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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한 Jul 15. 2024

신슬기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캐릭터 - 217


신슬기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신슬기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정슬기

제목: 슬기로운 바른 복수


“봐, 엄마 아빠도 모르잖아”

“실망이야, 어떻게 엄마도 아빠도 모를 수가 있어?”

“미안해, 너네가 그렇게 똑같이 생겼는데, 어쩜 그렇게 똑같이 생겼니.. 아니 엄마가 미안.”

“아빠도 미안..”


슬기와 바른이가 합심하고 부모님을 속이려면 깜빡 속을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은 한 부모를 둔 일란성 쌍둥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붙어 자라며 똑 같은 외모를 보여주고 있었지만 또 신기하게도 성격은 오히려 정 반대인 두 사람이었다.


좋아하는 것도 달랐고 싫어하는 것도 달랐던 두 사람이었다. 바른 이가 조금 더 침착한 측면이 있었고 이름처럼 바르게 살았는데, 슬기는 이름처럼 슬기롭게 살기는 했는데 그게 어른들이 생각하는 그런 측면이 아니고 꾀가 많아서 남들보다 더 슬기로운 측면이 분명히 있지만 꾀 돌이라는 말이 오히려 슬기롭다 라는 말보다 어울리는 언행을 보여주고는 하였다.


“슬기롭게! 바르게!”


이름처럼 슬기와 바르게 살라는 말을 귀에 딱지가 생길 정도로 들었던 두 사람이었지만, 성격은 원래 부모에게 물려 받는 거라고 아무리 고쳐도 고쳐지지 않는 부분이 있다. 바른이는 사실 부모님의 속을 섞이지 않기 위해서 적어도 부모님 앞에서는 고치려는 태도를 보여주고는 했지만 슬기는 대놓고 부모님을 골탕 먹이기 일쑤였다.


“정슬기! 너 그러면 정말 용돈 끊을 줄 알아!”

“나 알바해서 괜찮아, 원래 자기 인생 자기가 챙기는 거지, 혼자 와서 혼자 가는, 아 나는 혼자 온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안 그래 바른아?”

“말은 바로 해야지, 불리해지니까 나 찾는 거야? 아빠 그러면 슬기 끊어진 용돈은 그냥 묶혀두는거야?”

“그걸 바른이한테 줄까?”

“야 정바른! 너도 은근히 기회주의자다!”

“우리가 한 배에서 태어났는데, 그래도 꼭 외모만 아니라 이런 성격적 부분도 닮은 데가 있어야 쌍둥이 자매라고 불러야 하지 않겠어?”


두 사람은 지독히도 붙어 있었다. 처음 태어났을 때도 두 사람은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엄마의 배에서 나오지 못했다. 두 사람의 손이 동시에 엄마의 양수가 터지면서 나왔다. 서로 나오려다 보니까 몇 시간이 지나도 진척이 없고 이대로는 세 사람의 목숨이 모두 위험한 상황까지 이르고요 말았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제왕절개로 두 사람을 꺼내는데, 그래서 누가 언니냐 누가 동생이냐에 대한 부분은 말이 많았다. 그래도 바른이가 9초 차이로 언니로 지명되고 있었다.


“언니한테 잘 해야지”

“9초 차이잖아! 1분 정도 차이가 났으면 내가 언니대접 해주고, 그랬다! 하지만 9초는 아니야!”

“너 육상에서 1초 차이가 얼마나 큰 지 알아? 9초면 한 코스를 다 돌 시간이라고”

“정확히 9초 하고 0.62초가 더 필요하니까. 그 말은 틀린거지”

“언니 말 좀 들어, 그래야 슬기롭고 바르게 지내지~”

“히히 그럼 언니가 이 동생 용돈 좀 줄래?”

“자, 공부나 시작해볼까?”


슬기는 다른 친구를 만나도 언니와 티격태격하는 성격이 그대로 드러났지만 바른이는 다른 친구들에겐 조용하게 소문이 나 있었다. 그런 부분이 약간은 억울한 면이 나타날 때도 있었던 슬기였다.


둘 다 숙제를 못해갔던 날이 있었는데, 바른이에게는 사정이 있었겠지 싶었던 선생님이 슬기에겐 왜 안 했냐고 먼저 따지고 물었을 때였다. 정답이어서 할말이 없었다. 바른이는 열심히 숙제를 했고 슬기가 장난치다 음료가 엎질러가는 바람에 바른이가 숙제를 내지 못했던 것이었다.


그래도 조용히, 언니 답게 슬기의 탓하지 않고 스스로 감내하던 바른이었다. 그럴 땐 슬기도 바른이가 언니긴 언니구나 인정하는 측면도 컸다.


두 사람은 똑 닮은 외모를 가지고 있었지만 이상하게 인기는 바른이가 훨씬 많았다. 아무래도 성격상 나대는 슬기 보다는 조용한 스타일에 제 할 일은 다 하는 현모양처처럼 보이는 바른이가 조금 더 인기가 높았다.


