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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비스패밀리 Jul 07. 2022

개업 2개월 만에 참여한 페스티벌

준비부터 운영, 판매, 그리고 마무리까지 총정리

매장 운영에 한참 집중하고 있었던 어느 날, 오랜만에 포잉으로부터 연락을 받는다.

포잉: 푸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각종 페스티벌의 푸드존 큐레이션도 주요 업무 중 하나


현재 바비스 공동창업자 중 새암님, 다운님의 전전신(?)인 네키드크루가 운영 중에 있는 네키드윙즈를 서울재즈페스티벌 푸드존에 입점하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이었다. 새암님은 네키드크루 파트너인 준기님과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게 어렵고 심란하고 움츠려 들었던 시점에서 브랜드에 힘을 불어 넣어줄 좋은 기회라는 생각에 어렵지 않게 결정했고, 네키드윙즈 뿐만 아니라 현재 집중하고 있는 바비스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한다.





간절함이 이끌어낸 입점 확정



사실 바비스는 푸드존 입점 후보 리스트에 있을 수 없는 브랜드였다. 개업한 지 2개월도 채 되지 않았고, 방송이나 매체에 등장한 적도 없이 로컬에서 천천히 인지도를 쌓아가는 중인 신생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이는 푸드존에 최종적으로 함께하게 된 브랜드들만 살펴봐도 알 수 있다.


롸카두들, 울프강 스테이크하우스, 노스트레스버거, 매니멀 스모크하우스, 네키드윙즈 등 유명 브랜드들이 입점한 서울재즈페스티벌 2022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기획하고 만들어 낸 '바비스(BOBBY'S)'는 페스티벌에서 매력을 뽐낼 수 있는 브랜드이자 음식이라고 믿었다. 그리고 주최 측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하고자 노력했다.


먼저 한식의 재해석. 페스티벌만큼 김밥을 랩처럼 먹기에 적합한 곳이 없다. 그것도 호불호가 많지 않은 계란 듬뿍 들어간 간장계란 김밥랩은 더더욱이. 그게 싫다면 손쉽게 비벼 먹을 수 있는 비빔보울이 있다. 맥주나 하이볼에 잘 어울리는 음식들도 좋지만 페스티벌을 즐기려면 한국인에겐 밥심 아닐까.


바비스 부스에서 비빔보울, 식혜 밥심 두둑히 가져가시는 손님들


밥심: 밥을 먹고 나서 생긴 힘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그 다음은 한식의 패스트푸드화. 패스트푸드(Fast Food)는 통상적으로 양식에 많이 사용되거나 건강하지 않다는 선입견이 늘 따라다니는 단어다. 하지만 단어 그대로 해석하자면 '빠른 음식'. 주문 후 음식을 받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고,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쉬운 음식을 정의하는 단어 아닐까? 그렇다면 한식에도 패스트푸드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게 바비스패밀리의 접근 방식이다.


제대로 한 끼를 먹기 위해서는 여러 반찬이 놓인 한정식, 찌개류 등을 먹어야겠지만 별다른 고민 없이 한 끼를 해결하고 싶은데 '밥' 또는 '한식'을 먹고 싶다? 그런데 가격도 합리적이고 접근성 좋은 위치에 김밥과 비빔밥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곳이 있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김밥과 비빔밥을 맛볼 수 있는 곳이 아닌, 합리적인 가격에 배부르고 건강한 한식 한끼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공간. 바비스는 그런 브랜드이자 공간이 되고 싶다. 그렇게 될 것이다.

패스트푸드: 주문하면 즉시 완성되어 나오는 식품을 통틀어 이르는 말. 햄버거, 프라이드치킨 따위를 이른다.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맥도날드 이야기를 다룬 영화 더파운더(The Founder) 장면 중 하나 (출처: The Founder, 2016)




사전 준비 총망라


만만히 볼 게 아니었다. 하루 최소 브랜드당 1,200인분 정도를 예상하는 페스티벌의 규모였기 때문이다. 바비스는 아직 페스티벌을 참여해 본 적은 없지만 우리는 이전 경험을 살려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기 시작한다.


