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인연의 끝
‘가는 사람 붙잡지 말고 오는 사람 막지도 말고’,
이 생각은 자유로운 듯하나 인연 맺기에 있어 주체성이 없어 보인다.
‘한번 마음을 준 인연은 끝까지 지킨다’,
이 생각은 어찌보면 장하지만 한편 고집스럽다.
끝내 자기가 보고싶은, 보았다고 확신하는 면만 보겠다고 하는 것 같아서.
맺어질 때 맺어지고 풀릴 때 스르륵 풀리는 것이 인연이다. 간혹 풀어졌다고 생각했던 게 다시 맺힐 때도 있다. 사람 인연은 정말 알 수 없다. 그래서 아무리 별로다 싶어도 끝장낼듯 단절해서는 안된다.
그것은 혹여 다시 맺어질 가능성 때문이기도 하고, 또는 그동안 마음을 준 나자신에 대한 위로이기도 하다.
무 자르듯이 잘라 버렸을 때 나또한 상처 입으니까. 아무렇지 않다면 마음을 주었다는 건 가짜다.
이런저런 생각하기 싫고 상처받기 싫어서 모든 사람을 무생물마냥 맹맹하게 대하면 삶은 정말 매가리없고 의미가 없어진다. 사람은 어느정도 사람 사이에서 살아야 하고, 거기에서 나머지 의미들이 완성되니까.
그러므로 어떤 인연은 거센 소나기, 또는 지리한 장마와 같다. 그 빗줄기가 가늘어지는 순간을 고대하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