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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한 May 12. 2024

임수향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캐릭터 - 152


임수향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임수향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임성경

제목: 대학생 엄마


어릴 때부터 좋은 남자 만나서 빨리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사는 게 꿈이었던 성경이었다. 

그래서 중학생도 고등학생 때도 인기는 많았지만 연애 경험은 0번이었다. 왜냐하면 자신의 인생에 연애는 한 번, 결혼도 한 번이길 바랐기 때문이었다.


첫사랑과 결혼해서 죽을 때까지 행복하게 살다가 죽는 꿈, 그게 성경이었지만 수향을 만나면서 이 꿈은 깨진 것까지는 아니지만 조금, 아니 아득히 멀어지게 된다. 


수향은 성경의 딸이니까, 정확히 말하면 생물학적으로도 성경과 유전자가 비슷하지만 성경의 딸은 아니다. 성경의 언니의 딸이지만, 언니의 가족이 불문의 사고를 당하고 모두 죽게 되면서 1살 남짓한 수향을 성경은 기르게 된다. 


성경의 부모님은 반대했지만, 아직 자아조차 형성되기 이전의 수향에게, 엄마가 없었을 때의 충격은 더욱 크기에 자신은 엄마로, 아빠는 해외로 돈을 벌러 나간 걸로 말하게 되고, 자신의 딸로 수향을 기르게 된 성경이었다.


그렇게 결정한 게 겨우 대학생 2학년, 성경에게 다가왔던 많은 남자들이 수향에 대한 얘기를 들으면 이제 막 20대라 사회 시작을 제대로 시작도 안 해본 인들에게 아이란 무거운 짐과 같았다.


아직 군대도 가지 않은 이들에겐 자신도 아직 ‘아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도 했으니까. 


“수향아, 엄마가 절대로 너 놓치 않을 꺼야” 


그렇게 성경은 수향을 예뻐하며 자라게 했는데, 수향에게 다른 형제가 없어서 걱정이었다. 만약에 수향이 자신의 언니를 기억한다면 어쩌지? 결국은 성경이 친엄마가 아니라는 사실은 알게 되겠지만 막상 그 순안이 온다면 엄마와, 아빠, 그리고 수향의 언니. 그렇게 사고가 나서 이제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걸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벌써부터 가슴이 메어지는 성경이었다. 


“말은 해줘야겠지”


아직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아기였던 수향, 그런 수향을 바라보며 성경은 안타까웠다. 자신의 꿈을 버리면서까지 지켜내고 싶었던 수향.


성경의 부모님은 비록 큰 딸을 잃은 슬픔은 크지만, 작은 딸이 인생을 제대로 펼치지 못한 것도 한스러워서 수향을 자신이 기르겠다고 했지만 성경을 보면 울던 울음도 그치던 수향을 내버릴 수 없었다.

언니가 살아 있었다면 그냥 예뻐 해주는 이모로 끝났을 테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했다. 수향에게 분명히 엄마가 필요했고 이모인 자신이 해주기로 했다. 

어렸을 때부터 언니는 자신의 동경과 같은 대상이었다. 성경이 현모양처가 되는 꿈을 꾸게 된 것도 너무 행복해 보이는 자신과 나이차가 띠 동갑을 넘어서는 언니의 가족을 보면서 였다. 

어쩌면 수향의 가족들이 성경에게 꿈을 심어 준 것과 다름이 없었다. 비록 이제 수향은 그런 가족들을 더 이상 볼 수 없었지만, 성경도 수향만큼이나 언니가 보고싶었다. 수향의 형제들이었던 눈에 넣어도 안 아픈, 그러나 책임감까지는 없었던 수향의 형제들이 떠올랐다. 


그중에는 이제 수향만 남은 거니까. 


“이모, 아니 엄마가 행복하게 해줄 게 우리 수향아”


그렇게 성경은 수향을 데리고 학교에 가기까지 했다. 수향을 귀여워 해주는 학교 동아리 친구들도 있었고, 마치 여러 명의 엄마가 생긴 느낌이었으니까. 


성경을 처음부터 알았던 친구들은 수향이 성경의 딸이 아닌 조카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늦게 알게 된 사람들은 모두 수향이 성경의 딸이라고 알았다. 성경이 그렇게 말하고 다녔기 때문이었다.


