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선규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캐릭터 - 311

by 라한
진선규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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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규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유진성

제목: 천뢰


‘하늘이 울리자, 그때야 두려워하여 제사를 올렸다.’


하늘의 노여움이 멈추지 않는 도시, 천뢰시의 이야기였다.


“이렇게 천둥번개가 쳐서는..”


이곳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일년 중 햇빛이 비치는 해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이곳의 이름이 괜히 천뢰가 아니지요.”


기우제가 필요가 없는 도시, 오히려 비가 내리지 않게 하늘에 기청제(祈晴祭)를 올리거나, 용왕께 용왕제(龍王祭)를 올려야 할 정도였다.


“정말 선조들도 대단하지 않습니까?”


비가 멈추지 않는 이곳을 병참기지로 이용했던 선조들이었다. 모든 걸 집어삼킬 우레가 쏟아지는 지역이었다. 적들의 탐색이 어려웠다. 비로 인해서 지형이 계속 변했다. 잘못하면 낙뢰를 맞아 세상과 하직인사를 올리는 비명횡사가 번번히 일어났다.


그래서 천뢰의 사람들은 비를 피하기 위해 여러가지를 고안했다. 빗물이 흐르는 하수구를 만들고, 또 그 보다 위에 사람이 걷는 인도를 만들었다. 비를 막고, 어떻게 해서 든 살아남으려는 때문이었다.


“성공의 반대말은 실패가 아니라 포기라고 하잖아.”


포기하지 않는 천뢰시의 사람들을 떠올리는 진성이었다. 진성은 천뢰시의 공무원이었다. 이런 곳에도 사람들이 살다니, 그것도 시 단위로 살다니 대단했다.


될 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했다. 그런데 이 천뢰시는 사람이 살 곳이 아니었다.


이 천뢰시에 처음으로 사람을 살게 된 것도, 죽을 죄를 지은 사람들을 죽이지 않고 이곳으로 몰아 살게 했다. 그들이 처음 터를 잡고 살게 된 게 이곳 천뢰시라는 전설이었다.


노을이 지면 잠에 드는 동물이 있는 반면, 그때 깨어나는 동물들이 있다. 천뢰시에서는 어떻게 살까? 노을을 보기가 힘든 도시가 천뢰였다.


“서울 가려다 가 이 꼴이 된네.”


진성은 서울 출신이었다. 서울시 공무원을 하려고 지방직 공무원 시험을 봤는데 그 해 엄청나게 많은 인원들이 서울시 공무원에 지원한다는 소식이 있었다.


반대로 지원율이 낮은 천뢰시에서 먼저 공무원을 하고, 경험을 쌓아 경력직으로 서울시 지방 공무원으로 이전하라는 팁을 전해 듣고, 천뢰시의 공무원이 된 진성이었다.


원래는 사업을 했었다. 사장님 소리도 들었던 진성이었다. 그러나 친구의 배신으로 거하게 말아먹고 죽으려고 하다가 공무원 시험이 코앞인 걸 알게 됐다. 그때 벼락치기로 공부해서 공무원이 된 진성이었다.


“천뢰시..”


365일 중, 한달에 한 번 꼴로만 비가 오지 않는다고 했다. 비가 그쳤다 싶을 땐 바로 다시 비가 내렸다고 했다.


이 지역엔 그래서 나무가 별로 없었다. 비가 너무 내려서 제대로 자랄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대신 강력한 돌이 있었다. 천돌이라고 부르는데 전세계 유일하게 천뢰시에서만 있는 돌이었다. 100% 천뢰시에만 나는 희귀한 광석이었다. 그 강도가 다이아몬드와 비견되는 돌이었다.


천뢰시는 범죄자들의 감옥으로도 유명했지만, 천뢰석으로 더 유명했다. 비를 견딘 돌이라고 하여 그 강도가 엄청났다. 거기다 천뢰시에서만 나는 돌이기에 귀했다.


천뢰시에서는 굴러다니는 돌이지만 세계적으로는 유일하게 나는 곳이 천뢰시기 때문이었다.


이 돌을 처음 발견해서 무기로 제련해 세계를 제패해버렸으니까 말이 끝난 것이었다. 천뢰시가 병참기지가 된 이유이기도 했다.


천뢰산은 그런 천뢰석으로 지어진 산이었다. 학자들이 이 산의 비밀을 풀려고 했지만 풀지 못했다. 화산도 아니고, 흙이 쌓은 것도 아니고 어떻게 형성된 건지 아직도 그 비밀을 풀지 못한 산이었다. 높다고 하면 높고, 낮다고 하면 낮은 천 미터 조금 못되는 높이의 산이었다. 어느 날 하늘에서 산만한 운석이 떨어졌다는 전설만이 이 산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고 있었을 뿐이었다.


