝까지 보지 않을 수가 없다. 며칠 전 부천시 성고문 사건 편은 “이런 이야기는 계속 보기도 괴롭고 안 보기도 괴롭다”, 하면서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조영래(1947년 #3월_26일, #양자리) 변호사의 변론에 이르러서는 나도 모르게 등을 꼿꼿이 펴고 보고 있었다.
“권양, 우리가 그 이름을 부르기를 삼가지 않으면 안 되게 된 이 사람은 누구인가? 온 국민이 그 이름은 모르는 채 그 성만을 알고 있는 이 이름 없는 유명 인사, 얼굴 없는 우상이 되어버린 이 처녀는 누구인가? 그녀는 무엇을 하였는가? 그 때문에 어떤 일을 당하였으며 지금까지 당하고 있는가?... 에 대하여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국가가, 사회가, 우리들이 그녀에게 무엇을 하였으며 지금까지도 하고 있는가에 대하여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 <조영래변호사의 부천서 성고문사건 변론 요지> 중에서
밤새워 고치고 또 고쳐 쓴 그의 글에는 큰 울림이 있었다. 당시 권양, 현 21대 국회의인 권인숙 씨도 “나의 변호사” 옆에서 많이 울었다 한다.
43의 나이에 폐암으로 별세했다는 이야기에 휴~ 한숨을 내쉬었다. 너무 이르지 않은가. 조영래 변호사가 10년만 더 살아있었다면 우리 사회의 큰 어른으로 많은 변화를 이루지 않았을까? 궁금했다. 그는 누구일까? 그에게 자식이 있다면 어떻게 자랐을까? 어떻게 SBS에서 갑자기 그의 이야기를 다루게 되었을까?
꼬꼬무 제작진이 이 아이템을 선택한 이유는 제68회 백상예술대상에서 넷플릭스 드라마 <D.P.>로 남자조연상을 받은 배우 조현철의 수상소감 때문이었다고 한다. 조현철은 당시 투병 중인 아버지를 다정하게 위로하며, 세월호의 아이들과 故 변희수 하사, 故 김용균 군과 故 박길래 선생님의 이름을 언급했다. 꼬꼬무 제작진은 '투병 중이라는 조현철 배우의 아버지는 누구길래, 어떻게 이렇게 아들을 훌륭하게 키울 수 있었을까'라는 궁금증을 품게 됐다고 한다.
故 박길래 선생님은 상봉동 진폐증 사건의 피해자로, 조현철 배우의 아버지 조중래 명예교수와 환경운동을 함께했다. 연탄제조회사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승리함으로써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공해병'을 인정받았는데, 이 소송을 담당했던 사람이 바로 조중래 명예교수의 친형인 故 조영래 변호사다.
그는 “톱 중의 톱”으로 경기중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법대 수석이었으며, 사법고시를 1년 만에 패스했다. 시민공익법률사무소를 열고 인권 사건들을 맡아 변론 활동을 무료로 했다. 그래서 천원짜리 변호사도 아니고 빵원짜리 변호사였단다. 그는 8년의 변호사 시절 동안 망원동 수해 주민들의 집단 손해배상청구소송, 교통사고로 일을 그만두게 된 전화교환원의 여성 조기정년제 철폐 소송(당시 1심 재판부의 판결에 따르면 미혼 여직원의 정년은 25세였다고 한다. 결혼하면 그만두니까.), 그리고 부천 경찰서 성고문 사건 등을 통해 한국 사회의 변화를 이끌었다.
1990년 “바람도 쏘이고 책도 마음껏 읽을 겸 컬럼비아 대학의 초청을 받아 미국에 머무르던 시절” 조영래 변호사는 당시 열여섯 살 큰아들에게 앞면이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사진으로 된 엽서를 보냈다. 꼬꼬무는 이를 에필로그로 삼았다.
“작으면서도 아름답고, 평범하면서도 위대한” 양자리 어른을 알게 돼 기쁘다. <전태일 평전>의 숨은 저자였다는 이야기에 책을 다시 읽고 있는데, 글의 힘과 울림을 새삼 느낀다.
*나무위키에 따르면 《법률신문》 <한국법조인대관> 조영래 프로필에는 3월 22일생으로 등재되어 있다고 하지만 그래도 역시 양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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