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2
영감
깡마른 체구의 남자가
호통치고 명령한다.
사백억짜리 건물을 살테니 철저히 알아보라고 한다.
다음날 당찬 목소리로 검토가 끝났다고 한다.
독대를 청한다.
일사분란하게 만남을 주선하고 중개업자는 수수료를 계산해보며 세금 걱정을 한다.
아직 영감은 돈 한푼 준 게 없다.
만남의 장소는 서울역사 군장병 휴게실.
음료도 무료로 마실 수 있는 곳.
중개업자는 돈 한 푼 쓴 게 없다.
영감이 들어오고 한시간전부터 초조하게 기다렸던 건물관리인이 나타난다.
영감은 제법 큰 금액을 제시하고 쉽게 뗄 수 없는 각종서류들을 달라고 한다.
자신의 건물인것마냥 금액을 올리는 건물관리인.
그는 벌써 많은 돈을 잃었다.
금액을 올려도 본전치기다.
서류가방을 보이며 모든 걸 자신이 해결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영감은 건물관리인의 유치권 해결방법을 듣다가 큰소리친다.
화가 난 듯 서둘러 정리하고 자리를 뜬다.
밖에서 중개인을 기다리다가 진지하게 말한다.
건물관리인이 쌩양아치라고...
서류가 완비되면 연락달라고 한다.
중개인의 감언이설로 서류들이 준비되고 영감에게 전달된다.
영감이 원하던 가격에 성사되려고 한다.
영감은 계약금을 보낸다고 통보한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계좌엔 돈이 입금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