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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한 Jun 25. 2024

송승헌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캐릭터 - 196


송승헌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송승헌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송승복

제목: 비밀 경호 임무


“이제 그만 승복해라”


죽어도 지지 않는다는 철학 하나로 힘든 길을 버텨낸 승복이었다. 


“내 안 집니다!”


승복은 절대 승복하지 않았다. 목숨을 걸 필요도 없이 그저 점심내기로 시작한 팔씨름이었지만, 거의 한 시간째 엎치락 뒤치락하고 있다. 상대는 무려 전국 팔씨름대회 준우승자, 팔씨름 하나만큼은 이미 사람들이 모두 인정한 초 고수였다.


“나도! 딱 한 번 졌다!!! 두 번은 안 진단 말이다!”


두 사나이의 피할 수 없는 승부였다. 가까워질수록 엑셀을 밟은 차처럼 일촉즉발의 긴장감을 유지하며 서로의 눈빛을 파고들며 이미 붉어 곧 폭발할 것 같이 부들부들 떨리는 팔이었다. 책상이 흔들리지 않게 이미 여려 명의 경호대원들이 책상을 붙잡고 있었다.


“그만!”


그때 탁상을 탁 치며 두 사람의 승부를 끝내려는 자, 이들의 대장이었던 경호대장 ‘경대’였다. 


“아 대장, 지금 흥미진진한대”

“흥미진진하긴 한데, 한시간이나 됐잖아 그만해. 이 승부는 승자도 패자도 없는 싸움이었다. 시켜 놓은 짜장면이 이미 다 불었어! 밥 먹고 다시 하던가 여기서 끝내”


혹시라도 이 틈을 노려 스퍼트를 올려 승부를 볼까, 아직도 두 사람은 힘을 주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두 사람의 뒤로 사람들이 가고, 경대가 두사람의 손을 붙잡고 이제 그만 하고, 손을 놓게 만들어 겨우 끝나는 팔씨름이었다. 


엄청난 압박을 주는 동시에 당했던 손은 부들부들 아직도 떨렸다. 막상 끝나고 보니 제대로 주먹이 쥐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마치 팔 한 짝이 떨어져 나간 느낌을 받는 승복이었다. 자신만 그런 건 아니었던지 상대도 손을 폈다 쥐었다 했다. 승복은 그 조차도 힘들었는데, 역시 전국제패를 거의 눈 앞에 뒀던 인물이라 그런지 대단한 악력과 팔 힘이었다. 


“너희가 목숨을 걸어야 할 건 전혀 다른 일인데, 무슨 팔 씨름 하나에 목숨을 걸어”

“팔 씨름 하나도 헛트로 생각하지 않는 부분을 칭찬해 주시죠”

“점마 저거 다 잘하면서 팔씨름 마저도 잘할라 안 합니까. 꺾어 나야지!”

“됐고, 승복이 너는 나 따라와, 이번 해외 순방 때 너도 간다”

“정말입니까?”

“왜 가기 싫어?”

“아니요. 꼭 가고싶습니다”

“그래, 가자”

“아 대장, 우리는요?” / “나는요?” / “저는요?”


자신도 데려가 달라는 아우성들이 가득했다. 그러자 경호원들을 돌아보는 경대, 피식 웃으면서 승복을 자신에게 끌어당겼다. 그러자 승복의 얼굴이 경대의 가슴팍으로 스르르 흘러 넘어왔다. 


“니들, 송승복 대원이랑 맞짱 떠서 이길 자신 있냐?”

“정정당당한 승부입니까?”

“정정당하지 않으면, 이길 자신 있고?”

“총으로는 제압할 자신 있는데요?”

“야 인마, 그건 총만 있음 다섯 살 짜리 애도 얘 죽일 수 있어”

“아니.. 아무리 그래도 다섯살한테 죽지는 않습니다.”


