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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한 Jun 12. 2024

뷔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캐릭터 - 183


뷔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뷔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김태형

제목: 트렌드


“저게 바로 나라고! 내가 바로 트렌드 그 자체였다고!”


태형은 억울했다. 분명 어제까지 ‘뷔’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하면서 세계 1위의 팔로워 10억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예명인 ‘뷔’는 사라지고 본명인 태형이라는 이름만 같은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 깨어났다. 


“김태형, 정신 차리자, 어떻게 된 건지 이유를 찾아야 해”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이유를 알 수 없다. 이 태형이라는 이름을 가졌던 사람은 마치 세상을 떠날 준비라도 한 것처럼, 아니면 만들어진 존재라도 되는 것처럼 어떤 흔적도 없었다.


태형의 기억은 본래 뷔로 활동했었던 기억들이 있었지 이 몸의 태형은 아니었다. 이름이 같아서 바뀌었다기엔 이 세계가 판타지 세계도 아니고, 태형과 태형(뷔)만이 바뀌었다는 게 말이 안 되는데 지금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삶 자체가, 말 한마디가 트렌드였던 자신을 떠올린다. 예쁜 말만 할 줄 안다고 좋아하던 팬들의 모습이 선한데, 태형은 자신인 척 하면서 나쁜 말을 하는 뷔를 보면서 어이가 없엇다. 자신이 어떻게 만들어 놓은 결정체였는데 자신을 타락시키고 있었으니까. 


그렇게 어떻게 해야할지를 몰라서 망설이면서 길거리만 서성거리던 태형에게 누군가 다가왔다. 형색이 도사처럼 생긴 이상한 사람이었는데, 그는 태형을 알아보았다. 


“자네? 살아 있었나?”


이 몸을 알아보는 유일한 인물이었다. 태형은 그 도사가 자신을 알아보자 태형인 척 해야하는지 있는 그대로를 전해야하는 지 몰랐다. 그때 귀를 의심할만한 말을 하는 도사였다. 


“그럼 그 자네랑 이름이 갔다는 인물과 몸을 바꿔버리는 일은 그만두기로 한건가? 잘 생각했네”


태형은 반사적으로 도사의 멱살을 잡으려 다가 차마 어른인 도사한테 그런 짓을 할 수 없어서 손을 허공에서 멈춘다. 이 모습을 제3자가 보고 있으면 참 웃긴 모습일 거란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안으려던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멱살을 잡는 것도 아니고, 구걸을 하는 느낌에 가까운 모습일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하지만 무언가 분위기가 바뀌었는데, 혹시 자네, 저 사람인가?”


도사는 뷔가 박혀있는 광고판을 가리켰다. 태형은 이 도사가 무언가를 알고 있다는 확신에 차서 고개를 끄덕였다.


“할아버지는 무언가 알고 계신거죠?”


도사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러면서 태형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이 몸의 주인, 김태형이란 작자가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일이 있어서 소원을 말해보라고 했더니 뷔처럼 살고 싶다고, 아니 저 뷔가 되고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래서, 내 소원을 들어준거지..”

“아니.. 그럼 저는 요? 원래 저는 요?”

“그게, 나도 진짜 될 줄은 몰랐지”

“그런 게 어딨어요?!!!!”


태형은 어이없어서 이번엔 정말로 도사의 멱살을 잡았다가 0.1초만에 놓아주었다. 아무리 그래도 노인을 공경해야지 노인을 공격할 수는 없었다. 비록 몸은 바뀌었어도, 자신의 착한 마음씨 마저도 바뀌지는 말아야지 하는 생각에 분노를 통제하는 태형이었다. 


“그럼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려면 어떡해야하는데요?”

“똑같이 하면 되겠지..?”


도사는 태형에게 원래의 몸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도사의 방법이 들으니 원래 몸의 주인인 태형이 얼마나 지고 지순하게 노력을 했는지 새삼 실감이 났다. 우선 뷔의 머리카락과 그와 식습관이 같게 조절하는 부분들부터, 


“이건 거의 스토커나 할 수 있는 행동들인데요.”


물론 자신이 뷔였던 태형은 이 몸보다 쉽게 이를 행할 수 있지 않을 까 생각을 했다. 그런데 머리카락은 그렇다 치더라도 침과 피는 도대체 어떻게 구했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도사는 태형이 왜 자신의 방에서 모든 게 치워진지 생각났다. 


