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한 May 29. 2024

안유진의 연기를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캐릭터 - 169


안유진의 연기를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안유진의 연기를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진유아

제목: 유아 혼령기


“그게 말이 돼?!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정략결혼은 무슨!”


지금이 무슨 조선시대냐면서 자신에 대한 의사 없이 진행되는 정략결혼에 반대하는 유아였지만, 이 정략결혼은 유아를 제외한 모든 가족이 찬성하고 있었다. 일반적인 가족이 아닌, 유아의 가족은 ‘진설시’를 이끄는 유력 가문, 진씨는 거의 100년이 넘게 진설시를 이끄는 대가문이었으나, 몰락하고 말았다.


못난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결국 진가문은 무너지고 말았고, 유아는 거의 팔려가다시피 하는 처지에 이른 것이다.


“엄마, 나 이제 중학교 졸업했어, 엊그제! 이제 고등학생이라고!”


유아는 자신의 정략결혼은 자신이 태어나기도 전에 이뤄졌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무너져 가는 가문을 살려내려고 했던 할아버지, 그리고 아버지의 약속. 


“이미 고조할아버지 때부터 약속이래, 근데 계속 딸 딸, 아들 아들 이렇게 같이태어나면서 못하게 됐는데 이번에 유아 너랑, 이른이가 태어났잖아..”


두 사람의 정략결혼은 사실 이루어지기 정말 힘든 결혼이었다. 사주 점이 맞는 대상이 태어날 시에 두 자녀를 혼인시키는 부분이었는데, 하필이면 유아와 이른이는 그런 부분을 충족했던 것이었다.


“엄마, 이거 진짜 말도 안돼..”


이런 정략결혼의 약속 때문에 진씨 가문은 자신들의 뒤를 이어 진설시를 이끌고 있는 ‘차씨 가문’을 등에 엎고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떵떵거리며 살아가고 있었다. 


“절대로 안 맞춰질 줄 알았는데, 이게 되네, 천생연분이라..”


이른과 유아의 공통점은 같은 생일이었다. 같은 해, 같은 달, 같은 날, 그리고 같은 시간에 같은 분에 같은 초까지. 그렇게 같은 초까지 함께 태어나면 두 사람은 결혼을 하는 약조, 아주 오래전부터 이어온 약속이었다. 


“아니, 이런 이상한 약속도 문제고, 나는 그 이른인가 이름인가 이름도 헷갈리는 놈이랑 결혼할 생각이 없어!”


그렇게 결혼을 절대 거부하고, 식음을 단폐하려는 유아였지만, 불과 하루도 채 가시지 않은 채 몰래 냉장고를 뒤지다 발견됐다.


“야 조용히해”

“엄마! 여기 언니 냉장고 뒤져”


그렇게 단식 투쟁을 시작한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실패했다. 용돈을 끊겠다는 부모님의 협박이 있기도 전에 이름 엄마 표 카드 3장, 아빠 표 카드 5장을 쌔벼 놓은 유아였다.


“결혼은 무슨, 고등학교나 졸업하고 결혼이지”


부모님이 잡아놓은 결혼식 날짜도, 한 참 고등학교를 다닐 때였다. 만으로 17세기 되는 날의 경혼식, 즉 고등학교 때부터 결혼을 올려야 한다. 


“그때면 투표권도 안 나올 나이인데, 성인으로 인정을 못 받을 나이라고!”


유아는 그동안 나라의 법에 대한 불만은 크게 없었다. 범죄자 처벌이 약하다고 욕은 많이 했지만 정작 그렇게 처벌이 약하게 된 이유인 법을 원망할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부모의 허락이 있으면 미성년자도 결혼할 수 있다는 걸 원망한다. 이 결혼은 자신은 반대하지만 부모님이 강력하게 주장하시니까. 그놈의 차씨 가문은 약속을 위해 유아와 이른이가 결혼하지 않으면 그동안 진씨 가문이 누려온 모든 권리를 뺴앗겠다고 했다.


살고 있는 집에서도 나가라고 하는 것이었는데, 유아는 짐을 싸면서 그럼 나가야지, 이참에 우리 가문도 새로 시작해야한다고 집을 옮기자고 했다. 