슬기도 인기가 없는 건 아니지만 바른이에게는 살짝 밀리는 그런 느낌이었는데, 이상하게 연애는 슬기가 훨씬 많이 했다.


남자친구와 헤어진 날, 우연히 두 사람이 동시에 헤어진 날이었다. 슬기는 아무렇지 않게 집에 들어와서 티비를 켜는데 슬기는 세상을 다 잃은 표정을 짓고 바닥만 보면서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누가 봐도 운다.


“야, 세상에 널린 게 남자야. 남아선호사상 때문에 심지어 남자애들이 더 많은데, 그깟 사랑 하나 때문에 세상 잃은 표정 할래?”

“니가 내 마음을 어떻게 알아? 나는 오늘 내 전부를 잃었다고”

“지가 먼저 헤어지자고 했으면서”

“헤어지자는 말이 헤어지자는 게 아니잖아”

“헤어지자는 게 헤어지자는 거지, 왜 헤어지자는 게 아니래. 뭔 또라이 같은 말이야. 야 나와 이 언니가 맛있게 비빔밥 해줄 게”

“언니는 나거든!”

“아 또, 이럴 때 따질 건 따져, 그래도 괜찮나 보네”


엄마의 뱃속부터 지금까지 서로 떨어지지 않고 살아왔던 두 사람이었다. 그런 두 사람은 유치원, 초등하교, 중학교, 고등학교 때까지 단 한 번을 떨어지지 않고 자라왔다. 물론 한 순간, 찰나 이렇게 까지는 아니고 적어도 일주일 안에 한 번 이상은 무조건 보는 정도로, 같은 지붕 아래에서 계속 살았던 두 사람이었다.


그런데 슬기와 바른이가 처음으로 나뉘게 된 건 대학 때문이었다.  성적 때문이라기 보다는 슬기의 선언 때문이었는데.


“유학을 가고 싶다고?”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초등, 중, 고등학교를 함께 지낸 것처럼 대학교도 함께 지낼 거라 생각했다. 슬기의 말에 바른이도, 엄마도, 아빠도 놀랐다. 4살 차이가 나는 동생 마저도 놀랐다.


“누나, 큰 누나랑 같이 대학도 같이 가는 거 아니었어?”

“무슨 대학까지, 결혼도 같이 할려고?”

“아, 형부 고생 심하겠네, 큰 누나는 괜찮은데 작은 누나(고개를 저으며)는 쩝”

“뭐? 뒤질래?”

“아니, 슬기야 유학 준비는 했어? 가고싶다고 덜컥 갈 수 있는 게 아니잖아”

“엄마랑 아빠가 허락 안해주면 나 가출해서 몰래 가는 거고, 허락해주면 종종 연락하면서 지내는 거고”

“아니 슬기야, 너 고등학교 3년 동안 아무 말없었어”

“그때는 몰랐으니까”


어느 날 갑자기, 예고편도 없이 통보한 슬기, 바른이는 그런 슬기를 유일하게 지지해주는 가족의 일원이었다.


“어쩐 일로 니가 나한테 아무런 잔소리를 안 해?”

“네가 말로는 함부로 하는 거 같아도 속은 나름 깊잖아? 적어도 나의 10분의 1정도만 돼도 깊은 거니까. 어련히 알아서 잘 했겠지”

“또 말하면서 자랑이야. 근네 너 때문에, 아니 언니 때문에 내가 유학을 결정할 수 있었어”

“나 때문에? 내가 뭐 너한테 실수했니?”

“실수는 아니고, 장녀 역할 잘 해줬잖아. 그러니까 언니 믿고! 나는 내 꿈을 펼치러 간다!”

“허, 그래 이 언니가 응원해줄 게 뒷바리지도 전부는 못해도”

“에이, 그건 내가 알아서 한다. 너 알바 3개 할 때 나는 30개 했다”

“언니라는 말 좋은데 계속 해봐”

“싫은데~ 내 맘~”


그렇게 슬기는 바른이의 적극 지지와 어차피 말려봤자 정말로 인연만 끊길 거 아는 부모님이었기에 슬기의 유학길을 허락한다.


공항에 도착하자 울 것 같은 표정을 보이는 바른이었다.


“떠나는 건 난데, 왜 니가 울어”

“야, 넌 안 슬프냐”

“나도 슬퍼, 그런데 그걸 밖으로 꺼내서 나 슬퍼요~ 광고하고 싶지는 않아”

“진짜, 예전부터 느꼈지만 처음부터 느꼈지, 지 멋대로야. 언니가 하고싶다고 나를 끌어당기지 않나”

“야, 그래서 니가 나 발로 찼잖아.”