숫자, 중요하다. 물론 사전 숫자는 '예상'에 불과할 수 있지만, 그 예상치를 얼마나 실제와 근사하게 따질 수 있느냐는 사전 정보와 경험, 그리고 (브랜드) 스스로에 대한 이해의 정도에 있다고 생각한다. 자세한 숫자까지 기록하기는 어렵겠지만 우리가 수지 타산했던 방법을 순서대로 나열해 본다.


(예) 수입지출내역 서식


예상 참여자 수: 가장 중요한 식자재 발주 및 운영 재고 확보를 위한 식수 파악의 목적도 있지만, 메뉴를 준비하며 최소 판매단가 또는 객단가 설정에도 필요한 숫자다.

판매가: 이벤트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예민한 숫자다. 함께 입점하게 되는 브랜드들의 메뉴 책정가도 중요하지만 (자료가 있다면) 전년도 동 이벤트 평균 판매가, 오프라인 매장 판매가와의 상관관계 등을 고려해야 한다.

원가율: 매장에서 판매하는 메뉴들의 원가와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유는 이벤트 또는 팝업 입점 시 대부분 (해당사항 없는 경우도 있지만) 입점비와 수수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해당 수수료만큼 판매가를 상향 조정할 수도 있지만, 매장에서 판매하는 메뉴와는 차별점 있는 비슷하지만 새로운 메뉴를 개발해 새로운 판매가 설정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바비스는 기존에 매장에서 판매 중인 김치 비빔보울과 불고기 비빔보울의 레시피를 조화롭게 섞어 페스티벌용 메뉴인 '김치 불고기 비빔보울' 레시피를 짜고 페스티벌에 맞는 판매가를 제시했다)

인건비 및 식비: 몇 명의 인력이 필요한지 알아야 차질 없이 현장을 운영할 수 있다. 생각보다 많은 인력이 필요하게 되면 의도와는 다르게 홍보로 그치는 경험을 하게 될 수도 있다. 동선 간소화, 레시피 간소화 등 효율적인 인력 편성을 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고민해야 한다.

기타 지출: 현장에서 사용하는 전기세, 가스비, 주방기기 렌탈 비용뿐만 아니라 행사 전후로 발생하는 용달비, (필요시) 숙소 비용 등도 수지 타산에 빼놓지 말아야 할 중요한 숫자들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바비스는 매장에서 판매하는 여러 메뉴 중 페스티벌에 적합하다고 판단한 3개의 메뉴를 선정 및 새롭게 개발한다.


페스티벌 현장에 설치된 브랜드 및 메뉴 배너


먼저 간장계란 김밥랩. 매장에서 판매할 때는 '잘라주세요', '랩으로 먹을게요' 옵션이 있다면, 페스티벌의 현장감과 특성, 효율적인 운영을 고려하여 '랩' 형태로만 주문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타 브랜드의 메뉴뿐만 아니라 자체 메뉴인 비빔보울보다 시간이 더 걸리는 것에 비해 판매가는 낮은 점을 감안하여 '한정 판매'를 진행했다. 한정 판매 목표는 일 200개. 한정 판매했던 메뉴가 있었던 덕분인지 어느 정도의 모객 효과도 었었다고 생각한다.


간장계란 김밥랩을 '랩' 형태로 만드는 모습


그리고 김치 불고기 비빔보울. 현재 매장에서는 판매하고 있지 않은 새로운 메뉴였다. 중저가 메뉴를 판매하고 있는 브랜드의 입장에서 페스티벌이라는 이유만으로 판매가를 상향 조정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고민이다. 그래서 우리는 기존 레시피와 운영 방식을 크게 해치지 않는 선에서 필요한 객단가를 유도할 수 있는 메뉴를 만들었고, 그 메뉴가 김치 비빔보울 + 불고기 비빔보울인 '김치 불고기 비빔보울'이었다.


김치 불고기 비빔보울 만드는 모습


추가로 식혜. 매장에서는 캔 비락식혜를 판매하지만 이 역시 판매가와 원가율, 페스티벌 내규를 고려해 봤을 때 대용량 식혜를 현장에서 주스 머신으로 판매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뒤에서 계속)


현재는 직원 채용 없이 직접 매장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페스티벌을 위한 대책이 필요했다.