승복이 대장을 올려다보며 볼멘소리르 한다. 으이구 하는 표정을 짓는 경재, 됐고, 다들 밥이나 먹으러 가자라고 말한다. 가는 도중에 승복에게는 이번 해외 일정은 꽤나 까다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무슨 이유입니까?”

“많은 인원이 가겠지만, 대통령은 몰래 분장해 움직일 것이다. 너랑 나, 그리고 정실장과 국방요원 허대령만 동행한다. 자세한 내막은 알려줄 수 없다”

“VIP가 그렇게 직접 움직이는 겁니까?”


대답하지 않은 경대는 승복의 어깨를 한 두번 쳐주고 사라졌다. 그렇게 불어버린 짜장면이 기다리고 있을 줄 알았던 식당에는 새로운 김이 모락모락 하는 중국집이 기다리고 있었다. 


쉽게 결판을 내지 못한 탓에 경대가 새롭게 중국집을 시켜 놨기 때문이었다. 


“오, 역시 대장, 센스 하나는 최고!”

“니들이 누구냐, 이 대한민국에서는 만인지상의 곁을 지키는 사람들이다. 배는 못 부르더라도 배 고프지는 말아야지, 그래야 우리 대통령님도 잘 모실 수 있지 않겠냐?”

“맞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승복은 경대가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경대가 아니었으면 자신은 여기 청와대에 있지도 않을 것이었다. 처음 경대를 만난 건 막 군대에서 작전 A급의 딱지를 땄을 때다. 


이 A급 딱지를 딴 사람만 활동할 수 있는 특수부대원과의 협력이 있었다. 이 특수부대는 미국의 델타 포스 부대를 닮은 한국의 특수부대였다. 국정원의 블랙요원과 같았는데 직업군인만 그 존재를 아는 비밀의 부대였다.


외부적으로는 그냥 해병대 소속으로만 알려져 있다. 실제로는 해병과 전혀 다른 부대로 분류되며 이들의 명령권자는 ‘국방부장관’이었다. 


장관의 비밀임무를 맡아서 장영부대라고 불렸다. (국방부 장관의 그림자 부대), 그 이름을 본따 무영부대라고 불리기도 했다. 장관의 그림자처럼 활동하지만 그림자를 남기지 않는 존재들이라는 의미였다. 


그런 무영부대와 활동을 하는 건 그만한 실력자들이었는데 승복은 선임자가 작전중 죽어 근처에 휴가를 갔는데 군인이라는 이유로 소통이 되어 우연히 작전을 함께 하게 됐다. 


“우리가, 작전을 같이 하는 이유는 단지 머릿수가 필요하기 때문에 니가 통신 역할만 하는 척 하면 된다”


그들은 제대로 된 통신을 승복이 하지 못할 거라고 보고 선 조취 후 보고 형태를 취하려고 했는데, 승복이 단기간에 통신기기를 마스터하면서 오히려 작전을 이끌게 되었다. 그런 모습을 눈 여겨 본 경대였다. 


경대 덕분에 추천을 받아 특진을 했던 승복이었지만 자신과 군대는 맞지 않았다. 상명하복 자체에는 납득하기 어려운 명령도 많았고 이런 부분에 승복하지 못한 승복이었다. 승복은 강강약약의 성격이 강해서 자신보다 후임들에게는 천사와 같았지만 선임들 중에서 도저히 납득하지 못하는 명령을 내리고, 군대의 암처럼 느껴지는 선임자들에게는 말 그대로 잘 개겼다. 그래서 거의 잘리다시피 군대를 뛰쳐나와 방황 비슷하게 할 뻔 한걸 경대의 추천으로 경비원으로 일하게 됐다.


그러다 난리 통에서 고위직 관리가 아니라 더 위험해 보이는 시민을 지키면서 오히려 그 관리의 눈에 띄게 됐다. 그리고 그 관리의 추천으로 경대와 다시 만나게 됐다. 