그런 모습을 오래 지켜보던 진규는 성경에게 안 힘드냐고 했다. 성경은 너랑 친구들이 도와줘서 덜 힘들다고 말하면 진규는 오래전 품었던 마음을 성경에게 꺼내 볼까 싶었다. 


아직 모르는 세상, 대학교에 대한 환상은 대부분의 고등학생들이라면 가지고 있었다. 진규도 마찬가지였는데, 진규는 성경처럼 한 사람을 만나 그 사람과 한(瀚: 거대한)사랑을 하고 싶은 게 진규의 꿈이었다. 


그런 진규는 꿈을 품고 대학교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했다. 두사람이 서로에게 끌려 첫눈에 반하는 상황을 바라며 오티에 참석했고 반쪽짜리 꿈을 이루었다. 자신은 반했지만 자신이 반한 상대가 자신에게 반하지는 않았지만, 


그게 바로 성경이었다. 


“수향이가 성경이 네 마음 잘 알아줬으면 좋겠다”

“그렇게, 나도, 우리 수향이가 예쁘게만 아니 건강하게만 잘 자라 줬음 좋겠다”


굳이 얘기하지 않고 수향이에게 악영향이 갈거라 생각해 애써 지우고 있었지만, 성경은 분명히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람, 그냥 알던 사람도 아니고 서로를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상태였다. 


그런 상태에서 정말로 엄마처럼 아이를 위해 힘을 내고 있는 게 바로 성경이었고 그런 성경에게 더 반하게 된 진규였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내가, 수향이 아빠를 해도 될까?’ 묻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아직 가족을 잃은 상처조차 제대로 치료하지 못했을 텐데, 자신의 욕심을 이렇게 꺼낼 수 없었다. 


항상 그랬다. 자신이 성경이에게 마음을 꺼내려고 하면 어떤 일들이 터져서, 하늘이 자신과 성경을 떼어놓으려고 일부러 그러는 건가 싶은 진규였다. 


한 번은 대학 오티 때 성경을 보고 바로 번호라도 물어보자는 심보로 다가갔는데, 그때 성경에게 작은 사고가 생겼다. 별건 아니었고, 나뭇가지에 옷이 걸리면서 어느정도 찢어지게 되었고, 그때 재빨리 겉옷을 벗어 성경을 구해주려 했던 진규였다.


성경은 그런 상황을 잘 몰라 자신에게 갑자기 다가온 진규에게 놀라 넘어질뻔하었고, 겨우 넘어지지 않게 진규가 잡아 서려했지만, 다른 남자에게 선수를 빼앗겼다. 


그렇게 성경에게 다가서려 할 때마다 성경에게 또는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기는 진규였다. 하늘의 신호인가 싶어서 마음을 접어야 하나 싶었지만, 그럴 때마다 성경의 얼굴이 아른거렸고 성경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느 날 성경이 참여한 뒤풀이에서 가족 이야기가 나왔을 때 진규는 성경이 자신에게 했던 말을 떠올린다. 여동생이 있다는 진규의 말에 여동생 예쁠 것 같아요. 라는 말을 했다. 그런 말에 진규는 내 여동생은 모르겠고 성경이 넌 참 예쁘다. 라는 말을 했는데 그때 가게 스피커가 고장나 버즈가 울리는 바람에 아무도 그 말을 듣지 못했다. 말했던 진규만이 들었는데, 


상황이 정리된 후 성경이 “뭐라고? 다시 한 번 말해봐” 라고 말을 했다. 버즈 때문에 듣지 못했던 말, 그 말을 또 다시 하려니까 그냥 내 동생 안 예뻐, 라는 말을 끝맺음을 했던 진규였다. 


다음 학기, 성경이 엄마가 되기 직전의 시간에, 진규의 동생도 같은 학교로 입학을 하게 되서 성경과 만나게 됐는데, 성경은 진규에게 ‘뭐야 동생 예쁘잖아’ 라고 말을 했다. 그때를 기억한 걸까? 그렇기엔 내 동생은 천하의 제일 가는 못난이라고 항상 말하고 다녔던 진규였기에 특별히 그날의 말을 기억한 건 아니라는 생각을 하는 진규였다. 