그리고 처음엔 자신은 손발이 다 묶여 있었다. 우연히 풀어났다. 뷔로 바뀐 태형은 자신이 굶어 죽거나 아니면 영원히 포박되게 할 생각이었던 것이었다. 그때 호랑이도 제 말 하면 나타난다더니 뷔가 나타났다. 


태형이 그대로 포박되어 있는 줄 알고 나타난 게 분명했다. 태형은 도사의 도움을 받아 일부로 포박된 채 척 하면서 뷔를 설득해 보려고 했다. 


“진짜.. 바뀌었어..”


뷔의 얼굴을 만지며 걸어오는 그였다. 태형은 그를 바라보며 어찌 저렇게 완벽할 수가 있을까? 괜히 삶 자체가 트렌드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비록 지금은 자신의 모습보다 타락한 모습이었지만 그래도 역시 나는 대단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너,, 깨어났구나..”


잠든 척했지만 소용은 없었다. 자기의 본래 몸이니까 아무래도 잘 알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포박당한 척하면서 단숨에 제압을 하려고 했는데, 이를 눈치챈 뷔로 인해서 역으로 포박을 당할 뻔한다. 


당장 뷔의 공격을 피하는 태형, 


“너, 정말 이게 괜찮은 거라고 생각해? 잘 생각해봐, 그리고 너도 나만큼은 아니지만 충분히 괜찮잖아? 왜 이제와서 네 모든 걸 포기하려고 그래?”

“괜찮다라, 아니 안 괜찮아. 조용히 넌 사라져 줘야겠어!”


뷔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사람들을 데리고 왔다. 그들은 당연히 뷔의 말을 따랐고, 태형을 제압하는데 태형은 우선은 그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해서 도주할 수밖에 없었다. 


겨우 그들을 따돌린 그는 도사를 찾아가는데, 이미 뷔가 도사를 찾아갔다. 도사를 제거해 자신의 위협요소를 제거하려고 하는 그였다. 


“자네가 어떻게 나한테!”


도사는 뷔에게 큰소리를 치는 것으로 마지막으로 비명횡사 당하고 만다. 자신의 것이 아닌 것을 얻었는데, 그것이 마치 처음부터 자신 것이냥 행동하게 된 뷔였다.


태형은 그런 뷔의 모습을 보고 화가 부글부글 끓어오를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어떻게 만든 몸이고 쌓아 올린 명성인데 저렇게 한순간에 나락으로 가게 되었는지, 다시 돌아가더라도 저런 모습을 도와주고 있는 주변인들을 어떻게 다시 설득해야 할지 몰랐다. 


“이게 뭐야..”


이런 모든 상황이 어지러운 태형이었다. 착하고 건실하게 산 대가가 이런 건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 


자신이 하는 모든 행동이 트렌드가 되었고 이슈가 되었고 한 편으로는 문화를 만드는 사람이었던 자신이었는데, 그런 모습 때문에 지금 이 꼴이 된 걸로 생각되니 분하기도 하고 도대체 지금까지 뭘 한 건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우쭐하지 말자고 겸손하자고 노력했는데..”


정말 불자도 아니면서 불자처럼, 어떤 종교의 신자도 아니면서 그 어떤 종교인보다 더 열심히 성실하고 선하게 남을 도우면서 살았다고 생각한 태형이었다. 그런데 저런 악마한테 자신의 몸을 빼앗겨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다니, 이건 너무 불공평했다. 


“반드시, 되찾아 오겠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 지 몰라도, 지금의 만행을 어떻게 변명해야 할지는 우선은 생각하지 말고 다시 몸을 되찾는 것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오래전 달마는 자신이 몸을 떠나 몸을 빼앗긴 거라고 하지만 자신은 자기 몸을 떠난 적도 없이 강제로 빼앗겨 더욱 억울한 태형이었다. 


뷔에게 제거당한 도사, 그를 수습하러 온 태형이었다. 도사의 숨은 아직 붙어 있는 모양이었다. 


“내가, 괜한 것을 알려준 죄값을 받는 모양이구먼..”

“할아버지 괜찮으세요..?”

“자네는 이게 괜찮아 보이나? 언제 끊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모양세가..?”

“…”


괜찮아 보여서 괜찮냐는 말을 한 건 아니었다. 보통 괜찮냐는 말도 괜찮아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게 하는 부분도 있었다. 그래서 괜찮아 지라는 의미로 괜찮냐는 말을 한 태형이었는데, 도사의 말을 듣고 있자니 괜한 말을 한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걸 받으세..”


