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 잘(I'm fine) - Gray
2019. 05. 16
대한민국 서울
Intro track : 잘 (I'm fine) - Gray (with 슬리피, 로꼬, 후디)
여행을 갈 수 있는 타이밍,
여행을 갈 수 있는 나의 상황, 시기, 그리고 마음가짐이 지금이 가장 적합한 때라고 생각했다. 물론, 여행을 가기로 다짐했던 과정까지는 많은 고민이 있었다.
여행 가고 싶은 마음이야, 누구나 쉽게 가지는 소망인 건 당연하다. 문제는 '때'에 대해 고민할 뿐이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때' 에 대한 고민은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나는 여행을 가도 괜찮은 때에 있는건가?" 하는 질문은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한 채 맴돌고 있었다. 이 질문의 답을 얻기 위한 조언을 주변 사람들에게 구할 때마다, 저마다의 대답은 달랐다. 누군가는 "지금 아니면 길게 여행 못가. 취업하면 시간이 어딨니?"라며 여행을 부추겼고, 누군가는 "제정신이니? 너 또래의 다른 사람들은 취업하려 아등바등인데, 한가롭게 여행을 논하는거야? 취업을 너무 쉽게 보는거 아냐?"라며 걱정과 우려, 때로는 훈계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결국 답은 찾지 못한채 질문은 내게 진전없이 남겨져 있었다. 그러다 한마디를 듣게 되었다.
어느 작가가 말한 청춘에 대한 여행에 대한 일갈이었다. 이 영상을 보고 난 뒤, 나는 어머님께 조심히 조언을 구했다. 그러더니 어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시간이 있으면 돈이 없고, 돈이 있으면 시간이 없는 건 맞는 말이지. 그런데 시간이 있고, 돈이 있다면 그 땐 몸이 아프기 시작할거야. 사람이 어떻게 모든 게 맞은 시기가 어디 있겠니? 지금 너의 나이 때에 다녀와라. 취업을 하고 나선 더 떠나기 힘들고, 연인이 생기고 가정이 생기면 여행하기가 더욱 망설여질거야. 생각이 많은 지금 너의 시기가 가장 떠나기 좋은 때라는 걸 알았으면 한다."
머리를 한 대 크게 맞은 느낌이었다.
난 어머니의 말씀을 들은 나는 더 이상 망설임은 없어졌다. 두 가지 보기에서 고민하던 답답한 순간에서 벗어나 답을 내리기로 결심하게 되었다. 하지도 못하고 후회하지 말고, 후회하더라도 가보자고 답을 내렸다.
그렇게 5월의 어느날 나는 평소에 심심할 때마다 눈여겨보던 항공권을 질렀다. 그리고 이왕 갈꺼면, 제대로 보고 오자고 결심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바로 항공권을 구매했다. 떠나기로 마음을 먹으니 머리 속은 오히려 편해졌다.
유럽여행을 다닌다면 꼭 다녀오리라 생각했던 나라와 도시를 지도에서 골랐다. 유럽여행 도시에서 하고 싶은 일을 적었다. 그렇게 가고자 했던 도시를 하나둘씩 일정에 넣다보니, 여행기간은 75일이 되었다. 20대의 버킷리스트인 유럽일주를 제대로 이루고 오겠다며 다짐했다.
이번 여행에서 단순히 놀고 쉬는 여행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도움이 되는 무언가를 얻어오는 여행을 하기로 결심했다.
27살의 마디를 채우는 여행을 하러 발길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