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 4 파적불후破積不朽 - 리더는 창과 방패를 동시에 든다
동대표가 반드시 알아야 할 7가지 법·령·준칙
1. 계약 주체의 분리와 책임의 경계 2. 관리업체 선정과 재계약의 민주적 절차 3. 대의기구의 구성과 의결의 정당성 4. 감사의 서슬 퍼런 칼날: 정기 및 특별 감사 5. 소유자의 절대 권한: 장기수선계획 수시 조정 6. 선임과 해임의 엄격한 룰: 범칙금과 의무조항 7. 개인정보보호와 민원 처리의 투명성
"60%의 투표율, 그 틈새를 파고드는 불신의 화살" - 실세픈 (전 대표회장)
"회장님, 온라인 투표 참여율이 고작 55%입니다. 나머지 45%의 침묵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십니까? 이건 민의가 아니라 조작된 결과입니다!" 실세픈이 관리사무소 복도가 떠나가라 소리를 질렀다. 그는 전임 시절의 향수를 잊지 못한 채, 현 체제를 무너뜨리고 자신의 영향력을 복원하기 위해 수개월째 혈안이 되어 있었다. "온라인 투표가 대세라고들 하지만, 결국 절반 가까운 입주민은 소외된 겁니다. 이 틈을 타서 당신들이 서버를 만졌는지, 누가 압니까! 당장 투표 무효를 선언하고 재선거를 하세요." 그는 겉으로는 민주주의의 공정성을 외쳤으나, 속으로는 재선거를 통해 자신의 측근들을 다시 동대표로 심으려는 사욕을 품고 있었다.
나는 그의 독기 서린 눈빛을 정면으로 받아내며, 요동치는 심장을 가라앉혔다. "실세픈님, 60% 내외의 참여율은 우리 단지가 가진 고민의 깊이를 증명합니다. 투표 방식의 효율성이 높아질수록 부정의 소지는 줄어들고, 우리가 아낀 관리 비용은 더 시급한 설비 보수에 쓰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당신이 제기한 해임 소송의 근거는 무엇입니까? 고작 말투가 기분 나쁘다는 식의 주관적인 감정입니까? 그것은 공동체의 에너지를 낭비하는 가장 비효율적인 복수일 뿐입니다." [1] 실세픈은 씩씩거리며 고개를 돌려 방백 하듯 내뱉었다. '흥, 법대로 해보자고. 소송이 걸리는 순간 이미 단지는 마비될 테니까. 내가 다시 회장 자리에 앉지 못할 바엔 이 단지 전체를 개판으로 만드는 게 나아.' 그의 뒤로 그와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몇몇 입주민이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수군거렸다.
"회의비 몇 푼에 우리를 가르치려 들어?" - 끝장맨 (해임 추진 세력)
"아니, 회장님. 법이고 뭐고 간에 저 양반 말투 보셨어요? 회의비 몇 만 원 받아 가면서 입주민을 가르치려 들잖아요. 그게 바로 모욕이지 뭡니까!" 끝장맨이 내 앞에 해임 요구 서명지를 들이밀었다. 그는 사소한 말다툼 끝에 앙심을 품고 단지 내 여론을 선동하고 있었다. "우리가 운영비로 보태주는 회의 참가비랑 식대 받아먹으면서 감히 우리를 무시해? 이건 해임 사유로 충분해요. 증거요? 우리 엄마들 단톡방 여론이 바로 팩트입니다!" 그는 사실 회장의 원칙적인 관리 방식 때문에 자신이 운영하던 단지 내 사설 업체와의 계약이 불투명해지자, 회장을 제거하여 다시 이권을 챙기려는 속내를 숨기고 있었다.
나는 서명지에 적힌 주관적인 비난들을 훑어보았다. "끝장맨님, 리더를 판단하는 근거는 명확한 사실과 법적 위반 여부여야 합니다.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13조가 해임 사유를 엄격히 규정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감정에 휩쓸린 성급한 해임은 단지 운영을 마비시키고, 그 피해는 결국 관리비 상승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옵니다. 지금 우리가 가장 우선시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주십시오." [2] 옆에서 듣고 있던 무생각이 거들었다. "에이, 회장님. 복잡하게 생각 마요. 그냥 사람들 많이 원하면 시켜주는 게 민주주의지. 안 그래요? 회의비 아까워서 그러는 거 아니잖아요." 무생각은 상황의 엄중함은 모른 채, 그저 갈등이 흥미로운 듯 무책임한 추임새를 넣으며 본질을 흐리고 있었다.
"어느 쪽 편이야? 똑바로 말해!" - 쫑알놈 (관리소장)
관리사무실 한쪽에서 쫑알놈 소장이 땀을 뻘뻘 흘리며 서 있었다. 그는 실세픈과 현 회장 측 모두에게 협박에 가까운 취조를 당하고 있었다. "소장, 너 지난번 회의록 작성할 때 전임 회장 유리하게 쓴 거 아냐? 아니면 지금 회장 비리 덮어주고 있어?" 칭얼상의 날카로운 질문에 소장은 울상이 되었다. "저... 저는 규정대로만 하고 있습니다. 양쪽 다 저한테 이러시면 저는 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 소장은 마음속으로 외쳤다. '이러다 나만 잘리는 거 아냐? 그냥 적당히 눈치 보면서 한쪽 편에 서야 하나? 아니지, 그랬다간 나중에 역풍을 맞을 텐데.'
나는 소장의 어깨를 두드려주며 그를 향한 화살을 대신 막아섰다. "칭얼상 위원님, 소장은 관리주체로서 중립을 지키는 것이 본연의 임무입니다. 소장을 동네북으로 만드는 것은 리더들의 권력 다툼에 실무자를 제물로 삼는 행위입니다. 이 혼란의 시기에 실무자가 흔들리면 단지의 공사와 급여 지급 등 모든 시스템이 무너집니다.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시급한 문제가 무엇인지 선후관계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3] 쫑알놈 소장은 겉으로는 고개를 숙였지만, 속으로는 양쪽 세력의 패권을 저울질하며 자신의 안위를 보장받을 수 있는 틈새를 찾고 있었다. 공동주택의 대들보여야 할 관리주체가 정치 싸움의 희생양이자 기회주의자로 변질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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