방안 1: 한 명은 매장에 남아 임시로 뽑은 직원과 함께 운영하고, 나머지 두 명은 TF(Task Force) 팀을 꾸려 페스티벌 현장을 운영한다.

방안 2: 매장은 임시 휴업하고 세 명 모두 TF 팀과 함께 페스티벌 현장을 운영한다.


첫 페스티벌이기도 하고 운영에 막 익숙해지기 시작한 우리에게도 부담이 컸던 상황이기에 과감히 매장 임시 휴업을 결정하고 페스티벌 현장에서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을 찾기 시작했다.


가족, 지인, 지인의 지인 구분할 거 없이 모인 TF팀


우리의 간절함이 전달된 덕분일까?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정예 TF 팀이 꾸려졌다. 사실 주말에 페스티벌 가서 김밥집이나 도와줄 만큼 한가한 지인들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일손이 필요한 우리를 위해 기꺼이 함께해 주었다. (이 중에는 서울재즈페스티벌 티켓팅에 실패한 지인들도 있었다는)


아무리 지인이라고 해도 할 건 해야 한다. 서로를 위해서. 옛 어른들이 말씀하셨지. '우리 사이에 무슨 계약서가 필요해?'라고 하는 사람들은 피해야 할 사람들이라고. 그래서 더 꼼꼼하게 작성하고 체결했던 바비스의 첫 '일용직 근로계약서'.


계약서 표지


사전 준비의 끝은 식자재 납품 관련 업무 처리. 기존에 거래하던 식자재 업체가 배송 가능한 주소지, 날짜 및 시간대인지 파악하고 미리 계산해 둔 식수 인원에 따라 필요한 식자재 양을 산출한다. 현장에 구비될 적재 공간을 고려하여 1일차와 2일차 납품받을 식자재를 구분하여 발주를 계획한다. 팝업, 페스티벌 경험이 다수 있는 민호님은 식자재 업체에 새로운 주소 코드를 따는 것부터 시작해 예상 발주량 계산까지 어렵지 않게 해낸다.




현장 운영 시뮬레이션, 그리고 꽤나 성공적이었던 결과


맛있게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음식점으로서 그건 기본 중의 기본이고, 페스티벌의 특성상 과밀집 된 고객들에게 얼마나 빠르고 유연하게 주문을 받고 음식을 내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우리는 크게 세 가지를 놓고 치열하게 고민했고,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원활한 조리 및 서빙을 위한 주방 동선

TF팀 (단기 근로자) 업무 분담 및 분업화

조리 시간을 고려한 한정 판매 메뉴 설정 및 운영


또 어디서 본 건 있어서 주방 및 서빙 동선을 짜기 위해 구글 스프레드시트를 활용해 주방 도면을 그린다. 주방 동선에 있어서 여러가지 논리가 존재하겠지만 우리는 '음식의 움직임'에 집중했다. 밑 준비 하는 공간부터 음식이 완성되는 곳까지 하나의 컨베이어 벨트에 태운다고 기준을 잡은 뒤에 주방 기기와 기물들을 배치하기 시작했다.


약식으로 그린 부스 도면


서울재즈페스티벌 바비스 부스 안


지금까지 바비스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고작 우리, 총 3명이 전부다. 아무리 부족해도 최소 5-6명은 있어야 현장 운영이 가능하다고 판단했고,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지인들이 그 자리를 채워줬다. 다만 얼마나 바쁠지 모르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아무 일이나 부탁할 수 없었기에 우리는 아래와 같이 업무를 나눠 인원을 배치했다.


(예) 날짜별 업무 분담을 위한 테이블


결국 모든 업무들이 반복 업무겠지만, 그래도 그중에 기존의 숙련도가 크게 영향이 있을 업무들을 우리가 맡았고, 나머지 업무들은 지인들의 도와주는 근로일수, 경험, 성향에 따라 부탁을 드렸다. 식사 시간을 제외하고는 회전 근무 없이 정말 바쁘게 움직였고, 궁금한 부분이나 문제가 생겼을 때 즉각적으로 소통하며 운영한 덕분인지 큰 문제는 없었다. (단,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들도 있었고 이 부분은 뒷부분에)


비빔보울을 만드는  소요되는 시간은 1분에서 1 30초로 굉장히 빠르다. 쉽게 설명하자면 식재료들을 미리 준비하고 정량 담아내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밥랩은 밥을 펴는 시간, 재료가 떨어지지 않고 김이 터지지 않게 말아내야 하는 이슈,  포장할 시간이 필요해 비교적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음식점에게 중요한 지표  하나인 '매출' 객단가와 조리 시간을 빼놓고 설명하기 어렵다.


