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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05 It's Time To Rock!!

영국 런던 : Track 05. Smoke On the Water-딥퍼플

by 한스
2019.09.19 (목)
영국 런던 West End Musical
Track.05 Smoke On the Water - Deep Purple




아침부터 부지런을 떨어야만 했던 이유


오늘의 BGM은 너무나 명확했다. 런던에 오면 뮤지컬 한번쯤은 봐줘야하는게 인지상정. 지난 여행에서 뮤지컬을 보지 못했기에 이번 여행에선 반드시 뮤지컬을 보리라 결심했다. 뮤지컬의 성지에서 뮤지컬을 보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이 아니던가.


뮤지컬을 보는 방법은 크게 3가지인데,

첫째 미리 예약하거나, 둘째 Tickets와 같은 사이트를 통해 예약취소표 등을 결제하거나, 셋째 Day Seat를 구매하는 방법이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그러하듯, 나도 세번째 방법을 택했다. 당일의 공연티켓을 선착순으로 저렴하게 판매하는 Day seat를 구매하기 위해 아침에 길을 나섰다.


런던 웨스트 엔드(West End)의 대표적인 뮤지컬로는 오페라의 유령, 라이온킹, 위키드, 미스사이공, 레미제라블, 맘마미아 등이 있는데 워낙 유명한 작품들이라서 최소 한시간 이전에는 가서 기다려야 하는 공연들이다. 어제 투어의 피로감으로 도저히 아침에 일찍 일어날 자신이 없던 나는 상대적으로 티켓 구하기 쉬운 작품을 골랐는데, 바로 ‘스쿨 오브 락 (School of Rock)’이었다.


학창시절 음악선생님이 수업 때 종종 틀어주는 영화들 중 가장 많이 본 영화는 바로 ‘스쿨 오브 락’이 아닌가 싶다. 잭 블랙의 코믹연기와 함께 락밴드 음악으로 가득 채운 영화에서 머릿속에 기억나는 노래 중 하나가 있었다, 그건 스쿨 오브 락의 주인공 듀이가 학생들에게 처음으로 밴드를 결성하면서 합주를 맞추는 노래인 바로 ‘Deep Purple’의 명곡 'Smoke On the Water'다.


스쿨 오브 락 뮤지컬 데이 시트 티켓을 구매해 오늘의 BGM을 바로 정했다. 이 날, 나는 Deep Purple의 Smoke On the Water의 베이스 루프를 하루 종일 들으며 다녔다.


“빰빰빰-빰빰빠밤-빰빰빰-빠빰”

누구나 들으면 한 번에 알아듣는 강렬한 인트로가 인상적인 이 곡은 오늘의 BGM으로 한치의 고민도 없이 바로 낙찰되었다. 강렬한 락밴드 사운드가 고막을 때리며 런던 거리를 쏘아다녔다.




영국박물관 : 한국에서 볼 수 없는 역사를 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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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 시트 표를 구매한 다음에 뮤지컬 극장과 가까이 있는 대영박물관에 갔다. 이전 유럽여행에서 대영박물관에 갔었다. 이번에는 지난 여행에서 인상 깊게 본 유물 위주로 보았다.


유시민 작가가 ‘문화재의 포로수용소’라며 탄식한 장소기도 한 대영박물관은 이제 영국박물관으로 불러야 한다는데, 왜냐면 ‘대영’이란 말은 제국주의의 영국을 높이는 말이기 때문이다. 대영박물관이라고 부르는 나라는 일본과 우리나라뿐이라 한다. 영어로도 'British Museum'이니, 영국박물관이라 부리겠다.


영국박물관은 이집트-페르시아-그리스관이 유명하다. 이번에도 로젠타 석판, 미이라 등이 있는 이집트를 시작으로 페르시아, 그리스 유물을 보고 왔다. 고국의 박물관보다 영국박물관이 지닌 유물이 더 많기에 대부분 이집트-페르시아-그리스관 위주로 보고 온다.


개인적으로 영국박물관에서 이집트-페르시아-그리스 관 이외에도 꼭 보고 오길 바라는 곳은 인도관이다. 일단 국내에서 인도 유물을 관람할 수 있는 박물관은 거의 전무하기 때문이다. 인도에 직접 가지 않는 이상, 영국박물관만큼이나 인도 유물이 많이 전시된 곳은 없기 때문이다.


고국의 유물이 제 자리에 있지 못하고 오랜시간 타향살이를 한다는게 조금은 그렇긴 하지만, 우리의 현실에서 여러 문화의 박물관을 볼 수 있는 곳이 영국박물관이라는 게 아이러니할 뿐이다.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박물관을 채운 문화재의 씁쓸하지만, 영국박물관에 전시된 유물을 보며 그들의 역사를 이해하고자 했다.







9와 3/4 승강장 : 해리포터 키즈의 성지에 가다


유랑 카페에서 킹스크로스역 동행을 구했다. 동행을 만나러 킹스크로스역으로 향했다. 해리포터를 본 사람이라면 킹스크로스는 누구나 가보고 싶은 장소일테다. 학창시절을 해리포터와 함께 보낸 해리포터 키즈로서 킹스크로스역은 반드시 들러야할 장소였다.