동생은 두 사라이 지금 무슨 대화를 하는 걸까 싶어서 설마 태아기때 태어났을 때를 말하는 건가 싶었다. 자기한테는 아무 기억이 없는데, 쌍둥이는 2배의 용량이라서 기억을 하나 싶을 정도였다.


“누나 잘 갔다 와, 우리 집은 내가 잘 지키고 있을 께”

“그래 믿을 게 동생아,”

“누나 근데 내 이름은 알지?”

“막내 이름 알지~ 막내잖아”

“아, 진짜 누나!”

“누나는 갔다 올 게, 9초 일찍 태어난 큰누나 말 잘 듣고 있어”

“아이, 진짜..”


그렇게 슬기를 배웅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슬기의 빈자리가 바로 느껴 쪘다. 항상 5명이 탄 차에서 쉴 틈 없이 라디오를 틀어 놓은 거 마냥 떠들었던 슬기였다.


겨우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슬기의 빈자리가 느껴지는 가족이었다. 동생이 어떻게 든 채워 보려고 했지만, 만약 처음부터 동생이 시끄러웠던 부분이 컸다면 채웠을 수도 있었겠지만 슬기의 빈자리를 채우려는 게 보였기에 오히려 슬기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정슬기, 정말 지 멋대로”


원래는 그러지 않는 바른이었지만, 부모님에게도 말하지 않고 어느 날 갑자기 슬기를 만나러 왔다. 슬기는 최첨단 홀로그램 거울이 생긴건 줄 알고 깜짝 놀랐다.


“와 볼써 공과대학에서 이런 기술을?”


얼마전에 들었던 홀로그램 거울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자신과 완전히 똑 같은 모습을 한 모습.


혹시나, 설마 싶은데 그럴 일은 없으니까.


“정슬기. 너 이 언니 못 알아보냐?”

“언니? 너 설마 정바른?”

“그래, 너 맨날 카톡에 내가 보고싶다면 시간이 지나면 보자 이런 말이나 하고, 방학 때도 안 오고!”

“비행기 값이 얼만 대, 그거 면 내 방 크기가 달라져”

“진짜, 슬기 답다 정슬기”

“어떻게 온 거야? 혼자 온 거야?”

“은근히 너도 가족들이 보고싶긴 한가 보구나”


가족 단톡 방에 가장 많은 사진을 올리는 게 슬기였다. 다른 가족들의 사진을 요구하는 것도 슬기였으니까.


“나도 엄연히 정씨 가문의 일원이야. 보고싶지~ 하지만 내 꿈을 위해 달려나가는 게 또 정슬기잖아~”

“그래, 그래서 내가 보러 왔어 보고싶어서”

“아. 이래서 남자애들이 너한테 그렇게 뻑 가는 거구나, 캬~”

“말도 마, 나 이제 남자 안 만나려고”

“왜 너도 좋아하잖아 남자들, 남자들도 너 좋아하고”

“이제 질려, 혼자 살려고”

“니가? 안될 걸~”


슬기를 꼭 끌어안는 바른이, 슬기도 오랜만에 바른이를 꼭 끌어안았다. 그렇게 오랜만에 단톡으로도 채 전할 수 없었던 속앓이와 여러 이야기들을 나누는 두 자매였다. 그렇게 바른이를 배웅해주는 슬기였는데, 자신을 가족들이 배웅해줄 때 이런 느낌이었겠구나 싶었다.


“와, 그냥 마중만 나오면 되는 게 아니라, 엄청 어려운 거였구나”


문득 가족들이 생각났다. 그리고 이번에 참여한 논문이 대박이 나서 교수가 참여에 도움을 준 학생들에게 특별 보너스와 휴가를 주었다. 조교로 일하고 있던 슬기도 교수의 보너스와 휴가를 받았다. 다들 함께 여행을 가자고 했는데, 슬기는 한국으로 갔다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럼 한국으로 여행갈까?”

“한국? 좋아!”


그렇게 한국으로 여행을 온 슬기와 학교 동료들.


슬기는 바로 바른이를 찾아갔는데 없다.

학교에서 바른이를 찾는 슬기, 그런데 슬기를 보고 놀란 어떤 남자.


“정바른. 니가 어떻게?”

“어… 바른이”

“너,, 빠져나온거야? 아니 어떻게 된 거야. 이 오빠가 간다고 했잖아”


‘빠져나와?’ 순간 그 남자가 자신도 모르게 흘린 말을 듣고 슬기는 그가 바른 이의 남자친구 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아, 하하, 저 오빠..”


슬기는 직감으로 그가 바른이에게 무슨 짓을 저질렀다는 걸 알게 됐다.

바른이가 사라진 이유도 모두 이 새끼 때문이라는 걸 알아차리고 그를 미행하기 시작했다.


한참 한국 여행을 즐기고 있는 동료들에게 부탁했다.

자기 가족인 바른이를 위해서. 도와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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