김치 불고기 비빔보울이 간장계란 김밥랩에 비해 판매가도 높을 뿐만 아니라 조리 시간도 빨라 여러모로 유리하다. 그러나 비빔보울 못지않게 김밥랩도 우리의 메인 메뉴이고, 더 나아가 김밥을 잘라먹지 않고 랩 형태로 먹을 수 있는 경험을 보여주기에 페스티벌만 한 곳이 있을까? 두 마리의 토끼를 놓치고 싶지 않았던 우리는 제한된 경험 제공을 통해 김밥랩과 비빔보울 메뉴를 모두 소개하지만 매출에 피해가 갈 수 있는 '정도'를 제어했다. 그리고 '제한된' 또는 '한정된' 경험은 일정 부분 마케팅 효과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마땅히 비교 대상이 없어도 한정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궁금증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애초에 생각에도 없던 사람들에게도 생각할 기회를 준다고 해야 할까? 거의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를 불러일으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난관들


위에 작성된 대로 마무리했으면 얼마나 준비도 잘하고 완벽하게 운영했겠는가! 방심은 금물. 당연히 우리에게도 예상치 못했던 상황들이 있었다. 여러 상황들이 있었지만 그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세 가지 사건, 공용 개수대가 없다는 사실을 미리 확인하지 못해 발생한 생수 사재기, 생각보다 높았던 밥솥의 전력량으로 인한 전기 떨어짐 현상, 그리고 식혜 재고 조기 소진.


왜인지는 지금도 기억나지 않지만 너무 당연하게 입점 업체들을 위한 공용 개수대 또는 식수대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일회용품을 사용하며 조리하면 위생에는 문제가 없겠지만 우리는 가장 중요한 밥을 짓는데 물이 필요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되자마자 필요한 생수량을 파악하고, 주변 이마트에 전화해 1.5L 생수 재고를 확인한다. 더 이야기할 것도 없고 그 이후의 상황에 대한 설명은 아래 사진으로 대체한다.


차 2대에 가득 실어 옮긴 생수


(갑자기) 충분할 것 같았던 전력량은 행사 시작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3-4번 떨어지고 만다. 그릴, 튀김기 등을 사용할 경우에는 어느 정도 대응이 가능했겠지만 밥솥은 취사 중 전기가 떨어지면... 답이 없더라. 그렇게 우리는 꽤 많은 인분의 쌀을 버리는 상황도 있었지만 주최 측에 열심히 건의하며 할 일을 이어갔다. 공교롭게도 둘째 날에도 전기가 1-2번 떨어졌던 기억이 있었지만 그 찰나에 또 경험해 봤다고 (예전 유행어처럼) 당황하지 않고~ 해냈다.


식혜, 정말 맛있는 로컬 식혜를 벌크 단위로 납품받아 냉동실에 보관하고 주스 머신에 담아 판매했다. 결과는? '3일에 이 정도 판매하면 충분해!'라며 준비했던 재고가 둘째 날 오전에 소진됐다. 토요일이었기에 업체에서 직납을 받을 수도 없던 상황에서 우리는 여러 고민에 빠진다. (고민하던 중에도 정말 많은 손님들이 식혜 판매를 문의해 주셨다) 논의 결과 제품의 종류를 떠나 무더위 속 페스티벌에서 '식혜'를 바라는 고객들의 Wants(원함)와 Needs(필요함)를 충족시켜주자고 결정하고, 주변 이마트와 이마트 에브리데이 등에 있는 식혜 1.5L를 사재기하고 엄청난 원가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날 이른 오후까지 식혜 판매를 이어갔다.




