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준비의 주체는 나와 너다
결혼 준비를 시작했다. 부모님께 남자 친구를 소개하고 예식장 투어를 한 다음 결혼식 날짜를 고민했다. 아주 간단하게 써서 이렇다. 사실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은 굉장히 복잡했다. 결혼식 그 하루를 위해 결정할 일이 뭐가 그리도 많던지. 그러나 자신 있었다. 나는 돈 쓰는 일은 즐겁게 잘한다. 다들 결혼 준비하면서 많이 싸운다고 하던데 우리는 다를 거라 생각했다. 무슨 문제가 생기겠어? 행복한 일을 준비하면서.
"부모님이 우리 결혼식 길일로 잡아주고 싶으시다는데 어때?"
남자 친구는 우리에게 좋은 일이니 길일을 받아서 결정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결혼은 둘이 하는 것이다. 어른들의 의견은 참고로 하고 모든 결정은 당사자인 우리가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만약 이번에 어른들의 의견을 따르면, 앞으로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점점 줄어들까 봐 걱정되기도 했다.
"결혼은 우리가 독립을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 결혼에 관련된 일들은 우리가 주도적으로 결정하고 싶어. 그 첫 번째가 결혼식 날짜 정하는 일인 것 같아."
남자 친구는 내 의견을 존중했다. 부모님과 대화 후 이렇게 말했다.
"결혼 날짜는 우리가 정하자. 그래도 정한 날이 길일인지는 알아보고 싶으시대. 그 정도는 괜찮겠지?"
날짜는 우리가 정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부모님이 알아보니 안 좋은 날이라면? 그래도 우리가 그 날짜에 결혼할 수 있을까? 어려울 것이다. 나는 저 말이 처음 의견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남자 친구와 나는 결혼의 주체가 누구인지에 대해 한참 이야기하였다. 결국 길일에 관계없이 우리가 정한 날짜에 결혼하기로 했다. 부모님께도 그렇게 말씀드렸다. 그 후 상견례,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가전 가구, 신혼여행, 신혼집 등의 중요한 일부터 청첩장, 피부 관리, 결혼식 dvd, 서브 스냅 등 비교적 자잘한 일들까지 거의 모든 일을 둘이서 결정하였다.
결혼식 날짜를 정하는 문제는 길고 복잡한 결혼 준비과정 전체를 생각하면 아주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그 작은 부분을 우리가 스스로 결정하려고 했던 건 그것이 독립된 부부가 되는 과정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부부 두 사람이다. 다른 이야기보다도 결혼을 왜 하는지, 결혼해서 이루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결혼이 우리를 얼마나 더 행복하게 해 줄지에 관해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인정해주어야 한다.
무사히 결혼을 한 걸 보니 독립된 부부가 되기 위한 첫걸음은 잘 내디딘 것 같다.
우리가 평생 함께 살 사람은 너와 나라는 것. 잊지 말자 남편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