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면서

by moment books

Brick. 들어가면서


어린 시절 우리 모두는 장난감 블록을 가지고 놀았다. 작은 블록에서부터 큰 블록까지, 나이에 맞는 크기에 블록을 손에 쥐고 상상의 나래를 펴고 열심히 자기만의 건물과 희한한 모양의 물건들을 만들어내곤 했다. 아마도 우리는 그렇게 여러 물건들을 결합하여 더 정교한 다른 형태의 물건을 만드는 방법을 그렇게 배웠을 것이다.


내게서 블록은, 그 작은 개체 하나하나가 이어져서 공간을 만들어내는 확장성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거창한 얘기처럼 들리겠지만, 내게서 블록들이 만들어내는 매력은 기하학이 주는 매력과 비슷하다. 선, 면, 도형의 반복적인 확장 가운데 어떤 부분에 제한을 가하고 어떤 부분은 추가적인 확장을 시도하면서 특정 공간을 만들어낸다. 그 공간은 내가 갖고 싶은 공간, 내가 살고 싶은 공간에 대한 소망을 드러낸다. 하나의 독립적인 공간이 만들어지고, 그곳은 내가 점유한 나만의 공간이 된다.


작은 블록을 가지고 놀았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다가 내가 살아가고 있는 공간에 대한 생각으로 발전시켰다. 블록을 가지고 노는 행위는 무언가 원하는 대상을 직접 만든다는 것, 그리고 나다운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는 의미가 내포되었던 것 같다. 나는 삶에서 내게 정서적인 밀착성을 지닌 공간을 선택하여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보기로 했다. 여기서 ‘정서적 밀착성’은, 내 삶 속에서 주목할 만한 기억들을 제공하여 특별한 사유로 이끌어주었던 공간에서 느꼈던 감정을 뜻한다. 때때로 그 공간들은 부정적인 감정이나 아쉬움을 일시적으로 남겼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나름의 의미가 있기에 여기서 그 공간들을 포함했다.






나는 여기서 공간 하나를 만들 것이다. 이 공간을 만들어내는 재료는 ‘브릭’(벽돌)이다. 어릴적 가지고 놀았던 블록을 조금 더 현실성을 지닌 대상이자 내가 경험한 공간들을 구성하는 유무형적 재료로 환원하여, 이 벽돌로 내가 사유하고픈 공간들을 만드는 것처럼 묘사하고자 한다. 나는 공간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총 여섯 단계로 나눠서 그 전개 과정을 그려볼 것이다. 만들어가는 과정 중에 있는 공간 각각에 정의를 내리고, 그 주제와 관련된 특정 공간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볼 것이다.


공간은 우리의 소망을 충족시켜주는 곳이 될 것이다. 우리는 삶에서 안전하고 편안한 곳에서 자신의 삶에서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각자의 노력을 다한다. 그래서 그런 공간에 살고자 하는 근원적인 이유를 묻고, '자기돌아봄'의 작업으로 자연스럽게 수렴하게 된다. 브릭을 통해 공간을 구축하는 과정은, 결국 내가 무엇을 진지하게 바라며 그것을 이루기 위한 과정이 무엇인지를 살피는 작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