“너, 그때 그.. 그놈!”


무영부대의 작전은 노출되면 안 되기에 작전명은 언제나 같다. 그래서 작전명으로 그 작전을 기억하기는 쉽지 않았다. 워낙 수 많은 작전을 뛰기에. 


“어, 그 무영부대의..”

“됐고, 나랑 겨뤄보자”


그렇게 승복과 한 판 승부를 하는데, 경대역시 만만치 않은 인물이라 승복은 처음으로 벽을 느꼈다. 쉽게 승복할 수 없는 승복이었지만 경대와의 벽은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


그러나 차마 자신의 입으로 패배를 선언하지 못했던 승복, 경대는 그런 승복을 재밌어 했다. 


“아직 부족하지만, 조금만 더 노력하면 충분히 쓸만하겠네”


그렇게 승복을 사설 경호업체로 보냈고, 중간에 소방과 경찰 시험을 치게 만들었다. 경대에게 패한 분함으로 잠을 줄이고 체력을 기르고 속도는 올리고 노력하면서 경찰과 소방의 시험도 합격하면서 당당히 다시 재시험을 쳤던 승복이었다.


그때는 경대가 시험관이 아니었다. 경대는 이미 대통령 경호대의 1인자가 되어 있는 상황이었다. 결국 최후의 면접까지 붙게 되어 다시 경대를 만난 승복이었다.


“이 놈, 물건이네? 십 년은 걸릴 줄 알았더니?”


그렇게 승복은 경대의 인정을 받고 경호대에서 일할 수 있게 됐는데, 여기는 그런 경대가 인정한 사람들이 바글바글 했다. 말 그대로 우물안에서 놀던 개구리가 밖으로 나온 느낌을 받는 승복이었다. 


몸은 더 근질근질해서 절대로 지면 안 되겠다. 지더라도 인정하고 반드시 이기겠다 다짐하다가 그런 팔씨름의 사태까지 벌어지게 된 것이었다. 


“저, 다시는 안 집니다”


말과는 무색하게 분명히 경대가 아무리 세다고 하더라도, 인간의 한계상 늙을 수 밖에 없는 몸인데도 아직까지 경대를 넘지 못하는 승복이었다.


“데이터로 보면 니가 분명 위어야 하는데, 왜 항상 나한테 지는 지 아나?”

“… 모르겠습니다. 분명히 이길 수 있을 것도 같은데…”

“니가 이미 날 한계로 정해서야. 더 노력해라”

“…”


쓰라린 패배의 경험은 분명히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게 만들어 승복을 강하게 만들어 주었지만 반대로 경대라는 높은 벽을 언제 넘을 수 있을까 라는 조바심으로 한계를 만든 건 맞았다. 스스로 만든 벽을 넘어서야만 가능했다.


하지만 너무 높아, 승복은 벽을 넘는 게 아니라 부셔버려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경대와 정면으로 승부하기 보다는 다른 방향으로 경대를 이기자고 했고, 실제로 테니스라던지, 농구라던지 경대가 미처 대처할 수 없었던 다른 분야에서 승리했다.


그러자 경대에게 항상 밀리던 검도나 사격에서도 승리하기 시작했다. 


“이제 제가 이긴 겁니다”


작은 도미노를 점차 큰 도미노로 확장하며 넘어뜨리는 것처럼 그렇게 승복은 경대라는 자신의 목표를 잘 이용해 성장했다. 


후루루짭, 소리를 내며 중국집 음식들을 섭취하고 있는 경호원들, 모두 엄청난 사람들 사이에 여전히 성장중이던 승복이었다. 


해외순방에 자신을 데려가는 것도 인정받은 것과 다름이 없었고, 거기다 언론에는 노출되어서는 안 되는 특별한 자리에도 따라가게 되다니, 인정받은 느낌이 들어서 오늘은 두 발을 뻗고 잘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엔 인정뿐만 아니라, 승리도 가져가주겠어”


젓가락을 들기 힘들어 포크락으로 짜장면을 먹는 승복이었다. 이 팔씨름도, 그리고 경대한테도 꼭 탭아웃을 받아내, 승리를 얻어내겠다고 다짐하는 승복이었다. 