천뢰시의 사람들은 가방처럼 쓰는 우산을 썼다. 우산을 계속 들고 있으면 한 손을 쓰지 못하기 대문에 개발된 방법이었다.


어차피 비가 내리지 않는 날은 드무니, 천뢰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패션이었다.


맑은 날에도 구름이 없는 것 같은데 비는 계속 내렸다. 하늘이 천뢰의 하늘만 다른 곳과 다른 기상을 가진 것과 같은 마법 같았다.


천뢰산을 쳐다보는 진성은 한 숨을 쉬었다. 새로 취임한 천뢰시장은 천뢰시의 부흥을 이끌겠다고 호언장담했다.


진성의 입장에서 천뢰가 부흥하든 말든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천뢰시에 좋은 시장이니까 당선되는 건 좋은데 자신이 서울로 떠난 이후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자신이 천뢰시의 공무원으로 집무중일 때 당선됐다. 그래서 천뢰시를 부흥시킬 여러가지 방법을 고안하라는 업무가 천뢰시의 공무원 전부에게 떨어졌다.


천뢰시를 백만 도시로 만들고, 특례시로 발전시키겠다는 엄청난 포부를 밝혔지만, 이런 비가 오는 곳을 어떻게 그렇게 만들 수 있겠는가? 불가능했다.


다만 세계적으로 비의 장면을 촬영할 때, 그 특유의 분위기가 있어 천뢰시를 찾는 예술인들이 많았다. 일부로 이런 분위기를 통해 작품을 만드려는 예술가 마을이 형성되기도 했다.


관광지로 나름의 성과가 있는 도시이긴 했다.


“하늘이 무너져도 살 길은 있다고, 이 천뢰도 살 길은 있네.”


많은 천시의 공무원 중, 진성에게 내려진 과업은 천뢰산을 통해 무언가를 진행해 보는 것이었다.


그래서 한 번도 오르지 않았던 산을 올랐다. 산은 민둥산에 가까웠다. 천뢰석으로 된 산이었다.


암벽등반을 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었는데, 한쪽은 천뢰석을 캐는 석광과 같아서 통제되고 있었다.


그리고 천뢰석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등반장비는 통하지 않았다. 같은 천뢰석으로 만든 장비만 천뢰산 암벽등반에 사용할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천뢰를 이용한 창조경제 중 하나였다.


이미 만들어진 등산로를 가보는 진성이었다.


“뭘하라고.”


하지만 천뢰산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기운을 받는다는 사람들이 있었다. 특히 맑은 날 보면 엄청날 수밖에 없었다.


“다이아몬드와 맞먹는 보물이긴 하니까.”


천뢰석은 분명히 엄청난 보물이었으니까.


“그런 게 산처럼 있는 이곳이 대단한 거긴하지.”


어쩌면 이 나라를 먹여 살리고 잇는 자원이기도 했다. 전세계 유일한 보석. 그 산을 보며 진성은 탄성을 자아냈다.


“사진이나 찍어놓을까.”


뭘 보고해야 할지는 모르겠고, 일단은 사진을 마구잡이로 찍는 진성이었다. 이왕 찍는 거 공무용 사진도 있지만, 예쁘게도 찍고 싶어서 이리저리 찍어봤다.


그러다 보니 완만한 곳에서는 등산로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들어보지 못한 건물들이 있는 곳이 나왔다. 외지인 곳이었다.


“여기에 절이 있었어?”


모습을 보니 절에 가까웠다.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은 진성이었다. 난생처음 보는 모습을 보니 신기했다.


“왜 알려지지 않았지?”


진성은 휴대폰에 천뢰산 절을 검색해보려고 했는데, 응답없음이 떴다.


“비때문인가.”


그때 밖에서 우레가 치는 소리가 들렸다.


“에휴.”


역시나, 천뢰는 이런 곳이었다. 일단 이 건물에서 쉬어 갈까 싶었다. 아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천둥이 끝나고 나면 다시 나서야겠다고 생각했다. 천뢰에서 비명횡사 했다는 소식은 최근 들어 적게 들렸다. 거의 없다시피 했는데 그게 자신이 될 순 없었다.


“서울 가야지. 안전하게.”


그때 절이 생각보다 넓다는 걸 알게 된 진성이었다. 안으로 더 들어가보는 진성이었다.


“넓네, 생각보다.”


