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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한 Apr 19. 2024

김종국의 연기를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캐릭터 - 129 


김종국의 연기를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김종국의 연기를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김국종

제목: 의사


국종은 아버지의 얼굴을 본 기억이 없다.

분명 국종이 아기였을 때 국종을 안고 찍은 가족사진에서는

국종과 아버지가 만난 적이 있음을 증명해주고 있었으나 


국종의 기억이 시작된 시점에서 국종은 아버지와 만난 기억이 없다.

그러나 언제나 아버지로 인한 삶을 살게 된 국종이었다.


아버지가 살아계셨을 때는, 아버지가 집에 찾아오지 않는지

잔뜩 국종의 집을 감시하던 형사들이었다. 


그들은 국종에게 아버지가 혹시라도 집에 오면

자신에게 알려주면 좋은 선물을 주겠다며 국종을 유혹했다.


국종이 학교에 갔을 때 아버지가 잠깐 다녀갔다는 소식을 듣고

국종은 왜 자신은 안 보고 가냐고 따졌다. 


그때마다 엄마는 국종을 안아주면서, 


“국종아, 아버지는 지금 나라를 위해서 훌륭한 일을 하고 계신다”

“나라요?”


국종에게 나라는 일본이었다. 

집에서 가르치는 한글과, 학교에서 가르치는 일본어,


국종은 어느 날 자신에게 국어가 한글인지 일본어인지 헷갈렸다. 

그래서 형한테 물었더니 야단을 맞았다. 


“당연히, 한글이지”

“하지만 여기”


일본어에는 국어라는 이름이 대문자만 하게 적혀 있었다.


“국종아, 우리는 대한제국 사람이야!”

“대한제국? 우리는 일본제국 사람 아니야?”


그렇게 말하던 국종은 형과, 어머니에게 매우 크게 혼이 났다.

살면서 그렇게 많이 혼나본 적이 없는 국종이었다.


그래서 학교에서 집에서 배운 것처럼

일본어를 국어라고 말하는 친구와 말다툼을 벌이다가 주먹다툼을 벌였다.

그러다가 부모님의 호출을 받았는데


선생님은 국종을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국종아, 네 말이 맞는데, 그게 친구끼리 싸워야 하는 이유는 아니야, 친구는 같이 힘을 합쳐 싸워야지, 서로 싸워야 하는 존재가 아니야”


선생님의 말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국종이었다.

그리고 집에 가던 날, 


그날 국종은 아버지를 처음 봤다. 

붉은 피를 잔뜩 흘린 채, 


“누구세요..?”


국종은 피를 잔뜩 흘린 채 대문에 누워 있는 외간 남자를, 

아버지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두려워만했다. 


“너는, 누구냐..”


그 아저씨는 어린 국종에게 누구인지 물었다.


“저는 김국종인데요”


국종은 피를 흘린 채 신음하고 있는 아저씨에게 자신의 이름을 말했다.

그러자 아저씨가 무섭게 자신의 몸을 질질 끌면서 다가왔는데

이상하게 국종은 피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렇게 아저씨한테 안기는 국종이었다. 


“국종이구나, 늠름하게 잘 컸구나”

“아저씨.. 누군데요..”

“국종아, 네가 잘 자라서, 가족들을 지켜줘야한다”


아저씨의 숨이 점차 적어졌다. 

그렇게 자신의 품에서 숨을 거둔 게 아버지라는 사실은

나중에, 아주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해가 조금 지나 해방의 날이 찾아왔을 때였다. 

그때야 비로소 국종은 자신의 품에서 임종을 맞이한 사람이


자신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미처 아버지라는 말 한마디 불러주지 못한 자신을 자책했다.


그리고 그날, 자신이 만약에 의사였다면

아버지를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고 자신을 원망하면서, 


의사의 길을 걸었다.

그렇게 국종이 의사가 되기 위한 과정을 밟아 가고 있었을 때


막 레지던트와 같이 의술을 통해 사람을 살리기 시작했을 때,

분단의 아픔이 일어났다. 


사람들이 또 서로 죽이고, 죽였다. 

이번엔 바깥에서 온 적이 아니라, 


같이 독립을 말하던 전우들끼리 나눠져 싸웠다. 

국종은 그들 모두를 동포라 생각하고 살리려다 죽을 뻔 한 위기를 여러 번 넘겼다. 


자신이 북한의 포로가 되었을 때도,

남한의 포로가 되었을 때도, 


자신은 의사임을 밝히면서 포로며, 부상병이며 모두 치료했다.

부상병뿐만 아니라 포로마저 살리려고 할 때는 마찰이 있기도 했지만

자신에게 보이는 건 환자고, 자신은 환자를 절대 포기하지 의사라는 걸 밝혔다. 


