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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한 Jul 14. 2024

황보름별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캐릭터 - 216


황보름별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황보름별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황보름

제목: 규장각 도깨비전 


“내가 왕이 되게 해줘”


보름은 일반인 출입금지 구역인 규장각에 들어섰다. 그곳에는 오래전부터 존재했다는 도깨비가 살고 있다는 전설이 돌고 있었다. 


규장각의 도깨비의 저주에 대해서 소문이 돌았다. 누군가에게는 저주였고, 누군가에게는 축복이었다. 규장각의 도깨비는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는 대신, 목숨을 가져간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이 나라의 왕이 되고 싶어”


왕이 사라진 세계에서의 왕이란, 대통령을 말하는 것일 수도 있고 돈이 가장 많은 사람일 수도 있었고 여러가지로 적용될 수 있었다. 


하지만 보름의 기대와는 달리 규장각안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날이 저물고 있어서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그때 경비원이 규장각 주변을 돌고 있는 게 느껴졌다. 아무래도 규장각 자체에는 관람객이 출입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들어올 생각은 안 하는 모양이었다. 


“진원 씨, 오늘은 저기 도서관 안에도 좀 보고 와요. 요즘 인터넷에 규장각 도깨비? 뭐 이런 게 소문이 돌아서 얼마전에도 청년 두 명이 몰래 들어왔다니까”

“거 참, 그런 뜬 소문을 믿는 사람들이 아직 있나요? 네 알겠습니다.”


고궁을 관리하는 직원이 안으로 들어섰다. 아직 날이 어둡지 않아 후레쉬로 비치는 건 아니었지만 혹시 모르니 불을 켜고 도서관을 한 번 훑어봤다. 


보름은 몸을 숨겨 경비의 시선을 피했다. 실제로 도깨비가 없다고 해도 자신이 몰래 이곳에 출입한 자체가 밝혀지고 싶지 않았다. 스스로 하지 말란 건 잘 안하고 살기도 했고 그래서 들켰을 때 꾸지람이 왠지 무서웠다. 


그런 보름이 규장각 도깨비를 만나고 싶었던 이유는 감옥에 잡혀간 아버지를 풀어주고 싶어서 였다. 보름의 아버지는 정직한 정치인으로 유명한 국회의원 황 정승이었다. 황의원은 차기 대통령 감이라고 불릴 정도로 훌륭한 사람이었는다. 보름도 아버지를 존경했는데 그런 아버지가 현재는 불법 비자금 형성으로 검찰 수사중에 있었다. 


“우리 아빠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 나는 아빠를 살리고 싶어, 나를 왕으로 만들어줘”

“왕이라, 그렇게 되면 네 아빠는 살아나나”


어디선가 들리는 목소리에 보름은 놀라 주변을 돌아보았다. 분명히 경비 아저씨가 사라지는 모습을 봤는데 자신에게 대답할 사람은 없는데 누구지 싶었다. 누군가 이미 아저씨가 말한 사람처럼 자신처럼 소원을 빌기 위해서 이곳에 왔던 걸까? 


“오랜만이군, 인간, 나에게 소원을 빌면 너는 나에게 뭘 줄 수 있지?”

“소원을 빌면, 목숨을 받쳐야 한다고”

“우습군, 그런 소문으로 내가 소원을 들어주는 일을 막아선 건가. 나쁜놈..”

“네..?”


자신이 말하고 있는 대상이 누군지도 모르던 보름은 갑자기 겁이 몰려왔다.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한 잊혔던 공포심이 되살아 났다. 아버지를 구해야 한다는 의협이 누르고 있었던 다른 감정들이 쏟아나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떨지마라, 나는 네가 찾던 규장각의 도깨비 ‘규우”다”


파라면서 파랗지 않은, 붉은 면서도 붉지 않은 파란색과 붉은색의 혼합된 혼 불의 형태가 나타났다. 그러더니 평소에 보름이 좋아하고 있던 아이돌의 모습이 됐다.


“뭐, 뭐야”

“그 사진을 보고 이 모습을 하면 네가 떨지 않지 않을까 했다”

“어, 사진?”


지갑속에 들어가 있던 사진이었다. 사진은 여러 장 있었는데 왜 이 사진으로 한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도 있고, 강아지도 있고, 가족 사진도 있는데”

“가장 많이 만진 흔적이 있더군, 가장 많이 보고 싶어하는 사람 아닌가? 이 사람을 살리려고 하는 건가?”


아무리 그래도, 아이돌 가수를 살리기 위해서 두려움을 무릎 쓰지는 않는다. 


“아니야. 내가 살리고 싶은 건 내 아버지야, 이 나라의 진정한 국회의원 황정승!”

“황 정승..? 황희 정승이 되 살아난 건가? 내가 이 도서관에 오기 전에 만났을 때 때 제발 나한테 죽여줘 라고 빌었던 놈이었지, 반대로 그 놈의 상사가 차라리 나를 죽여라고 했던 능력 있던 놈..”

