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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빌꿍 Nov 25. 2019

불매 운동, 그리고 유니클로

  우리에겐 아픈 과거, 일본의 강제 징용 손해배상 소송건을 계기로 일본은 한국 기업에 대해 수출 규제를 시행했으며 국가 간 무역 갈등이 극에 달했다. 그로 인해 올해 7월 경부터 대대적으로 'NO , BOYCOTT JAPAN',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일어났다. 말 그대로 일본 제품을 사지도, 일본에 가지도 말자는 내용으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함께 현재까지도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다. 

출처:   google

그 여파로 일본 내 한국인 관광객이 대폭 감소했으며, 일본산 차량, 맥주 등 전반에 걸쳐 수요가 감소했다는 기사가 연일 보도되고 있다. 그리고 유니클로. 많고 많은 일본 기업 중 유독 유니클로가 불매 운동의 타깃이 된 건 경영진의 부적절한 언행, 위안부를 조롱하는 뉘앙스의 광고 등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한국을 무시하면서 한국에서 수익을 내려한다니, 정말이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그런 유니클로가 얼마 전, 제품을 사면 속옷을 증정하는 이른바 '공짜 마케팅'을 시행했다. 때문에 사람들은 유니클로를 찾았고 언론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소식을 접했다. 노이즈 마케팅이 목적이었다면 결과적으로 성공한 셈이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많은 사람들은 유니클로의 마케팅에  혹해 유니클로를 찾는 사람을 비난했다. 매국노, 거지, 심지어 이완용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비난의 화살이 유니클로가 아닌 유니클로를 찾는 사람들에게 향하고 있다. 그뿐만이었나. 불매 운동 초기, 여러 커뮤니티에서 유니클로 매장 사진을 공개하며 그곳을 찾는 사람을 인터넷 상에서 무차별적으로 비난했다. 왜 분노의 대상이 유니클로가 아니라 물건을 사는 사람들일까. 누군가 다른 이에게 분노를 표출하고 있을 때, 그 상황에서 이득을 얻는 건 누구일까. 우리가 정작 화를 내야 할 상대는 누구일까.


아픈 역사를 지나온 한국인에게 일본에 대한 감정은 누구를 막론하고 비슷할 거라 생각한다. 때문에 스포츠 경기에 한일전이 열리면 너나 할 것 없이 모여 앉아 죽어라 목청 높이며 우리나라가 이기길 바란다. 나 또한 불매 운동의 성격을 지지한다. 다만 이는 누구의 명령이 아닌 우리 자발적으로 한 행위이며, 결코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을 비난해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누구는 애국자고 누구는 매국노이며, 그런 평가는 어느 누가 내릴 수 있을까. 하물며 우리는 이미 흑백 논리에 갇혀 있는 게 아닐까.


10대 때 작가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을 읽으며 문학을 접했고 현재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좋아해 신간이 보이는 족족 산다. 20대 초반 애국심이 흘러넘쳐 독도에서 군생활을 보냈다. 올해 5월, 긴 여행을 준비하며 유니클로에서 10만 원가량의 옷을 샀다. 최근 프리미어12 야구 경기 한일전을 시청하며 열띠게 한국을 응원했다.

묻고 싶다. 나는 애국자입니까, 매국노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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