그러면서 죽어가는 환자를 살리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수를 썼다. 


한번은 북한군의 포로가 되어 환자들을 돌보고 있을 때였다. 

한국인 장군이 부상을 당한 채 실려왔다. 


북한 장교는 이 한국 고위 장교를 반드시 살려내라고 국종에게 명령한다. 

국종은 그가 무슨 말을 하든, 죽여라 했어도 당연히 살려내려고 했다.


그렇게 도구가 부족하며 연약한 환경에서도 응급처치를 하고,

당장 필요한 수술을 집도한 국종이었다.


만약 국종이 아니었으면 그 장군은 제대로 손 한 번 못 써보고 죽었을 것이었다.

그런데 장군은 의식이 들자, 자신을 죽이라고 했다. 


자신은 어차피 살아나도 북한군에게 고문을 당할 것이라고

한국군의 비밀을 자신을 통해 밝혀내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예롭게 전장에서 죽은 장군으로 남게 해달라고 했는데,

국종은 의사에게 미쳤냐며, 그의 손가락과 치아에 거즈를 붙여

자살조차도 절대로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장군은 어떻게든 죽으려고했지만,

북한군의 장교가 옆에서 감시관으로 붙으면서 

절대로 자살을 하지 못하게 했는데, 


다시 한국군이 반격을 하게 되면서 

북한군은 장군을 끌고 가려고 했지만 장군은 숨었다.


북한군은 장군을 죽이던가, 포기하던가 둘 중 하나를 했어야했는데

상황이 상황이라, 죽이는 쪽을 선택했다. 


결국 북한군의 총격에 의해 다시 피살을 당하는 장군이었는데, 

북한군은 서둘러 철수를 했고, 한국군이 들어오고 있었다.


국종은 다시 장군을 수술대에 올려놓고

포격이 떨어지고 있는 무너져가는 병원에서 

장군에 대한 수술을 감행했다. 


국종을 믿는 간호사들도 떠나지 않고 국종을 도와서 

사실상 죽은 사람이랑 다를 바가 없는 장군의 목숨을 기적적으로 살려냈다. 


그렇게 살아난 장군은 한국군에 합류했다.

국종에게 자신의 생명의 은인이라고, 무슨 일이 있어도 국종을 돕겠다고 말하는 장군이었다.


“저는, 그저 의사로서 제가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장군님은 장군으로서 할 일을 하시면 됩니다.”


장군은 그런 의사, 국종의 말에 감명받은 것처럼 보였다.


“알겠습니다. 나는 내 위치에서 내 할 일을 다 하겠습니다. 덕분입니다”


그렇게 국종은 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서 

어디서든 노력했다. 


장군은 국종을 장군으로 임명하며 야전병원의 사령관이 되어줄 것을 요청했는데

국종은 고민했다. 가장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는 건 분명히 전쟁터였으나, 


전쟁터 밖에서도 사람들은 죽어가고 있었으니까. 

우선은 자신의 실력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으니까. 


군대를 따라 야전병원장으로 활약하며 

직접 수술을 집도하며 많은 인명을 구해내는데, 


통일 직전, 압록강만 건너면 대한제국 이후 다시 통일이 다가오는 순간이 왔다는 소식에

국종도 드디어 전쟁이 끝나는 구나 생각하며 기뻐했는데,


갑작스러운 중공군의 참전으로 상황이 역전되었다.

방어할 틈도 없이 밀린 국군은 결국 빠르게 밑으로 회군하며 밀리기 시작했는데


국종은 야전병원의 사람들을 버릴 수 없다며 

환자들과 함께 포로가 되었다.


처음 국종을 포로로 잡은 북한군은 국종에게 이제는 북한군과 중공군만 치료하라 하지만, 국종은 이를 거부한다. 


북한군 장성은 만약 이 말을 어기게 된다면 중공군이 자네를 죽일 것이라고 말하는데,

환자를 있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부터 이미 의사로서의 죽음이다. 말하면서 


“환자가 있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이미 의사로선 죽은 것과 같습니다”


한쪽 세력만 치료하는 일을 거부한다. 

중공군이 국종을 죽이려고할 대 미군이 쏜 포에 중공군이 혼비백산 난다. 

그때 중공군 장군도 포격을 맞아 목숨이 위태롭게 되는데 


국종은 자신을 풀어달라고, 당장 수술부터 해야한다고 외치게 되었고

얼떨결에 국종을 풀어주게 되는 북한/중공군이었다.


국종은 서스럼 없이, 주저하지 않고 중공의 병사부터, 장군까지 한 번에 모두 집도하게 된다. 

자신을 따르던 간호장교와 군의관들을 모두 내려 보낸 국종은 움직이는 병사들에게 명령하며 수술을 집도해 장정 30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수슬을 하고 끝나자마자 잠을 자는 거지만, 마치 기절한 것처럼 쓰러지게 된다. 