“아니… 아니야, 무슨 얘기를 하는지도 모르겠고 나는 그냥, 우리 아버지를 살리고 싶어!”

“대가는 무엇인가, 아이여. 너의 이름을 말하라”

“나는 황 보름.. 내 소원은 왕이 되는 것이고 대가는.. 네가 원하는 건 뭐든.. 내 소원을 이루어 준다면 상관없어.”

“나는 규장각에 봉인된 도깨비 규우, 나의 봉인을 풀어준다면 네 소원을 들어주겠다.”

“저. 정말? 내 목숨을 가져간다거나 그런 건 아닌거야?”

“인간의 목숨을 가져가는 건 악령, 정령은 오히려 지켜주지, 정괴는 관심이 없고, 영물이나 신수는 보호한다. 도깨비는 굳이 따지면 정괴에 가깝지만, 나는 그냥 도깨비가 아니라 수호령이었던 자. 굳이 인간의 목숨을 뺏지 않는다. 다만 나도 속아 이곳 규장각을 찾아오는 인간의 소원을 100명을 들어주면 나도 내가 원하는 걸 얻을 수 있었다. 이제는 아무 쓸모가 없어졌지만”

“내 소원을 들어준다는 도깨비가 소원을 빌기 위해 여기에 갇혔다고? 그거 너무 신빙성이 떨어지잖아. 내 소원을 들어줄 수 있다는”

“인간의 소원과 도깨비의 소원이 같은 급에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규장각 도깨비 규우가 손가락을 한 번 튀기자 어두워지던 날들이 갑자기 시간이 멈추듯 정지되었다. 그리고 되돌아 움직이더니 날이 밝아졌다. 놀란 보름이 규장각 밖을 내다보았다. 해는 하늘에 없었는데 수많은 별들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밝은 하늘이 펼쳐지고 있었다. 


서둘러 휴대전화를 켜보는 보름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SNS에 갑자기 날이 밝아졌다고 지구 멸망의 날인가 하는 글들이 급속히 올라오고 있었다. 그때 도깨비가 다시 손가락을 튀기자 다시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하늘이었다. 


“방금 뭐였어?“

“그냥 장난, 고작 장난이 이 정도다”

“그러면 그 소원이 뭐였는데”

“초면에 그런 거까지 알려고 하나? 고작 인간주제에 도깨비의 소원을 알아서 뭐하지?”

“내가 도와야 너도 여기서 나갈 수 있는 거 아니야? 그런데 그렇게 강력하면 왜 나가지 못하는 거지?”

“말했잖아 속았다고”


규장각 도깨비 규우는 옛날 이야기를 해줬다. 전국의 책을 모아온 정조대왕은이 귀한 서책이 혹시라도 도둑 맡을 까봐 노심초사했다. 그때 정조대왕의 충성스러운 신하인 정약용과 홍국영이 전국의 도사들 중에 이름 난 자들을 통해 규우를 찾아왔다. 책을 좋아하고 지켜줄 수 있는 자, 책을 위해 목숨을 받칠 수 있는 자로 규우, 당시의 이름 도서규라는 이름으로 있을 때였다. 정체를 숨긴 채 사람의 모습으로 살고 있었을 때였다.


규우와 정조대왕, 이산과 단독으로 면담을 하고 규장각을 지켜주는 약속을 했다. 자신이 도깨비인 건 숨긴 처지였는데, 자신을 찾아온 이유는 오래전 조선이 용을 죽이고 왕이 된 호신의 힘을 받은 건에 대한 부분이었다.


조선의 왕들은 다시 싸움이 일어나는 걸 방지하기 위해 용을 죽일 수 있는 무기, ‘사인검’을 폐사시켰는데, 혹시나 싶은 마음에 사인검을 다시 만들 수 있는 주술서를 보관하고 있었다. 


그때 정조대왕은 그 주술서마저 파쇄하는 조건으로 용들에게 도움을 받았는데, 그 필사본이 이 도서관 어디에 있다고 한다. 이는 정조대왕 자신이 아닌 용족에서도 자신들을 견제하는 자가 제안했다고 한다. 그래서 정조 조차도 사인검의 필사본을 만들 수 있는 책이 어디에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이 도서관이 제 역할을 하면서도 지켜줄 자가 필요한데, 이상하게도 다산 정약용도 그렇고 남연 홍국영도 그렇고 도서규(당시의 규장각 도깨비 규우의 활동 인간 이름)가 적임자라고 하여 모든 사실을 알리고 규장각의 지기로 임명했다. 


그때 도서관 지키기 정도야 반도원을 지키는 것도 아니고 너무나 쉬워 이를 맡았는데, 용들이 자신들을 죽일 수 있는 사인검의 비밀이 담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저주를 내리게 된 것이었다. 그렇게 저주를 받게 된 서규였다. 


