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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한석 May 09. 2024

해치 콘텐츠 공모전 수상작 노래 feat. 생성형 AI

해치의 행복 레시피

지난 4월에 서울시 주최의 “내가 만드는 해치 콘텐츠 공모전”이 개최된 바 있습니다. 공모전 분야 중 창작송이 있었는데 제가 만든 곡이 장려상을 받았습니다. 생성형 AI를 활용할 수 있다고 명시된 공모전이었습니다.


턱걸이 수상이라 그리 내세울 만한 일은 아닙니다만, 이런 방식으로 작업이 가능하다는 의미에서 공개합니다.


먼저, 대체 뭐 하는 노래인지? + 가사를 이해하려면 서울시의 마스코트 해치와 공모전 취지에 관한 약간의 지식이 필요합니다. 올해 2월 서울시는 지난 15년간 사용해 온 해치 마스코트의 디자인을 교체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나무위키 해당 항목을 참고하세요.


(이미지 출처: 서울시 홈페에지)


이후 서울시는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는데, 공모전도 그것의 일환입니다. 해치는 서울 사람들의 건강과 감정을 지켜주는 마스코트로, 목에 있는 방울이 불안과 슬픔을 먹어 행복으로 되돌려준다는 설정을 갖고 있습니다. 그 외 해치의 친구들, 소울프렌즈도 각각의 설정을 갖고 있고요.


어쨌든 맥락은 이렇고요. 바로 노래를 들어 보시죠.


노래: 해치의 행복 레시피


제가 음악을 아주 좋아합니다(CD만 수 천장 있어요). 그런데 음악 창작은 전혀 다른 문제죠. 작사는 (품질을 떠나) 어떻게든 할 수도 있겠지만 작곡 능력은 전혀 없습니다. 그러니 생성형 AI가 없었다면, 이런 창작은 절대 못 했을 겁니다. 이번 곡의 제작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챗GPT와 클로드3에 아이디어와 키워드를 제공해 가사 생성

가사는 10여 개 이상을 만들었고, 그중 마음에 드는 부분들을 고르고 조합한 후, 제가 추가 및 수정해 완성했습니다.


2. Suno V3로 노래 생성

Custom Mode로 설정한 후에, 가사와 제목은 앞서 만든 것으로 입력하고, Style of Music은 주로 “infectious kids music”으로 입력했습니다. 남녀노소가 좋아할 만한 대중적인 멜로디 생성을 위한 스타일입니다. “전염성 있는 키즈 음악”의 대표 사례가 아기상어죠.


노래는 50여 곡 넘게 생성했는데, 그중에서 위의 곡이 제 취향에 가장 잘 맞는 노래로 꼽혔습니다. 이 외에도 제 마음에 들었던 곡이 몇 개 더 있는데, 그중 하나(나름 미발표곡)를 이 글 마지막에 부록으로 공개하겠습니다.


Suno 유료 이용자로서 노래를 생성했기에, 생성한 결과물은 상업적으로 활용 가능하며 저작권도 제게 있습니다. 구글 노래 검색, CapCut의 저작권 확인 기능 등으로 표절 검사도 여러 번 했는데 유사 곡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3. Audacity로 MP3 편집

Suno로 생성한 노래는 MP3 파일로 다운로드 가능합니다. 그런데 Suno로 생성한 노래 끝부분에 종종 “틱”하는 잡음이 들어가는 경우가 있어서, 해당 부분을 자르고 마지막에 페이드 아웃 효과를 넣어 주었습니다.


4. CapCut으로 동영상 만들기

MP3 파일을 가져온 후, 캡션-자동 가사 생성 기능을 이용해 화면에 가사를 자동으로 삽입했습니다. 제목과 배경 화면, 효과 등은 제가 삽입했고요. 참고로, 자동 가사는 보컬의 가사를 인식해 자동으로 텍스트를 만들어주는 기능인데, 수작업 대비 아주 편하지만 100% 정확하게 인식되지는 않아서 추가 편집이 필요하긴 합니다. 편집 완료 후 MP4 동영상 파일로 내보내기 하면, 끝입니다.


창작과 예술에 대한 논란


이런 걸 감히 창작이라고 할 수 있겠냐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분명히 그런 측면이 있죠), 예술은 시대에 따라 계속 변해왔습니다. 앤디 워홀의 마릴린 먼로는 원래의 사진을 실크 스크린 프린트로 찍어낸 것에 불과해, 당시에는 이게 무슨 예술이냐는 논란이 컸지만, 지금은 대단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예술은 정형화되고 고정된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시대와 사회의 반영이며, 어느 시대나 기술적, 문화적 맥락에 따라 그 형태와 인식이 달라져 왔습니다. 예를 들어, 사진도 등장 초기엔 예술적 관점에서 지금의 생성형 AI와 유사한 취급을 받았습니다.


예술이 시대와 함께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해 왔다는 점에서, 앞으로 생성형 AI로 인해 다시 한번 "이것이 예술 작품인가?"에 대한 커다란 논란이 있을 것이고(지금 정도의 논란은 귀여운 수준), 이해와 수용의 과정을 거치면서 향후 어떻게든 정리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어쩌면 인류의 합의를 통해 생성형 AI 기반 예술이 거부될 수도 있겠지만, 예술과 기술의 속성상 그럴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술과 기술의 속성은 도전성과 혁신성, 논란과 수용의 과정, 지속적 진화입니다. 예술과 기술 모두 기존의 관행과 형식에 도전하고 새로운 것을 탐구하려는 혁신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새로운 예술 형식이나 기술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낯설고 이해되지 않아 거부반응이 있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그 가치가 인정되고 수용되는 과정을 거쳐왔습니다. 예술과 기술은 정체되어 있지 않고 언제나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해 왔습니다. 


예술은 계속해서 진화하는 개념이며, 그 경계는 점점 더 확장되고 있습니다.

다만, 미국과 영국 등에서는 현재 인기 있는 생성형 AI 서비스들의 학습 데이터에 기존 창작자들의 작품이 무단 사용되었다는 주장과 함께 소송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서는 확실히 법적 판단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생성형 AI로 만든 작품의 예술 여부와 그 가치에 대한 판단은 문화적 문제이지만, 저작권법 위반은 법적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생성형 AI를 이용한 노래 제작에 관심 있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앞서 설명한 방식으로 제작된 노래 중 하나를 더 소개하며 글을 마칩니다.


노래: 서울을 지키는 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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