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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달 Oct 28. 2022

아이로부터 받는 사랑을 알고 계시나요?

무조건적이고 긍정적인 지지


부모가 아이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준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면 아이가 부모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고 있었어요.


아이가 뜻대로 되지 않아 속상했다. 답답한 마음에 다그치고 혼을 냈다. 매번 아이는 눈치를 보고 맴돌다가 다시 곁으로 다가왔다. 얼굴을 만지고 끌어안아주었다. 그러고 보면 부모는 항상 사랑에 조건을 달지만, 아이는 조건 없이 부모를 사랑해. 부모 상담 중 내담자가 고백한 이야기이다.


*내담자: 상담을 받는 사람



그의 말을 듣고 나는 인간 중심(person-centered) 심리학의 창시자인 칼 로저스(1902~1987)가 떠올랐다.

그는  인간은 누구나 '진정한 자기'가 될 수 있는 '실현 경향성'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상담자는 내담자가 스스로 변화하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데, 이를 위해 '일치성', '무조건적 긍정적 존중', '공감'이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로저스 이론을 부모-자녀 관계에 대입해서 부모가 가져야 하는 태도를 설명할 수 있다. 아이들은 누구나 '진정한 자기'로 성장하려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부모의 역할은 자녀의 독립적인 성장을 돕는 것이다. 이를 위해 부모는 솔직하고 일관적인 태도를 가지고, 무조건적이고 긍정적인 사랑을 표현하고, 아이를 진심으로 공감해야 한다.






나는 아이에게 어떤 부모였을까?


어떨 때 나 실수 한 번 안 해본 사람처럼 아이의 못을 타했다.

아이의 행동이 못마땅할 때면, 이래서는 너를 사랑해줄 수 없다는 메시지를 가차 없이 표현했다.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하기보다 내 입장부터 생각하고, 아이를 제한했다.



아이는 나에게 어땠을까?


매 순간 나에게 솔직했다.

떼를 쓰고 투정을 부릴지언정, 나를 전적으로 사랑했다.

널뛰는 엄마의 감정 따라 아이의 감정도 오르락내리락 반복했다.


나를 향한 아이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볼모로 잡아, '넌 내 말을 잘 들어야 해. 그러지 않으면 나는 너에게 화를 낼 거야.' 그루밍을 일삼고, 아이를 위태롭게 한 것만 같다.



다시 한번, 스스로에게 묻는다.


부모는 진정 아이를 무조건적이고 긍정적으로 사랑하는가?


대답할 수 없다. 기억을 더듬을수록 부끄다.


아이는 부모를 무조건적이고 긍정적으로 사랑하는가?


그렇다. 아이가 정서적/물리적으로 독립하기 이전까지, 아이는 전적으로 부모를 사랑한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이 사랑이 아니라 상처라면 아이는 여전히 부모를 사랑할 것인가? 언젠가 부모를 물리적으로 뿐만 아니라, 정서적으로 떠나게 될지도 모른다.


아이에게서 사랑이 무엇인지 배운다. 조건을 달지 않는 것. 한결같이 곁에 있는 것. 가 받은 사랑만큼 처음인 것처럼 아이를 사랑하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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