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을 읽었습니다.
내용은 알고 있지만
제대로 읽어보지 못했던 책 중 하나죠.
문체와 구성이 독특해서 쉽지는 않았지만
재미있는 책이었습니다.
1882년 1월 25일에 태어난
버지니아 울프는 물병자리에 양자리입니다.
제가 물병자리의 글을 좀 어려워합니다.
어디서 어디로 튈지 예측이 안 되고
워낙 독특해서요.
게다가 버지니아 울프는
글쓰기, 말하기와 관련이 있는
머큐리, 수성도 어퀘리어스고,
머큐리와 유레너스, 천왕성이 트라인이라
더욱 독특하게 글을 씁니다.
버지니아 울프는 의식의 흐름에 따라
글을 쓴 최초의 작가라고 합니다.
그런데, 글을 너무 잘 써도 문제인 것이
술술 잘 읽히는데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따라잡기 힘들어서
읽는 속도를 조절하는 게 힘들었습니다.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들을 읽어보고 싶어 졌는데,
소설은 천천히 낭독하며 읽어볼까 합니다.
19세기, 여자가
자유롭게 일하고 글을 쓸 수 없던 시대.
그녀는 여자도 1년에 500파운드의 돈과
자기만의 방이 있으면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다고 말합니다.
1년에 500파운드가 얼마인가 궁금해 찾아보니
물가를 반영해 계산하면
한화로 약 4천600만 원이라고 합니다.
한 달에 400만 원이 있고 자기만의 방이 있다면....
자유로울 수 있고
그 시간에 글을 쓸 수도 있겠죠.
21세기에도 그것은 참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한 달 400 이상의 고정수입과 자기만의 방이 있으면
시간이 없을 테니까요.
버지니아 울프는 친척이 죽으면서 남긴 유산을
연금처럼 받은 것인데,
그런 유산이 없다면
그 돈을 스스로 벌기 위해
매일 회사에 출근해 자신을 갈아 넣어야 할 테니
글을 쓸 시간이 있을 수 없습니다.
생각해 보니 저는 운이 좋았습니다.
유산이 없고,
등록금을 직접 벌면서 대학에 다녔지만
학자금 융자는 딱 한 번 받아서
졸업하기 전에 갚았고,
처음 일을 시작한 게 방송작가였고
무수히 도망가도 다시 붙잡아다
일을 시켜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지금껏 잘 살았습니다.
하고 싶은 일은 하고,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고...
종종 여행도 다니고...
생각해 보면 매 순간 힘들지 않고
어렵지 않고
가난하지 않은 적이 없었으나
지나고 보니
그렇다고 끼니를 걱정한 적 없고,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한 적도
거의 없습니다.
가난하다 느끼는 것은 여행 가고 싶은데
가지 못할 때입니다.
스페인 친구가 이사해서
부르고스에 한 달 살러 오라는데,
항공료가 너무 올랐습니다.
하루로는 너무 부족했던
피렌체와 베네치아도 다시 가고,
그리스의 신전들도 좀 둘러보고,
네덜란드에 가서 고흐의 그림도 보고 싶고,
죽기 전에 오로라와 바오밥나무는
꼭 보고 싶은데...
그러려면 돈을 좀 많이 벌어야 합니다.
유산이나 연금이 없거든요.
넉넉함을 넉넉함으로 알면
언제나 넉넉하다고 합니다.
뭐, 지금까지 잘해 왔고, 잘하고 있으니 앞으로 잘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