“나는 그때 이후로 꼼짝없이 여기에 갇히고 말았지”


서규라는 이름을 버리고 다른 이름으로 살아가려고 해도 규장각 안 에서야 가능했지 밖으로 나가는 게 불가능했다. 미안하다는 소리를 하던 정조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해놓고 죽어버렸다. 홍국영도 마찬가지고, 체제공도 마찬가지고, 정약용도 마찬가지고 자신의 존재를 아는 자들이 모두 죽었다. 그래서 다른 인간들의 소원이라도 들어줘서 저주를 풀려고 했는데 용족이 모두 죽여버렸다.


“바깥 소식을 모르니 왜 죽었는지 알 수 있나. 그런데 왜 지난 번에 이토라는 놈과 박씨였나 하는 놈이 와서 그들의 소원을 들어주었고, 그들조차 용족의 표적이 되면서 알았지. 그 놈들은 꽤나 강력한 다른 존재들의 보호를 받았던 모양이군, 용들과 그들의 전쟁으로 인해 알게 됐지, 나한테 소원을 비는 놈을 죽이는 놈이 있었던 거구나, 나는 분명히 소원을 들어줬을 뿐인데, 그들은 사라졌던 이유가..”


믿지 못한 이야기들을 꺼낸 규장각 도깨비 규우를 보며 어이가 없고, 넉이 나간 표정으로 바라보는 보름이었다. 


“아니, 저기요. 그런데 그런 말을 제게 해주면 제가 소원을 빌 수 있겠어요? 용들이 죽인다면서요.”

“그전엔 내가 몰랐고, 이젠 알았으니. 너를 죽게 두지 않는다”

“아니 용이라면 엄청 센 거 아니예요?”

“그들이 정말 세면, 날 죽이겠지. 왜 날 안 죽일까? 사실 안 죽이는 게 아니라 못 죽이는 거다”

“그게 저랑 상관있어요? 내가 그쪽한테 들은 건, 그러니까 그쪽, 도깨비 님한테 소원을 빈사람들은 결국 죽었다는 거잖아요?”


고개를 끄덕이는 규우였다. 그와 반대로 고개를 가로 젓는 보름이었다. 


“저는 아버지를 살리고 싶은 게 분명하지만, 죽는 다는 게,”

“아까는 죽음을 각오한 거 같던데”

“처음엔 그랬는데 이게 갑자기.. 아까워지기도 하고, 아니 그런데 우리 아빠는 살려야 되거든요 정말”

“왕이 되고 싶다고 하지 않았나? “


규우는 갑자기 소환한 팔찌를 보름에게 채웠다. 깜짝 놀란 보름이었다. 


“아니 이 팔찌는 뭐 예요? 지금 나한테 수갑이라도 채운거예요?”


보름의 눈에 희미하게 보름의 팔찌와 규우에게도 생긴 팔찌가 연결된 게 보였다. 


“이 선이 보이나? 너도 평범한 보통의 사람은 아니군. 이게 보인다 말이지”


규우는 보름의 이마에 다가가 규원의 비밀을 파헤치려 했지만 알 수 없었다. 


“도깨비의 힘이 통하지 않는 인간이라, 너도 보통의 인간은 확실히 아니군. 용족들도 함부로 죽일 수 없을지도 모르겠네? 이 팔찌는 필요 없을지도”

“아니, 그래도 하는 걸로 하죠? 이걸로 나 지키려고 한 거죠?”

“언제는 싫다며?”

“제가 좀 그래요 지금, 아빠가 위험하지. 내 눈앞에는 인간이 아닌, 환상, 헛것이 보이지”


은근히 도깨비가 자신의 팔을 스쳐갈 거라 생각했는데, 규유의 옆구리를 그대로 쳐버리는 보름이었다. 자신의 손이 더 아팠지만. 


“아니.. 헛것이 아니라, 실체가 되네..”


이미 팔찌가 채워진 것부터 실체였지만, 한번 제대로 부딪쳐 보고야 더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된 보름이었다. 


도깨비는 일부러 보름에게는 알려주지 않았지만 이 팔찌는 자신이 이 규장각을 나갈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였다. 다만 보름을 토애서만 가능했다. 보름이 허락하는 정도 까지만 가능했다. 실이 연결된 부분 까지만, 다만 그 기능을 발휘하려면 오늘 밤이 가기 전에, 아니 정확히 말해서 보름이 규장각 도깨비의 규우에게 소원을 말해야 했다.


그러면 도깨비는 소원을 들어줄 의무를 가지고 자신의 봉인된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정조와 그 친구들에게 속아 규장각을 지키는데 자신의 모든 힘을 쏟겠다는 바보 같은 맹세 떄문이었다. 


“자, 그럼 이제 소원을 말해라 꼬마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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