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뮤지엄과 베이터우
여행지에서 조금이라도 활자로 기록을 했다면 훨씬 블로그 쓰기 수월할 텐데. 한 달도 훨씬 넘은 기록이라 구글 포토에 저장된 사진을 보면서 기억을 되살리려 애쓰는 중이다.
숙소는 무척 좁았고 침대 외 공간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그래서 캐리어를 침대 밑에 넣어야 겨우겨우 움직일 공간이 나왔다. 샤워기의 물은 잘 나왔으나 조금만 방심하면 샤워 장소 옆 변기 쪽으로 물이 흘렀다. 그래서 아침에 샤워라를 다 끝내고 나면 몸을 닦은 수건으로 바닥을 닦아줬다.
숙소에서 조식 쿠폰을 줬다. 근처 모스버거 아님 루이자 커피라는 곳에서 조식을 먹을 수 있는 쿠폰이었다. 블로그를 찾아보니 루이자보다 모스버거 조식이 낫다고 해서 모스를 주로 갔다.
샌드위치, 버거 중에 고르는 건데 샌드위치는 이미 만들어놓은 거라 버거가 훨씬 나았다. 커피 맛이 나쁘지 않은데. 뭐 그렇게 좋지도 않고. 만약에 루이자와 모스 중에 하나를 고르라면 난 루이자가 더 낫다고 할 것 같다. 그러나 블로그 보고 미리 결론을 내려 루이자는 여행 마지막에 딱 한 번밖에 못 먹었다. 그래서 결론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할 경우, 위험을 줄이는 차원에서 다른 사람 말 믿고 안전한 선택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럴 수만 있다면. 둘 다 경험해 보고 무엇이 더 나은지. 스스로 선택하는 게 훨씬 나은 일 같다.
오늘은 쑹산 문화창의공원에 있는 디자인 뮤지엄 가는 길.
낫 저스트 라이브러리에 꼭 가보고 싶었다.
국부기념관 역에 내리니 타이베이 101전망대가 보였다. 역 옆에는 돔 경기장이 있었고. 경기장을 빙 둘러서 공원으로 향했다.
쑹산 문화창의공원은 원래 연초 공장이었던 걸 바꾼 곳이라는데 그래서 건물에서 담배공장 느낌이 났다
그리고 디자인 뮤지엄이라 그런가. 여기저기 귀여운 게 많았다.
고양이에
원숭이겠지?
공원 뒤쪽에 작은 연못이 있었다. 태극권인지 뭔지를 연습하는 할아버지에 꼬마들도 즐겁게 놀고 있었다.
연못 근처엔 집들이 있었는데. 이 근처에 살면 조용하니 좋겠다 싶었다.
디자인 뮤지엄으로 향하는 길. 뭔가 애니 전시도 많고 이런저런 팝업도 보였다.
이건 오징어 게임 2 팝업이었는데. 뭔가 게임을 해보는 체험 팝업 같은 느낌?
그리고 드디어. 낫 저스트 라이브러리에 갔다. 낫 저스트 라이브러리 외 상설전시를 보려면 일정 금액을 내고 표를 사야 했다.
안쪽은 목욕탕을 개조했는지 목욕탕 타일 느낌이 났다. 구성도 아기자기하고 재밌긴 한데. 책을 독해하기 어려운 게 아쉬웠다.
낫 저스트 라이브러리를 다 구경하고 상설 전시를 죽 보러 갔는데.
괜찮은 것 같긴 한데. 엄청 기억에 남는 건 없었다.
귀엽네? 이런 느낌.
다만 라면을 밀봉한 이 패키지만큼은 신기했다. 라면이 죄다 보이고 저걸 싸고 있는 얇은 랩.
전시를 다 보고 조금 걷는데 초코비 전시인지 뭔지 엄청 귀여워 보여서 찍음.
바닥도 귀여움.
다 보고 점심 먹으러 향한 곳은 현지인 맛집이라는 북대행소룡포.
디자인 뮤지엄에서 15분 정도 걸었나? 자리가 꽉 차서 우리는 일자로 앉아서 요기했다.
소룡포랑 땅콩소스 비빔면 등을 먹었다.