천 미터도 되지 않지만 완만해서 그 높이가 높고나 낮거나 하는 게 가늠이 되지 안되는 곳이 천뢰산이었다. 한 비탈에서는 산을 깎아 천뢰석을 얻는 곳이 있었다. 워낙 산 자체가 넓게 완만하게 포진되어 있어서 다른 곳에서 오르는 사람들은 그런 채공장이 있는지도 몰랐다.


절의 안쪽으로 들어가다 보니, 천뢰산에서는 한 번도 발견된 적이 없는 동굴이 있었다.


“유일하게 동굴이 없는 산이라고 홍보가 됐었는데.”


이런 곳이 있다면 대서특필될만했다. 절 사람들이 일부러 뚫은 것인가 싶었다. 그런데 왜 다들 어디로 가고 사라진 걸까?


“일단 들어가보자.”


어차피 낙뢰를 피하기도 해야 했고, 잘만하면 천뢰시장이 말하는 천뢰시를 위한, 천뢰시만의 특산 관광상품으로 계발될 수도 있는 동굴이었다.


밖에서 비가 울릴 때마다 반짝거리는 천뢰석이었다.


“와…”


웬만하면 놀라지 않는데, 천뢰석이 빛나는 모습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사람들이 이래서 천뢰석을 좋아하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그냥 단단함이 대단해서 좋은 보물이라고 생각했는데, 천뢰석은 하늘의 번개라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듯, 빛을 순식간에 받아들이고 뿜어내는 게 대단했다.


동굴을 넓이도 크고, 높이도 십 미터는 높아 보였다. 중들이 이런 굴을 팔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사진으로만 봤던 고대 유럽의 신전보다 더 우아하고 경외로웠다.


“신전이 따로 있나, 이런 게 신전이지.”


그렇게 홀린 듯이 동굴안으로 들어가는 진성이었다. 마음으로는 더 이상 안돼! 그만 가!를 외치고 있엇지만, 겉으로는 도저히 발걸음을 돌릴 수가 없었다.


미지의 기운이 자신을 부르고 있는 느낌을 받은 진성이었다.


그때 어디선가 목소리가 바람처럼 흘러 들어오는 느낌을 받았다. 서둘러 주변을 바라보지만 어디에도 없었다.


“중들이 이 곳에서 수련을 하는 건가?”


그렇게 두려우면서도 용기를 내고 안으로 들어섰다. 공포영화를 보면 꼭 이런 인물들이 사고를 발생시키는데, 진성은 자신이 그런 인물과 같은 행동을 하고 있는 걸 망각하고 있었다.


“허어.”


자신 앞에 일어날 일을 상상하지 못하고 계속 걸음하고 있는 진성이었다. 이제 와서는 포기하기엔 여기까지 온 게 아쉬웠다.


포기하려고 했으면 진작 포기해야 했다.


그리고 예전부터 천뢰시에서 일어온 전설이, 바로 포기를 모르는 것이었다.


“천뢰시에는 이런 말이 있지. 포기할 바엔 시작도 하지마라.”


자신이 처음 천뢰시에 임용됐을 때 선배한테 들었던 말이 생각났다.

침을 꿀꺽 삼키며 앞으로 걷던 진성이었다.


휴대폰의 후레시 빛 하나였지만, 동굴 전체가 빛나고 잇는 모습이었다.

작은 빛을 받아들여 엄청나게 반사하고 이었다.


마치 달 모양의 태양과, 태양 모양의 달의 역학관계가 된 느낌이었다.


배꼽이 더 큰, 반사되는 빛이 더 많은 천뢰산의 천뢰석 동굴이었다.


가다 보니까. 넓은 벽처럼 막다는 길이 있었다. 동굴이다 보니까 그럴 수밖에 없었다.


“끝이 있네.”


이건 돌아서 나가도 포기가 아니라 끝에 도달하고 돌아서는 것이었다.


그때 밑으로 향하는 지하계단이 있었다. 그곳에서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진성은 겁이 났지만, 작은 빛에도 아주 밝은 동굴의 모습 대문에 두려움보다 큰 호기심으로 밑으로 내려갔다.


지하의 구멍, 싱크홀은 계단처럼 만들어져 있었다.

천천히 내려갔다.


만약 지하에 위험한 것이 있다면 이렇게 인공적으로 계단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아마 밑에서 절에 있어야 할 중들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진성이었다.


그러나 진성이 맞이한 건 중들이 아니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천뢰산에 깔린 듯한 무언가였다.


그의 얼굴은 바닥에 쳐 박혀 보이지 않았다.

마치 오행산에 짓눌려 깔린 손오공을 보는 느낌이었다.


‘구해줘’


목소리가 아닌 마음의 울임으로 진성에게 말을 걸고 있는,

알 수 없는, 천뢰산 바닥에 깔린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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