“저 선사에 있는 어르신들은 어떡하려고? 유아야,”


유아한테 희생을 강요하는 집안, 단식도 실패했고 이제 집을 나가기야 하나 고민하다가 시도하는데, 집안의 그 따뜻하기도 하고, 푹식하기도 한 매트리스가 벌써 생각난다. 천만 원짜리라고 했는가? 


집사가 자신을 데리러 올 땐 몰랐는데 왜 이렇게 세상은 넓은 건지, 걸어도 걸어도 끝이 없다. 한순간도 대접받지 않고 살아본 적이 없는 유아는 그야말로 당황스러웠다. 


얼마나 가족들이 자신을 금지옥엽 키웠는지를 체감하지만, 결혼하고 난 후의 삶은 상상이 되지 않았다. 주저 앉아서 눈물을 흘린다. 눈물을 감춰주기 위해서였을까, 비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단순히 떨어졌다는 수준을 넘어 쏟아지기 시작한다. 순식간에 젖어버린 유아였다. 슬프다가도 이제는 짜증도 나지만 화를 내야할지 그냥 계속 울어야할지 가늠이 되지 않는 유아였다. 



“이 나이에 무슨 결혼이야, 하고 싶은 게 뭔지도 모를 나이라고!”


그때였다. 그때 손을 내미는 어떤 행인, 그 손을 따라 일어나는데, 웬 백마 탄 왕자가 나타난 것이다. 그를 보며 유아는 생각했다. 이른이가 이런 애라면 결혼할만도 하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무슨 일인데 이렇게 혼자 울고 있어? 집은 어디야? 데려다 줄까?”


그리고, 자신의 생각이 현실이 됐다. 그가 바로 이른이었다. 어떻게 알았냐면 그가 운전사를 부리고 있었다. 운전사를 부린다고 아무나 차이른으로 유추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가 타고 다니는 차는 10억대를 호가하는 외제차였기 떄문이었다.


“태워줄 게, 집주소 불러줘”

“아니, 안 태워져도 돼. 근데 너 차이른 맞지?”

“차이른? 너 내 동생 알아? 나는 차일한인데?”


이른이란 뜻이 숫자 이에 른이 들어간 거라는 사실을 깨달은 유아였다. 일한, 이른 보다 이름이 더 멋있고 잘 생겼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른이 아니라 일한에게 시집을 가야겠다고 다짐하는 유아였다.


“차일한 오빠?”

“오빠? 니가 나보다 동생이라는 증거 있어? 니가 누나면 어쩌려고 오빠야!”

“나 진유아야”

“진유아? 그게 누군데? 누구보고 오빠래, 그래 오빠라고 불러서 하는 말인데, 그렇게 함부로 오빠라고 부르지마, 설레잖아, 유아라고? 너 같은 얼굴로 오빠라고 하는 거 아니야”

“..? 뭐야 나한테 반했다는거지?”

“반한 건 아니고, 예쁜 애가 오빠라고 부르면 다 설레지, 안탄다고 했지? 그러면 잘 찾아가고, 우산은 너 써”


그렇게 일한은 유아의 마음에 우산을 남기고 떠나버렸다. 비가 와서 홀딱 젖은 유아였는데, 이미 우산은 써봤 자 의미가 없었는데, 이제 타박타박 내리는 강력한 빗줄기가 느껴지지 않는 유아였다. 


“차일한,, 오빠. 넌 내 꺼야”


유아는 그렇게 외출 같은 가출에서 집으로 복귀한 유아였다. 유아를 걱정 하는 척 하는 가족들, 실제로 걱정은 했겠지만 걱정은 안됐을 거다. 아마 12시도 못넘기고 유아가 스스로 집에 들어올 걸 사실 유아도 알고, 가족들도 알고 있었을 테니까.


그리고 유아가 모르게 눈치채지 못하게 이미 미행도 붙여 놨을 것이다. 그런 거 하는 사람들이 여기 진씨 가문에는 잔뜩 있으니까. 거기다 여기 진설은 서울도 아니라서 드론도 비행이 가능하다.


아마 모르면 몰랐지 실시간으로 가족들에게 미행을 당하고 있을 지도 몰랐다. 다만 유아의 입장에선 자신의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 이것밖에 없으니 이렇게 쇼로 끝날지라도 해줘야 했다. 


원래 협상을 할 때 모든 카드를 보여주면 안 되는 거지만, 반대로 절박할 때는 모든 것을 내 걸어야 한다. 그게 시위이고 파업이니까. 그렇게 집회를 계속 해가게 되면 일방적으로 얻어 맞고 끝날 싸움도, 협상자리에 앉을 수도 있게 되는 것이었다. 