동행을 만나 킹스크로스역 9와 3/4승강장에서 인증샷과 기념품샵을 구경했다. 킹스크로스에는 9와 3/4 승강장을 기념하는 공간이 있었고, 그 옆에는 해리포터 굿즈를 판매하는 상점이 있었다. 영국을 말할 때, 문화강국이라 한다. 영국의 음악, 문학, 영화, 방송 등 각 종 문화산업을 발전시켜 이를 국가 산업의 한 축으로 세웠다. 영국의 컬쳐파워는 전세계의 팬들의 지갑을 열게 만들고 있다. 우리나라도 한류로 컬쳐파워를 키우고 있는데, 그 힘을 더욱 키워 영국 못지 않은 문화강국으로 발전되길 바랐다.


9와 3/4승강장에서 긴 줄을 기다리면서 기념 사진을 남겼다. 기념품샵에선 짠내투어로 인해 해리포터 굿즈를 구매하진 못하지만 눈으로, 사진으로 남겨왔다. 다음에 영국을 온다면 해리포터 굿즈 구매비용을 따로 마련해서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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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트 모던 : 답이 없는 작품에 답을 부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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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크로스에서 나와 점심을 먹고선 테이트 모던 미술관에 갔다. 1999년 새로운 밀레니엄을 앞두고 런던은 3가지 건축물을 짓는 '밀레니엄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런던은 밀레니엄 브릿지, 밀레니엄 돔, 런던 아이를 건설한다. 밀레니엄 브릿지는 새로운 형태의 다리 건축물이라는 점에서 유명하기도 하지만, 밀레니엄 브릿지를 건너면 보이는 건축물, '테이트 모던'도 한 몫했다.


테이트 모던은 석탄발전소를 개조해 현대미술관으로 탈바꿈한 공간이다. 테이트 모던에 들어서면서 전기를 생산하는 석탄발전소가 문화를 생산하는 미술관으로 바뀐 공간의 의미를 생각하게 되었다.


테이트 모던은 현대미술 작품을 전시한다. 현대미술은 보면 볼수록 답이 없기에 한참을 서서 생각하게 된다. 역사적으로 명작이라 인정받은 작품들이 모여있는 내셔널갤러리와는 다르게 테이트 모던의 작품들은 내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하고 생각하고 만들어내기 위해 한참을 작품 앞에서 머물게 한다. 어떤 의미를 주려고 하는 지 고민하며 작품 앞에 있다보면, 때로는 의미 없이 그저 바라보는 것이 현대미술이지 않을까하는 생각까지도 들게된다.


현대미술은 어렵지만, 내가 현대미술을 보며 어떤 의미를 생각하는지를 보는 것도 재밌다. 뮤지컬 시간이 가까워지자 동행과 헤어지고 극장으로 향했다. 역시 귓가에는 딥 퍼플의 멜로디가 들리는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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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Time to Rock


뮤지컬 공연 시간이 다가오니 테이트 모던에서 뮤지컬 극장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중간에 길이 막혀 생각보다 늦게 도착할 것만 같아 마음이 조급해졌다. 버스에 앉아서 초조한 마음으로 시계만 확인할 때, 버스 창 밖으로 자전거를 탄 영국인 여성과 눈이 마주쳤다. 눈이 마주치자 싱긋 웃는게 아닌가. 그 순간 내 초조한 마음은 날아갔다. 그래, 좀 늦어도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을 다시 생각해서였을까, 길이 뚫리고 늦지 않게 공연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공연이 진행된 Gillian Lynne Theatre 극장은 우리나라의 중(中)극장 같은 크기였다. 공연 시간이 가까워지자 자리는 만석이었다. 공연장에 사람들이 가득차자 공연을 빨리 보고 싶었다.


스쿨 오브 락 뮤지컬이 시작되는 음악이 나오고 본격적으로 공연이 시작되었다. 극을 이끌어가는 듀이 역할의 배우는 육수를 뿜어대며 열연을 했고, 꼬마 배우들은 너무나도 귀여웠으며, 음악대는 극장을 락스피릿으로 가득 채우는 사운드를 들려주었다.


중간 중간에 영화에서 들었던 노래들이 뮤지컬 음악으로 삽입되었다. 학창시절 학교서 보여주던 스쿨 오브 락 영화 속 안으로 내가 들어온 것만 같았다. 연극의 마지막에는 카메라를 들고 마음껏 사진을 찍으며 극장을 콘서트장으로 만들었는데, 관객들 모두 락스프릿 손모양을 높이 올리며 락앤롤 베이비를 외쳤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연극의 열기는 쉽사리 가시지 않았고, 귓가에는 하루 종일 들었던 노래가 질리지도 않은 채 계속 울리고 있었다. 그렇게 학교서 ‘스쿨 오브 락’을 보고 자란 한 명의 ‘스쿨 오브 락 키즈’는 처음 시도한 뮤지컬의 매력에 흠뻑 빠진 채, 락앤롤에 완전 취한 채 밤을 새웠다.


IT’S TIME TO ROCK, WE’RE SCHOOL OF R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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