마무리


바비스가 제공하는 음식은 굉장히 편안하고 일상적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그렇기에 운영 시간의 잦은 변동은 고객들을 혼란스럽게 할 뿐만 아니라 자칫 불편함을 초래해 이탈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이에 우리는 페스티벌 기간이었던 금, 토를 제외하고 정상 운영을 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금, 토, 일요일까지 이어진 페스티벌 일정, 일요일 10시 이후 현장에서 뒷정리하고 매장으로 돌아와 마무리하면 새벽 1-2시에 끝날 것 같았다. 그래서 준비되지 않은 매장의 모습, 피곤한 우리의 모습으로 월요일을 운영하는 것보다 임시 휴업을 하는 게 낫겠다고 결정하고 페스티벌 전에 미리 공지했다.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니, 예상했던 것보다 뒷정리는 더 오래 걸리고 힘들었다. 월요일 임시 휴무 덕분에 일요일 늦은 저녁, 새벽에는 기물 청소, 잔여 식자재 운반, 급한 설거지를 우선 처리했고, 월요일 오후에 출근해 지난 페스티벌을 복습하며 마무리했다.




모든 페스티벌이 같을 수는 없겠지만 정신없는 일정 속에서 큰 배움이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해질녘 페스티벌 현장


<INTERVIEW>

Q. 서울재즈페스티벌에 최종 입점이 확정되었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민호: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음식을 선보이는 게 소원이었는데 이렇게 빨리 이뤄진다고? 바쁘게 많이 팔아본 건 여러 번 경험해 봤으니 자신 있다.

다운: 짧은 시간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입맛을 충족시켜줘야 하는 페스티벌에서 이제 막 탄생한 브랜드인 바비스의 가능성을 알아줬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새암: 뛸 듯이 기뻤다. 이 기쁜 소식을 공동창업자와 빠르게 나누고 싶다는 생각에 주최 측과의 전화 통화 직후 매장으로 향했으나 식사 중인 손님들이 계셔서 셋이 조용히 기뻐했던 기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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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하루에 1,200인분 이상, 도저히 실감이 나지 않았을 것 같은데 현장에서 판매해 보니 어땠나요?

민호: 준비한 식재료, 준비한 동선대로 순탄하게 흘러가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큰 이슈 없이 짜임새 있게 흘러가는 모습을 보면서 점점 자신감을 얻었다. 우리 브랜드에 대해서도, 우리의 전반적인 오퍼레이션에 대해서도.

다운: 매장에서 정말 바쁘게 일했을 때와 단순 비교했을 때 이게 가능한 숫자인가? 하며 상상이 되지 않았는데 실제 상황으로 마주하니 이전에 전혀 체험해 보지 못한 강도의 노동이었다. 우리 브랜드가 이 정도의 수요를 불러일으키며, 충족시킬 수 있는 힘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새암: 늘 예상치 못한 에피소드가 생기기 마련인데 생각보다 준비한 대로 잘 흘러간 느낌이다. 물론 힘들지 않았다는 건 절대 아니다. (웃음) 우리 브랜드와 비즈니스에 대해 더 자신감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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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준비, 이동, 판매, 숙박, 마무리까지 페스티벌 기간 동안 느낀 소감 한 말씀 부탁합니다!

민호: 솔직히 3일+a, 대학생 때 술 마시고 놀던 것보다 더 많은 체력을 갈아 넣었는데 힘든지 모르게 일했다. 끝나고 나서야 체력이 바닥났다는 걸 알았지만, 앞으로 우리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이런 기회가 또 온다면 주저 없이 도전하겠다.

다운: 모두 함께 긍정적인 에너지로 일함으로써 어려운 난관 (노동 시간, 강도, 예상치 못한 문제 등)도 헤쳐나갈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신병교육대 이후에 처음으로 단체의 아름다운(?) 힘을 느꼈다.

새암: '나 홀로 사장 또는 창업자였다면 해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모든 과정을 함께한 공동창업자들이 있었기에 더 수월하고 재미있게 해낸 것 같다. 페스티벌, 다 드루와!


서울재즈페스티벌 2일차 TF팀 단체 사진


무더위 속에서 함께해 준 TF 팀 여러분,

신생 브랜드에게 소중한 기회를 주신 포잉,

그리고 이 모든 기회가 있게 해준 네키드윙즈!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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