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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이비 Nov 20. 2020

ep5. 제주에 살기 위해 알아두어야 하는 것

제주에 살기 위해 알아두어야 할 것이 많겠지만 사람들이 은근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일조량이다.


제주의 푸른색의 하늘과 바다를 떠올리는 사람이라면 '응? 웬 일조량?' 하겠지만 막상 살아보면 햇빛을 볼 수 있는 날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조량이 중요한 이유는 농사를 지을 때도, 그냥 생활할 때도 크게 작용하는 것이 일조량이기 때문이다.


농사지을 때에야 적당한 햇빛이 있어야 농작물이 잘 자라기도 하고 맛도 잘 들기 때문이고, 생활을 할 때엔 왜 신경 써야 하냐면 제주의 일조량이 다른 지역에 비해서 현저히 모자라기 때문이다. 이것은 알다시피 우울감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최근 30년간의 일조량 평균값을 조회해보면 다른 지역은 한 해 평균 2000시간을 거뜬히 넘는 반면에 제주시는 1854시간, 서귀포시는 2054시간 정도 된다. 참고로 서울이 2066시간이고 전국에서 가장 연 평년값이 높은 곳이 영덕으로 2550시간 정도 된다. 엄마가 처음에 제주로 시집을 왔을 때 우울증 걸리는 줄 알았다고 말할 정도로 제주도 특히 제주시에서는 햇빛을 보기가 어렵다. 시간으로 모아 보니깐 많아 보이는 것이지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더 안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겨울에는 특히 계절성 우울증 비슷한 증상이 찾아오곤 한다. 여름보다 겨울이 좋기는 하지만 겨울에 자꾸 축축 처지고 우울한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다. 그래서 의식적으로라도 겨울에 추워도 집에만 있기보다는 햇빛이 나는 날이면 일부러 밖으로 나가서 동네를 돌아다닌다. 그래서 영국 사람들이 여름에 햇빛이 나는 날이면 선탠 하러 공원에 자리 잡고 있는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다. 거기는 겨울에 오후 3시만 되면 해가 지니깐 그래도 제주에 사는 내가 더 나은 건가 싶기도 하고 아무튼. 비타민도 열심히 챙겨 먹고 있다.


한 달 살기로 사는 사람들은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아예 생활하기로 마음먹고 내려온 사람이라면 꼭 고려해 보는 것이 좋다. 특히나 우울증을 앓고 있다면 더욱더. 여건이 된다면 제주시에 비해서 기온이 비교적 온난하고 일조량도 많은 서귀포에 지내는 것도 한 방법이겠지만 온갖 주요 시설은 제주시에 몰려 있으니 여러 가지를 고려해보라고 조언하고 싶다.

엘리뇨 현상으로 비도 안오고 유독 더웠던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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