“나, 차이른이랑 결혼 안해, 근데 그 위에 차일한이라면 가능해”

“유아야, 일한이가 네가 좋아하는 스타일 수 있어. 하지만 넌 일한이가 아니라 이른이랑 해야해”


“됐어, 나는 절대로 일한이랑 안할거니까, 그렇게 알아, 아니 일한 오빠랑 할거니까 그렇게 알아!”


그렇게 차일한과의 결혼을 선언한 유아였다. 가족들은 그래도 결혼을 안 한다가 아니라 차씨 일가 중 하나라도 바꼈으니, 앞으로 이른이가 잘해서 유아의 마음을 설득해주면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게 되었다. 


“말도 안 돼! 그깟 점쟁이 말만 믿고, 내가 진 뭐시기 유아라는 애랑 결혼을 해야한다고?”


유아와 마찬가지로 결혼에 대해서 절대 반대하는 게 이른이었다. 그런 이른이 부들부들 거리면서 기다렸던 게 바로 진설고등학교 입학식이었다. 


이곳에서 유아에게 창피를 줘서 자신을 쳐다도 보지 못하게 만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이었다. 그런 계획을 비웃는 일한이었다.


“니가? 잘도”

“형은 모르면 가만히 있어”


유아는 절대로 진설고등학교로 진학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었는데, 일한이 이 곳에 다닌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을 바꾸고 입학식에 자신이 꾸밀 수 있는 최대한으로 꾸민 후 등교했다. 


마치 유아의 앞뒤로만 레드카펫이 깔린 것처럼 홍해의 기적이 일어나면서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유아였다. 아름다움의 극의가 일어나고 있었다. 


남학생들은 유아를 보며 첫눈에 반하기 시작했고, 여학생들은 도대체 쟤는 누구지, 친해져야 겠다는 희망사항을 품기 시작했다. 그런 모습을 뒤에서 보던 이른은 어이가 없어서 유아를 불러세웠다.


“야 진유아, 니가 진유아냐?”


유아가 고개를 돌리는 순간, 아직 피지 않아서 있지도 않은 벚꽃이 흩날리고, 온갖 향기 좋은 꽃들의 향이 이른의 코를 침투했다. 그리고 에밀레보다 더한 징소리가 마음속에 쿵쿵, 소리를 내며 쿵쿵 울러퍼졌다. 


“…? 진유아..?”


유아는 뭐야 이건, 이라는 표정으로 자신을 부른 자를 쳐다보았다. 여기 학교에 자신의 이름을 아는 자는 지금 일한 밖에 없다라는 착각으로 혹시 일한인가 하는 마음으로 뒤돌아 본 유아였다. 


유아에게 성큼성큼 다가온 이른은, 


“어디 가시오 부인,,”

“너 뭐냐”

“당신의 남편, 차이른이오”

“이 미친 새끼가.”


이른에게 발을 들어올리는 유아였다. 아뿔사, 의도치 않게 이른의 가장 소중한, 마냥 이른이 예정대로 자신의 남편이 된다면 무슨 일이 생겨도 절대로 사수해야하는 곳을 자신이 걷어 차버리고 말았다. 


엄청난 고통에도, 사랑에 빠진 남자는 강하다. 그는 반쯤 주저 앉았지만 끝내 쓰러지지 않고 일어서서 신음에 가까운 소리로 유아에게 속삭였다. 


“넌,, 내꺼야”

“이 미친 새끼”


유아는 단숨에 순식간에 일으킨 실수에 대한 미안함이 사라지고 이번엔 진심으로 다시 한번 똑 같은 곳에 일격타를 날리려고 했다. 그때 유아의 발이 더 올라가지 못하게, 겨우 이른의 정 중앙 다리사이에 닿지 못하게 막아낸 남자가 있었다.


유아의 힘이 약해지게 만들 수 있는 장본인이었다. 


“그만, 그러다 얘 고자 되겠다..”

“뭐야.. 넌 꺼저..”

“넌?”

“형은 가.”


두 사람 사이에 부끄러워진 표정을 짓고 있는 유아, 그런 유아를 보며, ?를 그리는 일한과 코피가 쏟아질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이른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지현우의 연기를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