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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배 92일] 루꼴라꽃이 피었습니다.

<어린 왕자> 사랑의 시간 

무언가 사랑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입니다.

루꼴라꽃은 처음이라.... 식집사의 길은 어렵습니다. 

내게 주어진 하루 24시간 중

사랑하는 그를 위하여

그것을 위하여

얼마나 시간을 내어주는가...     


4월부터 키우기 시작한

바질과 민트, 루꼴라...

며칠 들여다보지 않았더니

루꼴라 꽃이 피었습니다.


예쁘지만 댕강 잘랐습니다.     


바질과 민트는 그럭저럭

잘 키워 잘 먹고 있는데

루꼴라는 시원치 않더니

결국 꽃을 피웠습니다.      


작년에 바질꽃을 보고

반갑고 예뻐 올렸더니

베란다 채소는

꽃이 피면 끝이라더군요.     


이제 자기 할 일 다 하고

꽃을 피워 수정하고

씨앗을 만드는 일로

다음 생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루꼴라 꽃을 보며

아 이쁘다 하기보다

바로 댕강 잘라버리며

아쉬웠습니다.     


그래 잘 되는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고

비도 오고 해서 물도 안 주고

들여다보지도 않았으니

꽃봉오리 맺히고 피는 것도 몰랐지.     


사랑하는 것은

언제나 관심을 갖고

내 시간을 나누는 것이라고

<어린 왕자>의 사막여우가 말했잖아요.     


“네 장미꽃을 그렇게 소중하게 만든 것은

그 꽃을 위해 네가 소비한 시간이란다.”

-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 중에서     


그러니, 아침에 눈을 뜨고

책상 앞에 앉기 전

108배를 하며 마음을 고요히 하는 시간은

내가 나를 안아주는

내가 나를 사랑해 주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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