진규와 성경은 동아리를 같이 하는데, 둘 다 호기심이 많아서 여러가지를 다 하고 싶었다. 그래서 두 사람은 다른 동아리와 연합을 하며 모든 걸 즐기는 ‘기타(잡다동-잡다한 거 다 하는 동아리)’을 만들었다. 두 사람이 동아리 창시자였던 것이다. 


이런 동아리에 가입한 선배들도 있어서 창시자이긴 했지만 실질적으로 이끌어 가는 건 성경이 다했다. 그런 성경이 동아리를 할 때는 진규도 열심히 해서 성경과 매우 친한 친구 사이로 지내게 됐다.


그런데 아무리 동아리에서 모든 걸 다한다고 해도, 아기를 볼 줄은, 아이를 돌보는 일 마저도 할 줄은 몰랐다. 


성경의 조카인 수향을 봐주는 일이 계기가 돼서 보육원에 봉사도 정기적으로 다니게 된 기타 동아리였다. 남들은 처음에 들으면 악기인 기타를 치는 동아리인 줄 알았지만, 그것도 하면서 정말 다 하는 ETC 가 되었다. 


처음엔 성경도 수향을 동아리실에 데려오진 않았다. 민폐라고 생각했기 때문인데 수향이 때문에 성경을 보는 게 힘들어진 진규는 꾀를 내어 수향이를 함께 기르자 라고 제의를 했다. 


다행히도 동아리원들이 모두 동의했다. 이것저것 다 해보고 싶은 열린 마음을 가진 학우들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그렇게 아이를 기르려면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마을이 되어 아이를 함께 돌보게 된 기타 동아리였다. 


어느 날 부터는 수향뿐만 아니라 지신들의 조카들을 데려와 함께 놀아주게 됐고, 그러다 보면 학교의 조교들이나 교수진들의 아이까지 함께 놀 수 있는 놀이공간 마저도 생기게 되었다. 


약간 학교 내 키즈 카페의 분위기가 형성된 기타 동아리였다. 성경과 기타 동아리 일원들은 이런 부분들을 잘 캐치 하면서, 사업 아이템으로도 구상해보았다. 


대학생이니까 할 수 있는 도전들, 처음엔 수향을 기르기로 결심하면서 이런 부분들을 상당 수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결심한 성경이었는데 진규와 같은 친구들이 잘 도와줘서 수향이한테도 잘 하면서도 학교 생활, 그리고 동아리 활동까지도 잘 할 수 있게 된 성경이었다.


“진규야, 고마워”

“고마우면 밥 사”

“그래, 밥 살 게”

“나 비싼 거 먹는다”

“그래, 비싼 거 먹자”


비싼 음식을 먹는 것보다, 안 비싸고 값이 싸도, 너랑 자주 먹고 싶다는 말이 목에서 커트되어 나오지 않는 진규였다.

성경에게 자신은 어떤 존재일까? 이럴 땐 수향이가 부럽고, 질투도 놨다. 저 쪼그만 애가 남자애였으면 더 질투했겠지? 이런 생각을 하는 진규는 자신의 생각에 웃어버렸다.


그런 진규의 웃음을 보고 성경은 물음표를 그리는 얼굴로 쳐다보았다. 


“뭐가 그리 웃겨, 같이 웃자” 

“그냥 니가, 니 얼굴이”

“뭐? 내 얼굴? 뭐 그렇게 예쁘긴 하지. 지금 많이 봐 둬라, 학생 때 아니면 언제 우리가 이렇게 또 보겠어”

“… 계속 보고 싶으면?”

“계속? 그럼 뭐 계속 보면 되지, 나도 너희 같은 친구들이랑 계속 보면 좋지!”


진규는 오랜만에 올려다본 하늘에 뜬 보름달처럼

가득 차버린 마음을 이제는 꺼내 뱉어야 할 것 같은 갈증을 느꼈다.


보름이었던 달도, 그렇게 초승으로, 그믐으로 되어지듯.

그래야 자신도 무언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다. 


“계속 보자, 성경아..”

“그래. 계속 보자~”


서로 다른 계속이겠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같은 계속이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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