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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한석 Jul 09. 2024

2026년,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종말?

사라질 것인가, 진화할 것인가

지난 5월 오픈AI의 COO 브래드 라이트캡(Brad Lightcap)이 블룸버그 행사에 참석해 “2026~2027년이 되면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살짝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진행자와의 대화 중 아주 잠깐 나온 얘기인데요. 라이트캡은 AI가 더 발달한 상황을 가정하여, 친구와의 대화에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필요 없는 것처럼 인간 같은 AI, 즉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와 대화할 때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굳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단언한다기보다는 자신만의 예측에 가까운 뉘앙스였습니다).


이 얘기는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맞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현재 사람들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굳이 체계적으로 배우지 않아도 다들 그냥 사용합니다. 사실상 이들 기술은 이제 디지털 생필품이 되었다고 볼 수 있죠.


지금은 생필품이 된 이런 기술도 보급 초기에는 많은 이들이 배웠고 관련 서적들도 엄청 많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고령자를 상대로 가르치는 사람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그냥 씁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처음 만져본 어린아이들도 마찬가지죠. 대부분 그냥 쓰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죠.


타인과의 대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타인과 대화하는 법을 학교에서나 사회에서 따로 배우지는 않습니다. 그냥 하는 거죠. 앞으로 AI 기술이 더 발전하고 모두가 사용하는 디지털 생필품이 되면, 그냥 자연스럽게 사용하게 되겠죠. 그런 맥락에서 보면 라이트캡의 주장이 맞다고 볼 수 있습니다. 


틀렸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그냥 하는 것과 잘하는 건 다른 겁니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따로 배우지 않고 고급 기술을 알지 못해도 그럭저럭 쓸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기기의 성능이나 기능을 백 퍼센트 활용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타인과의 대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사람들과 일상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지만, 복잡한 상황에서는 적절한 표현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효과적인 의사소통이나 설득, 협상 등의 고급 대화 기술은 별도의 학습과 훈련이 필요합니다. 이는 AI와의 대화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AI와의 상호작용에서도 단순한 질문이나 명령은 쉽게 할 수 있겠지만,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거나 세밀한 지시를 내릴 때는 여전히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


미래의 AI가 더욱 발전하여 인간과 유사하거나 더 뛰어난 수준의 대화가 가능해진다 하더라도, 이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일정 수준의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필요할 것으로 봅니다. 다만, 그 형태와 복잡성은 현재와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사용자들은 AI와 기본적인 대화를 나누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AI를 통해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거나, 특정 분야에서 전문적인 결과를 얻고자 할 때는 여전히 효과적인 프롬프트 작성 능력이 중요할 것입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필요 없어질 것이라는 라이트캡의 예측은 AI 기술이 더 발전하고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더욱 직관적으로 개선되면서 어느 정도 타당성을 가질 것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AI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내용도 진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단순히 명령어나 특정 패턴을 입력하는 것을 넘어, AI와의 더 깊은 수준의 협업과 상호작용 방식을 이해하고 최적화하는 기술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그냥 쓰기”와 “잘 쓰기”는 다릅니다


AI를 “그냥 사용하는 것”과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통해 “최대한 활용하는 것”의 차이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효율성

- 그냥 사용: 기본적인 작업은 수행할 수 있지만, 시간이 더 걸리고 여러 번의 시도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 최대한 활용: 정교한 프롬프트를 통해 한번 또는 최소한의 시도로 더 빠르게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2. 정확성

- 그냥 사용: 일반적인 답변은 얻을 수 있지만, 구체적이거나 특정 맥락에 맞는 정확한 정보를 얻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 최대한 활용: 원하는 정보나 결과를 더 정확하게 얻을 수 있습니다.


3. 복잡한 작업 수행

- 그냥 사용: 단순한 작업은 가능하지만, 복잡하거나 다단계 작업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 최대한 활용: 복잡한 분석, 창의적 작업, 다단계 프로세스 등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4. 맞춤형 결과

- 그냥 사용: 일반적인 결과만 얻을 수 있습니다.

- 최대한 활용: 사용자의 특정 요구사항에 맞는 맞춤형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5. 혁신적 사용

- 그냥 사용: AI의 기본 기능만 활용하게 됩니다.

- 최대한 활용: AI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어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이나 문제 해결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점들은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가치를 잘 보여줍니다. 단순히 AI를 사용하는 것을 넘어,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은 개인과 조직에 큰 경쟁력이 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AI와 인간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합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능력을 넘어 창의성, 비판적 사고, 전략적 문제 해결 능력을 요구하는 고도의 기술입니다. 미래에는 AI가 더욱 발전하겠지만, 그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고 인간의 의도와 완벽하게 조화시키는 것은 여전히 우리의 몫일 것입니다.


따라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미래는 사라짐이 아닌 진화로 전망합니다.


다만, 이런 전망도 시간적 한계를 지닙니다. 만약 미래의 어느 시점에 지금과 완전히 다른 혁신적인 AI 기술, 예를 들어, 양자컴퓨팅 및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이 발전하여 인간의 생각을 직접 AI에 전달할 수 있게 되거나, AI가 인간의 의도를 자동으로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한다면,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필요 없어질 것입니다.


관련 글: 자동 프롬프트 엔지니어링(APE: Automatic Prompt Enginee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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