인기가 많은 곳 같은 게 우리 말고는 죄다 현지인 같았다. 우리처럼 어버버 하는 느낌은 전혀 없고 포장해가는 사람도 많고. 여하튼 소룡포가 정말 맛있었고 나머지는 맛있던 것 같긴 한데 너무 낯설었다. 조금 더 편한 마음으로 먹었으면 괜찮았을 텐데. 특유의 왁자지껄한 분위기에 조금 쫄은 것 같기도 하고.
그렇게 점심을 먹고 우리는 베이터우 온천마을로 갔다. 온천이나 목욕을 원래 좋아하는 편이라 온천 관련된 곳을 많이 가고 싶었다. .
전철을 한 번 정도 갈아탔고 연휴라 그런지 베이터우에 가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았다. 아무래도 도심과 가까운 곳이라 접근성이 좋아서 그런가.
여하튼 맨 먼저 도착한 곳은 무료 족욕탕이었는데. 이거 사람도 엄청 많고 족욕탕과 발 씻는 곳이 멀리 떨어져 있어서 흙길을 맨발로 걸어야 하는 것도 조금 압박이었다. 멀리서 사람들 구경하고 다음 장소로 떠났다.
그렇게 베이터우 공원을 지나. (공원에서 물이 흐르는 곳이 있는데. 신기하게 뜨거운 물이 흐르는지. 김이 났다.)
연못에는 연꽃이 예뻤고
베이터우 도서관에 도착했다.
비가 조금씩 내려서 도서관 테라스에 앉아서 좀 쉬었다.
앉아서 바깥을 보니까 온천이 하고 싶었다. 그런데 리조트 같은 곳은 한번 온천 하는 것도 비싼 데다 수영복이 필요해 보였다. 그래서 우리는 롱나이탕에 가기로 했다.
롱나이탕에 가기 전, 온천박물관과 지열곡에 갔는데. 둘 다 무척 흥미로운 곳이었다.
온천박물관은 일본의 지배하에 온천마을이 생긴 유래와 예전 목욕탕 등을 보여주는데. 대만의 목욕 문화를 알 수 있는 곳이었다. 게다가 무척 귀여운 것들이 많았다.
이런 등 밑에서 사진 찍기도 좋고.
이 저울 너무나 정겨운 것 같음.
전시장 중간에는 아예 탕을 하나 마련해놓았다. 뛰어들고 싶은 그런 곳.
아기자기한 전시물도 귀여웠다.
신발을 놓고 실내화로 갈아 신는 곳도 옛날 목욕탕의 보관함 같은 느낌이라. 사진을 찍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지열곡은 베이터우 온천의 근원지라는데. 산에서 온천 김이 펄펄 올라오는 게. 절경이었다. 정말.
그 어떤 아우라 같은 게 느껴져서 걷는 내내 사진 촬영을 했다.
그리고 우리의 최종 목적지인 롱나이탕.
목욕탕 안을 찍을 수 없어서 안타깝다. 옷 갈아입는 곳을 (무척 좁아서 빨리 옷을 갈아입어야 함) 지나면 탕 2개와 샤워기 3개 정도로 앉아서 씻을 수 있는 곳이 있는데. 때를 미는 건 언감생심이고. 순서를 기다렸다가 얼른 샤워를 하고 탕에 들어가 10분 정도 명상을 하고 마지막으로 또 순서를 기다려 샤워를 끝내고 나왔다. 무척 험블한 느낌인데. 안경을 벗고 있어서 자세히 볼 수 없었다. 다만 탕과 바닥은 맨 돌 느낌이고. 탕의 온천수에는 유황이 엄청 많이 들어있어서. 피부가 따끔따끔했다. 주변의 아저씨들을 보니 10분 정도 탕에 들어가 있다가 탕 앞에서 10분 정도 앉아있다가 또 탕에 들어가고. 이걸 반복하는 듯했다. 그런데. 인구밀도가 너무 높아서인지. 좀 피로해서 나는 탕에서 10분 정도만 있었다. 그런데 뭔가 기분 탓인지. 뭔가 몸도 가뿐한 것 같고 그랬다. 롱나이탕에 가는 건 정말 추천. 새로운 경험이었다. 대만에 와서 하루에 2만보정도씩 걸었는데.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니 나름 피로도 풀리는 기분이었다.
밤이 되니 비가 오기 시작했다.
시윤이란 곳에서 튀김을 사서 맥주랑 먹었다.
사려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이것저것 사서 먹는데. 좀 양이 많았다.
많이 걷고, 많이 보고
많이 먹었던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