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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한 Mar 31. 2024

장신영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캐릭터 - 110


장신영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장신영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장신자

제목: 무명도 괜찮아


적자를 거듭해도 극장문을 닫지 않는 사장, 


“사장님, 오늘도 적자인데 괜찮아요?”


단 한 명도 관객이 없을 때에도 

절대로 연극을 쉬지 않았다. 


“한 명도 없어?”

“네 한 명도..”


한 명의 관객도 없고, 공연 시작은 3분 전. 


“그럼 라이브로 틀어”


유튭 방송 라이브로 공연을 방송하라는 신자를 보고

이해를 하지 못하는 직원들이었다.


“저희 방송장비도 없는데, 갑자기 라이브요?”

“휴대폰 있잖아. 공연은 약속이야, 함부로 약속을 어겨?”


그때 신자를 찾아오는 연극배우들. 

자신들이 나가서 홍보를 더 하고 올테니,

그때 관객이 있을 때 연극을 열자는 얘기를 한다. 


“나는 너희 전단지 나눠주라고 캐스팅한 적 없어. 가서 무대에서 연극해”


신자는 직원에게 라이브를 틀라고 말하고 

자신은 전단지를 돌리러 밖으로 나갔다. 


“도중에 관객이 들어와도 놀라지 말고 연극 계속해”


그렇게 전단지를 뿌리는 신자,

이미 시작한 공연이라 특급 안 그래도 세일을 해서 낮은 금액을. 

1/2 수준으로 낮춘다. 


“지금 시작한 연극이예요.”


신자가 직접 공원에 쉬고 있는 사람부터

뭐할까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다가가 유튜브 라이브를 보여주며, 

연극의 관람을 권하자 사람들이 처음엔 뭐지? 싶은 표정으로 쳐다보다가


라이브로 보여지는 배우들의 열연을 보며 

극장으로 찾아간다. 


“이거 정말 들어가도 돼요?”

“네, 들어가도 됩니다”


도중에 입장하는 관객이 있어도

배우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연기를 한다.


처음에는 이런 게 어색했지만, 

나중에는 괜찮았다.


만석일 때도 있었지만

이렇게 허탕을 칠때도 많았다.


보통 허탕을 치는 건 처음 올린 연극이었다. 

신자는 잘나가는 연극을 계속하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신인 작가와 신인 배우들을 섭외했다.

그리고 잘나가는 배우들과 작가들은 다른 연극원으로 추천하며

연극을 발전시키는데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신자였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신자가 운영하는 ‘새인연극’은 만성 적자에 머물렀다.


“사장님, 연극을 매번 성공시키면서도 적자에 시달리는 거 힘들지 않으세요?”


이제는 안정을 추구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직원들.

신자는 그런 말을 하는 자신의 오랜 우군을 바라보며 웃어 보였다. 


“명작으로 유명해진 작품은 사람들이 알아서 찾아, 나는 그런 명작들을 찾는 거고”


실제로 신자가 성공시킨 연극은 이미 두 손으로도 셀 수 없고 

신자가 발굴한 작가며 배우들은 이미 한국의 연예계를 휩쓸고 있었다.


만성적자임에도 이 새인극장이 유지되는 이유는

그들이 성공하고 나면 기부를 해오기 때문이었다.

사실상 해인극장은 기부로 운영되고 있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기부 방식도 절대로 일방 기부는 받지 않는다.

티켓을 구매하는 방법으로만 받는데, 

안 팔린 티켓을 할인 없이 구매하는 새인극장 출신의 사람들이었다. 


“너무 위대해지려고 하지마요, 이미 잘해왔는데 여기서 어떻게 더 잘해요”

“할 수 있을 때까지 하는 거야, 안도하는 건 내 성미도 안 맞고”

“사장님이 올린 이카루스의 도약처럼, 그러다 떨어지면 어떡해요”

“나는 아직도, 이카루스가 인간 중에 가장 높이 날았던 사람이라 생각해”

“뭐, 하지만 너무 욕심을 내서 목숨을 잃은 것도 사실이죠”


직원이자 후배였던 그는 다시 신자에게 돌아와 얘기를 했다.


“차라리, 이카루스 같은 꿈을 꾸면 그래도 더 나을지도 모르죠, 더 높이 가는 거요. 선배님은 아니 사장님은 발판으로만 남으시잖아요.”

“너는 그럼 왜 남았는데?”

“저야.. 선배님 의견을 공감해서”

“설마 내 자리는 노리는 거니?”


