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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해 Mar 29. 2021

섬 안의 섬 안의 섬

겨울 제주살이 #3 우도

추천 일정

하고수동 해변: '블랑로쉐'에서 해변을 바라보며 '우도 땅콩라떼' 마시기

비양도: 방해되지 않는 곳에 앉아서 물속과 풍경 바라보기

검멀레 해변: 보트 타고 동굴 둘러보기

서빈백사: 노을 보기


우도 입장

한적한 곳을 찾아오게 된 우도는 몇 년 만에 다시 온, 두 번째 방문이다. 아주 고운 모래사장과 쨍한 하늘과 아름다웠던 바다 장면이 기억에 남아있다.

임시 우리 동네인 세화를 뒤로 하고, 성산포항에서 출발하여 우도의 하우목동항으로 가는 배를 탔다.  안에 있는 상태로 운전을 하여 배를 타게 되었는데, 차에서 나와보니 뒤편으로 갈매기로 보이는 새들이 배를 계속 따라오고 있었다. 위쪽 선실에서 손님들이 과자를 주는  같았다. 덕분에 한층 아래에서 새들의 가지런히 모은 두발과 시원한 날갯짓을 좀처럼 보기 어려운 방향에서,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우도 하우목동항 가는 중


블랑로쉐

나의 본체가 원래 그렇지만 커피는 더욱 단맛을 좋아하지 않는데, 우연히 맛본 공산품  캔음료 '땅콩크림라떼'는 달았어도 매우 마음에 들었다. 우도 '블랑로쉐' 카페의 메뉴로 만든 것을 보고 꼭 가야지 생각했어서, 도착해서 제일 먼저 와보았다.

나는 '우도땅콩 크림라떼', 동행은 '우도땅콩 아이스크림'을 시켜서 바다가 보이는 바깥 테이블에 앉았다. 부드러운 크림과 고소한 땅콩과 커피의 향이 이리 잘 어울리니, 역시 본점으로 찾아와 보고 볼 일이다. 다음날에도 와서 한잔 더 마셨다. 1박을 해서 그렇지, 길게 묵었다면 있는 동안은 아마 매일 왔을 듯하다.

카페에서 바라보는 하고수동 해변의 물색은, 얕은 지점의 에메랄드 빛과 깊은 곳의 쪽빛까지, 정말 예쁘다. 기억에 남아있던 우도 풍경도 이 곳인 것 같다.

블랑로쉐


작은 비양도

제주의 서쪽 한림에도 비양도가 있는데 해변을 따라 이리저리 걸으면 정말 좋다. 이번에 온 곳은 우도에 있는 비양도이다. 섬이지만 다리로 연결되어 편히 들어갈 수 있다.

비양도

맑은 낮이지만 어쩐지 분위기가 고요하여 마음을 잔잔하게 앉혀준다. 몸도 바위에 앉히고, 가만히 주변을 바라보았다. 발아래 물은 아주 투명하고, 수평선은 겨울답게 차갑게 파랗다.

비양도


검멀레 또는 검몰래 해변

우도의 검은 모래 해변에 왔다. 버스정류장 이름을 보니,  지역에서는 검몰래라고도 하는  같다. 호를 이루어 바다와 언덕의 사이좋은 모습이 따뜻하고 있어 보인다.

해변 왼쪽으로 내려가면 보트를 탈 수 있다. 보트를 타고, 바다에서 우도의 다른 부분을 보았다. 새로운 모습을 보는 건 늘 설렌다.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동굴 안에서 스노클링을 하면 물도 맑고 물고기도 많을 것 같아서 예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트타고 바다 구경


그냥 걸어본다.

우도의 이곳저곳을 걷는다. 조용한 시골길의 모습이, 조금은 더 토속적인 분위기를 가졌었던 예전의 제주 본섬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우도 안 길
우도 해변따라 걷는 길


소섬바당

소섬바당

오늘의 임시 집은 안락한 '소섬바당'이다.


편의점 인간

이곳 거실에도 책들이 있어서 '편의점 인간'이라는 책을 읽어보았다. 주인공은 다른 사람들의 행동이나 말투를 관찰하고 따라 하는 방식으로 세상을 무난하게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이다. 사회화가 된다는 것, 어떤 무리 속의 한 구성원으로서 나를 그 안에 맞아들도록 적용하는 일은, 어느 만큼이면 나도 지키고 사회도 지킬 수 있을까 생각해보았다. 남들 눈에 거슬리지 않게 하는 것과 내 맘대로 그냥 해버리는 것 사이에서의 선택은 늘 내 마음을 애매하게 한다.


서빈백사

숙소로부터 걸어서, 모래가 아닌 산호로 이루어진 '서빈백사' 해변에 왔다. 하얀 산호와 검은 현무암이 바닥을 이루니 물빛이 더욱 푸르고 대조되어 아름답다.


이번 여행에서 매일 공략했던 것이 하나 더 있었으니, 노을을 보는 것이었다. 오늘의 노을은 여기에서 감상하기로 한다.


곧 다시 올 것

우도는 마음만 먹으면 한적한 길을 충분히 누리며 걸을  있다. 해변을 따라 상업시설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지도 않았고, 상점들은 개성이 있어서 좋다. 다음에 방문할 때는 며칠 , 어쩌면 우도에서만 머물지도 모르겠다.

더 조용해진 밤의 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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