도사는 태형에게 자신의 피로 방금 쓴 부적 하나를 주었다. 


“이걸 그 놈에게 붙이면 그놈은 움직이지 못할 걸세”

“이런 거 말고 다시 몸으로 돌아가는 그런 부적은 없나요?”

“얘끼 이 사람아, 그런 부적 있었으면 아까 알려준 그런 행위는 안했겠지..”

“…”


태형은 착한 마음을 갖자고 열 번은 되뇌었다. 참을 사자 네 번이면 사람을 구한다는 말이 괜히 생긴 말은 아니라는 걸 체감하고 있는 태형이었다. 이 일의 원흉이면서 그런 말은, 애초에 그런 방법을 알려주지 않았으면 됐었 을 일이었으니까.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만 후회해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 다는 걸 태형도 알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이대로 돌아가시는건가요..?”

“허허, 이런 상황에서도 내 걱정을 해주는 건가? 자네 본 얼굴 만큼이나 마음도 착하구만...”


도사는 그후 몇 번인가 몸을 헐떡이다가 마지막으로 콜라 한 모금을 마시고 싶다고 태형에게 콜라를 사오게 시켰다. 태형은 병원으로 가야 하는 거 아니냐며 병원을 가자고 했지만 도사는 한사코 거절했다.


그렇게 태형은 편의점에 콜라를 사러 가면서 근처 병원에서 의사 한 명을 불러와 도사의 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깨끗한 집만 있었다. 뷔가 망쳐 놓은 물건들도 모두 깔끔한 상태로 정리가 되어 있었다. 


“어, 여기 계셨는데, 집도 이렇게 깨끗해진 게..”

“저기 저 그럼 이 콜라 제가 마셔도 될까요?”

“네? 아네..”

“고맙습니다. 저 여기. 이거”


의사는 태형에게 청진기 같은 무언가를 전해주고 콜라를 가지고 사라졌다. 어이 없는 상황의 연속에서 태형은 자포자기하고싶은 마음이 불쑥 들었다. 


“하아. 다시 돌아가면 정말 작은 것 하나에도 감사해야지, 작은 것들을 위한 시도 쓰고, 노래도 만들어야 겠어”


도무지 자신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이들의 연속이었다. 꿈만 같았다. 그래서 볼을 꼬집어 보려다 참는다. 이게 꿈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면 더욱 더 절망에 빠질 느낌이었다. 


도사가 준 부적을 어떻게 자신의 옛 모습, 뷔에게 붙일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그래도 이 부적이 있어서 뷔를 만나면 그의 머리카락과 피와 그리고 침을 강제로 얻어낼 수는 있었다. 


“내 몸에 손 대는 게 좀 그렇긴 하지만 내 몸을 되찾으려면 어쩔 수 없지”


태형은 SNS 속에 자신이 그동안 쌓은 모멘토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뷔를 보며 부글부글 끓으며 지금이라도 달려가고 싶은 마음을 참고 참았다. 


“기회가 올꺼야…”


그때 의사가 뜬금없이 자신에게 주고간 청진기를 보았다. 환자의 심장소리를 듣는 물건이 자신한테 지금 필요한 일이 있을까? 아무리 생가해도 없었다. 


“의사 놀이 할 때나 가능하겠네..”


의사 놀이…?


피와 침과, 머리카락을 가장 안전하게 얻을 수 있는 게 ‘의료’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에 들었다. 그리고 자신이 평소에 빠지지 않는 의료점검을 떠올린다. 


건강은 있을 때 관리 해야 한다며 아무리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절대로 빠지지 않았던 정기점검, 과별 종류도 다양했다. 치과며 피부과며 비뇨과며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의료 쇼핑이라도 하는 것처럼 관리를 받은 뷔였다. 


세상의 트렌드를 이끄는 자가, 건강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어떻게든 스케줄에 구겨넣은 자신이었다. 그런 자신을 칭찬하는 태형이었다. 


“그래, 의사로 위장해서.. 부적을 붙이고..!”


아주 멋진 작전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의사가 되어야 가능한 걸까? 

병원에 잠입하는 방법부터 생각해보는 태형이었다. 


그러다 자신이 주기적으로 헌혈을 했단 사실도 깨 달았다.


“하늘이 무너져도 쏟아날 구멍이 있다고 했는데”


어떻게 든, 무슨 수를 쓰든 자신의 몸을 되찾을 것을 다짐하는 태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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