후배는 살짝 웃으며, 차라리 그렇다고 말할까 싶었다. 

그러면 선배는 분명히 더 높이 올라갈 사람이었으니까. 


“그럼 이만 물러주겠어요?”

“내 눈에 흙 넣으러 왔었던 거야?”


농담으로 시작한 말이니 농담으로 마무리하는 신자였다.

후배는 멋적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제가 흙을 열심히 모으겠습니다. 자나깨나 조심하세요”

“그래, 오늘은 엘프스 관객만석이지?”

“아니라고 하고싶네요, 또 넘기려는 거죠?”

“여기 이 작가 작품 봐봐 괜찮아”


또 언제 새로운 작가의 극본을 발굴해 온 신자였다. 


“사랑이라는 두 글자가 인생을 지배하고 말았다, 무슨 웹소설 제목 같네요”

“요즘 웹소설 제목을 누가 그렇게 지어, 너 트렌드랑 너무 떨어진다.”


신자의 말을 무시하고 대본을 천천히 읽어보는데

정말 짜증나는 부분이 여기서도 드러난다. 

역시나 괜찮다. 재밌는 대본이다. 


그녀가 발굴해내는 작가의 작품, 신인 배우의 연기는 모두 괜찮다.

그저 사람들에게 유명하지 않을 뿐이지


“또 이런 보석은 어떻게 찾았어요”

“내가 알아서 잘 찾았지”

“선배 그러면 차라리 유튭 이용해서 라이브 방송으로 연극을 해보는 건 어때요? 요샌, 유튭도 유료 고객만 라이브로 볼 수 있을 때도 있는데”

“안돼, 연극은 직접 관람을 하러 와야지”

“가끔 하잖아요”

“그건 모객이 절실할 때지”

“저희 모객 절실하잖아요”

“그렇지만 상시는 안돼, 배우들이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창이 열려야 해, 자신을 봐주는 사람이 스크린이 아니라 바로 눈앞에서 있어야 해, 언제 환성이 나오고 언제 탄성이 나오고, 언제 하품을 하고, 언제 박수를 치는지 직접 봐야 해”


입을 꾹 다문 후배였다. 

선배의 말이 틀리다며 트집을 잡고

선배의 입술을 꽉 끄집어 당기고 싶었지만

끄집어 당겨지는 건 자신의 삐뚤어진 입술 뿐이었다. 


“너무 무리하지만 마요, 선배 쓰러지면 우린 어떡해요”

“너희는 그렇게 나만 의지하면 그것도 안 돼~”


이랬다가 저랬다가 왔다갔다. 

그 말을 기회로 그럼 독재처럼 굴지 말고 우리의 이야기도 들어주는 건 어떻냐는 이야기에

다시 한번 단 칼로 거절하는 신자였다. 


“네 알겠어요, 선배 말이 틀린 적이 없고, 틀린 것도 아니니까, 하지만 무리는 진짜 하지마요”

“너도.”


보통은 이런 경우에는 알겠다는 말로 끝을 내겠지만

신자는 자신을 걱정하며 무리하지 말라는 말에 그 말을 꺼낸 상대도

무리하지 말라며 걱정하는 말을 꺼낸다. 


이게 신자를 통해 성공한 배우와 작가들이

여전히 신자를 돕기 위해서 뭐든 하려고 준비되어 있는 이유였다. 


신자의 새인연극에서 불문율이 또 하나 있었다.

피드백은 있을 수 있으나 먼저 물어보지 않는 한 

절대로 먼저 비판도 비난도 칭찬도 금지였다. 


오로지 모든 걸 스스로 느껴야만 했다.

그래서 매번 같은 연기라고 해도, 같은 작품이라고 해도 

같은 공연은 없었다. 


그래서 같은 공연이라도 여러 번 보러 오는 사람들도 많았다.

다만 새로운 연극을 매번 일주일에 한 번 꼴로 꺼내니

하루에 트는 공연이 여러 개인 경우가 많았고, 


새로운 공연을 항상 최고의 시간대에 

흔히 방송에서 말하는 황금 시간대에 배분해서 


이미 유명하고 만석에 가까운 공연은 

직장인들은 휴가를 쓰고 보러와야할 정도여서 

연극의 수입원이 부족한 것이었다. 


또 새로운 공연을 극장의 선배들이 하러와도 

일반 시민들에게는 친절한 신자는, 

선배들이 예매를 할 때, 예매만 하고 관객이 없는 걸 방지하기 위해

직접 공연을 보러 와야만 예매를 해줬다.