일어나 보니, 자신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해오는 종군의 장군이었고,

그대의 뜻대로 그대는 다 살리시오 라는 말을 하게 되고, 


그렇게 전장이 39도 지점으로 멈추게 되고 38선의 기점으로 휴전을 하게 된다. 

이후에 공산진영으로 전향을 권유 받지만, 자신은 환자를 살리기 위해서라면 무엇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하는데, 


장군이 보낸 포로 탈취조를 만나 죽기 살기로 북한을 탁북해 

남한으로 들어오는데 성공한 국종이었다. 


그러나 북한 공산당에 대한 거부감이 엄청나 

국종이 공산당 가입을 했던 사실이 밝혀져 많은 질타를 받게 되지만,


자신이 살려줬던 인물들에 의해서 국종은 위기를 넘기게 된다.


그렇게 동네에서 병원을 차리게 되는데,

수술실력이 매우 뛰어난 점이 있어 


대학병원장으로 추천을 받게 되고, 

국종은 병원장으로 취임해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게 된다. 


“의사는 환자를 선택하지 않는다.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따라, 환자를 위해서 생각하고 움직인다”


국종은 수술의 경험을 살려 많은 걸 알려주면서 

가장 중요한 건 마인드라고, 


절대로 의사가 환자를 선택하면 안 된다는 걸 알려준다.

그렇게 되는 순간 이미 실력 없는 의사라는 사실을 학생들에게 전파하는 국종이었다.


국종은 더 많은 환자를 살리고 싶어서 운동도 많이 했는데

다분한 근육질을 가진 국종이었다. 


그런 국종에게 만약 정말 죽이고 싶은 원수가 응급환자로 들어와도,

여전히 그를 살리기 위해서 자신의 모든 걸 쏟아야 합니까?


그런 질문이 왔을 때, 

그 환자가 자신을 죽이려고 했고, 

칼을 꽂고 싸우다 쓰러져도,


“그럼에도 내가 수술을 집도할 수 있는 상태라면, 수술은 해야합니다”


학생들은 이건 원장 선생님이 너무했다.

유도리가 없다. 이런 얘기를 했지만 이에 존경심을 품는 학생들도 있었다.


그렇게 몇 년간 원장 생활을 하다가 

학생들이 많이 다쳐오기 시작한 건 어느 봄의 시작부터였다. 


국종은 도대체 왜 학생들이 이렇게 다쳐오는 건지 궁금해서 

또 전쟁이라도 터진건가 걱정되는 마음에 알아보는데, 


전쟁은 아니고, 

학생들이 시위를 하고 있었다.


정부를 타도하는 시위였다.

곧 시위는 전국으로 퍼지기 시작했는데,


국종이 분노한 사건이 있었다.


군대를 동원한 대통령이었다.

경무대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실제로 총포를 발사했다. 


국종은 분노했고, 곧 총을 맞은 학생들을 수술하게 된다. 

그러나 결국 살리지 못한다. 


이건 오발일 수 없다. 조준 사격으로 

정말로 죽이기 위해서 사격을 한 부분이 분명했다.


한 번도 자신의 의사를 밖으로 표현하지 않았던 국종이었다.

정치적 의사보다는 사람을 살리는 의사로서만 살던 국종이었는데


처음으로 밖으로 나섰다. 


그날은 4월 19일이었다. 

시민들을 향해 총구를 겨누는 군인들이 있었다.


국종은 수많은 전쟁터의 잔상들이 필름처럼 지나갔다.

군인이 다른 적, 군인을 향해 총포를 겨누는 건 봤어도

같은 시민, 심지어 살생력도 없는 시민을 향해 총포를 겨누는 건 


태어나 처음 본 일이었다. 


분노한 국종은 시민들 앞에서서 먼저 맞아 죽겠다는 다짐으로 걸어갔다.

국종의 뒤로는 태극기를 휘두르는 수많은 시민들이 있었다. 


그러자 군인이 총포를 내려놨다. 

탱크가 방향을 틀어서 시민들을 향해서가 아니라, 


시민들이 향해 가는 방향으로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람들 사이에서 환호가 튀어나왔다. 


의사, 국종은 그렇게 처음으로 어떤 ‘무리’에 속하게 되었다. 

뜻 하지 않았던 수많은 시간들이 지나갔는데,

자신의 뜻으로 움직인 첫 일이었다. 


아니, 그동안 자신의 뜻으로 수많은 생명을 살렸다.

그리고 이제 그 살렸던 생명들과 같은 뜻으로, 


의사를 표현, 한 것이었다. 

앞으로도 의사를 하며, 의사를 표현할, 국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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