자신의 상대 선수는 벌써 젓가락을 사용하면서 짜장면을 먹는다. 아무리 그래도 역시 선수는 선수였다. 도대체 저 놈을 이긴 놈은 누구지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걸 물어 보는 건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라 일단은 오늘은, 어쩔 수 없이 무승부에 만족하자고 생각했다. 


청와대여서, 청와대 주방장이 직접 만드는 자장면이 제일 맛있지만 아무래도 퇴근시간대여서 오늘은 직접 만든 수타면은 아니었다. 그래도 청와대 근처의 중국집이라 그런지 맛집이어서 충분히 배부르고 맛있게 먹는 직원들, 경호원들이라 그런지 떡대는 조폭들이 연상되게 크진 않고 검은 정장이 아니면 그냥 일반인들이라 해도 모를 정도의 힘숨찐인 그들이라 해도 한 그릇은 부족하고 두 세 그릇씩 먹어 치웠다. 


그렇게 깊은 밤이 지날 때, 며칠 후 해외순방의 대한 경호 기획이 시작되었다. 계획 따라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모든 걸 기획하는 비서실과 경호실. 


“대통령님이 혼자서 이동해도 될까요?”

“절대 안 돼죠”


상대측에서 요구한 건 대통령과의 단독 면담이었다. 그러나 이건 아무리 대통령의 명령이라도 국가의 수반자를 혼자, 그것도 외국에서 그렇게 다니게 할 수는 없었다. 


“대통령의 시간은 국민의 시간입니다. 비록 24시간 공개할 수는 없어도, 경호는 해야죠”

“대통령의 24시간..”


승복은 자신이 이런 작전회의에 들어왔다는 게 신기했다. 곧 정신을 차릴 쯤엔 자신의 시야에 보인건 대통령의 얼굴과 그 뒤로 창문사이의 구름들이었다. 


이어 한국의 배경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볼 법한 배경들이 펼쳐진다. 실제로 다른 나라니까 당연한 것이지만 뭔가 꿈을 꾸는 느낌을 받는 승복이었다. 


“자, 넌 이걸로 갈아입고”


승복은 일반인 복장으로 갈아입고 경호를 나서다가 몰래 옷을 갈아입은 대통령과 빠져나간다. 


비록 해외순방이지만 체류국가에서조차 이 작전을 알아채서는 안 된다. 


그렇게 극 소수의 인물들만이 움직이는데, 승복은 자신의 눈을 믿지 못한다.


“비밀..로 만나는 사람이 저 사람이었습니까?”

“그래..”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말하는 경대였지만 빛 반사로 비치는 그의 표정도 ‘헉’하는 표정이었다. 


“허…”


승복은 신기했는데, 약속을 어긴 건 이쪽 만아 아닌 듯 보였다. 저쪽에서도 그쪽의 VIP들이 몰래 경호를 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행동이 더 수상했다.


“저거 북쪽 경호원들 인 줄 알았는데, 아닌 것 같습니다.”

“뭐, 어디?”


가만히 상황을 살피는데, 그럴 필요가 없는데 총구를 꺼낸다. 향하는 게 남쪽의 수반인지, 북쪽의 수반인지 알 수 없으나 최대한 총포가 울리지 않게, 또 울리더라도 인명의 피해가 일어나지 않게 막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본능대로 움직여, 벽에 부딪치지 말고!”


경대는 가장 적절한 명령을 내리고 곧장 움직였다. 승복은 경대가 움직이는 반대로, 경대가 움직이지 않은 반대쪽으로 몸을 움직였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의, 비밀 경호임무가 숨가쁘게 시작돼 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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