그래서 다른 선배들이 공연을 위해 

공연을 홍보하며 지인들을 보내며 후원을 했는데, 


공연이 자주 바뀌니 그 공연을 보러 왔던 공연이 

이미 다른 시간대로 바뀌는 경우가 있었다.


조금만 신자가 공연을 위한 공연이 아닌,

수입원을 내려고 공연을 올리는 거였다면 


어쩌면 새인연극은 대한민국의 최고가 되어있을 수도 있었다.

그녀가 연예 기획사나 제작사만 차렸어도 

넷이서봐 같은 OTT에서 두각을 나타냈을지도 모르는 재능이었다.


그러나 신자는 절대로 연극 이외의 다른 걸 할 생각은 없었다.

새인연극에서 걸었던 연극에 대한 저작권의 문제는 

오로지 작가가 전임하도록 배려하는 신자였다. 


그럼 은혜를 갚으려고 신자를 배려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자신의 욕심으로, 자신의 작품이니 새인극장에게 연극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럴 때 연극을 준비하던 배우들을 위해 다시 다른 작품을

서둘러 찾는 신자였지만, 


아무리 급한 일이라도 해도 항상 두드려 보고 걷는 신자 덕분에

절대로 연극을 열기 위해, 재미없는 작품을 하지 않았다.


“사장님, 이번에 갑자기 찾은 극본 이것도 재밌네요, 도대체 이런 건 어떻게”

“잠 줄여가며 이야기를 찾아 떠나는 거지”

“이런 게 어딨어요?”

“댓글에도 있고, 포털 사이트, 커뮤니티 사이트, 공모전 사이트 등 많아, 배워 볼래?”

“아뇨, 저는 사장님만 믿겠습니다”


신자는 자신의 극장을 찾아온 사람들을

그리고 극장에서 연극하는 사람들, 

연출을 하는 사람들부터 관련된 모든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코피가 놔도 바로 코를 틀어막고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 까 고민했다. 


그녀가 처음 연극을 보러 온 건, 

남자친구의 손에 이 끌려서 였다. 


영화관만 가도 너무 안락해서 잠만 자던 신자였기에 

안 그래도 좁은 지역에 팔걸이는 상상도 못하고 옆 사람과

어깨 빵을 각오해야만 하는 좌석에 앉아 

연극을 처음 본 신자의 기억은 그렇게 좋은 기억은 아니었다.


좌석에 관한 부분은 그랬다.

그날은 비가 며칠째 계속 와서, 

지하에 있던 연극장은 이상한 퀴퀴한 냄새까지 나는 듯싶었다. 


그렇게 불편해서 잠을 자고 싶어도 자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하품은 어쩔 수 없었는데, 


자신의 하품을 봐서일까,

자신에게 말을 거는 배우를 보고 놀란 신자였다. 


갑자기 부끄러움이 밀려왔는데,

그래서 얼버무렸던 신자는 나중에 연극 무대에 오르고 나서야


자신이 앉았던 위치는 조명이 없어

거의 얼굴이 보이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연극,”


그때 신자는 연극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했다.

그리고 재미 있든 없든 대학로에서 열리는 모든 연극을 보러 다녔다.


그러다 연극에 빠지게 되고, 배우가 되어 연극무대까지 올랐다.

연출가가 되어 연극을 직접 진행해보기도 하고,


나중에는 열정을 인정 받아 소극장을 운영하는 기회까지 얻었다.

그러다 지금의 새인극장의 사장까지 된 신자였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자신이 숨을 쉬고, 

삶을 계속하는 한 이런 행위를 계속할 예정이었다.


어느 오후, 

신자가 공원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공원 저편에서

혼자 일인극을 하고 있는 배우가 있었다. 


보통은 저 자리에서 버스킹을 하는데

그는 마이크도 없이 연기를 하고 있었다.


그의 말이 끝나면 박수가 시작되다가도

박수 소리에 말이 들리지 않을까

그가 입을 열거나 행동하면 바로 박수가 끊기고 있었다.


신자는 커피가 옆에 있단 사실도 잊고

그에게 걸어가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운명은 아주 때로는,

정말 이게 운명인가? 하는 것처럼 가볍게 나타나


굳지 않은 시멘트에 

가볍게 한 번 내려앉은 잎사귀 무늬가 지워지지 않듯, 


자신의 영향을 떨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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