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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rk matter, no matter what

초단편 sf, 자유 의지가 없다고 해도

by 밈바이러스

0.
솔직히 조금 놀랐습니다. 당신들의 언어로 "암흑 물질" 없이, 이만큼이나 지성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생명체가 태어날 수 있다니. 어안이 벙벙하실 것 같아 예시를 하나 들어본다면, 당신은 가상 화폐 개념을 이해하는 먼지 뭉치를 상상할 수 있으십니까?

1.
우리 조상은 지구를 아주 아주 오래전부터 눈여겨보고 있었습니다. 원시 태양계, 그리고 지구가 강착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지옥과도 같은 불바다에 소행성이 마구 쏟아지기 시작한 그때부터. 우리 조상은 대대로 생명의 발생 조짐이 보이는 행성들을 싼 가격에 매입하는 우주 행성 사업을 해왔거든요. 자체적인 행성 감정 평가 결과 지구는 제법 가능성 넘치는 행성이었고, 우리 계산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기까지 얼마 걸리지 않았죠. 그리고 지금은 제가 주말 농장 오가듯, 지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2.
그런데 그거 아세요? 지구 최초의 생명 또한 암흑 물질로 구성된 생명이었다는 거. 하지만 기깔난 사업 수완을 가진 우리 할아버지는 은하 지원 사업을 따내, 지구에서 하나의 과업을 시작했지. “암흑 물질” 없이 생명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할까. 가능하다면, 어느 수준의 문명까지 이룩할 수 있을까. 지구를 완전히 비암흑계 생물을 위한 터전으로 만들기 위해 고생깨나 했다 들었죠. 대규모 멸균 작업이 있었다네요. 그래서 화석을 포함한 어떤 흔적도 남지 않았을 거야. 남았다고 한들 인간으로선 관측도, 상호작용도 못할 테지만요.

3.
비암흑계 생명 중 인기가 가장 많았던 건 아무래도 당신네들이 공룡이라고 부르는 시리즈였죠. 지구별이 공룡으로 우글거리던 시절 종종 지구에 오가며 공룡과 생물 종을 우리 행성에 옮겨 왔는데. 노아의 방주를 생각하면 간편할거에요. 중간 저장 과정. 그리고 지구를 대규모로 한번 리셋 했어.


그거 알잖아, 시작이 있으려면 끝이 있어야 하는 거, 한정된 생태계에 새로운 생명이 등장하려면 빈자리, 빈 틈새가 있어야 하고. 우리는 포유류에 기회를 줬지. 위험천만한 공룡들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작고 소중한 원시 포유류가 인간으로 진화할 수 있었을까요? 완전히 새로운 종이 탄생하려면, 기존의 종들이 멸망해야 한다는 거, 우주 생명의 공리 아니던가?

4.
물론 인간이란 전혀 예상도 못한 결과였지요. 개미만큼은 못하지만 이렇게 온갖 생태에 적응해 뿌리내릴 줄이야. 그리고 제법이던데? DNA 등 유전 정보만 실어나르던 생물 기계에서 문화를 복제하고 재생산하는 종에 이르다니. 오징어 게임? 인간 특유의 욕망과 야단법석은 우리 문화권에도 히트였지요. 그리고 당신들의 지능이 우리의 지능에 대한 이해를 조금 높이는데 기여했달까.


그래, 인간들의 쇼 잘 봤고, 좋은 심심풀이가 됐어. 그리고 자랑 하나 할게요. 나 역시 다음 사업을 따냈어. 이제 지구에서 다음 실험을 진행해보려고요. 사실 우리에게도 우주의 모든 물질이 해명된 게 아니야. 그래서 알 듯하지만 미묘한 물질이라고 불리는 그런 비료도 소행성에 담아 지구에 뿌려볼 건데. 이것이 지구 생물계와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찰할 거야. 물론 우리의 주 관심사는 어떤 지능과 문명이 탄생할지가 메인이지만. 물론, 몇몇 현 생물 종자는 우리 행성에 데려가야지. 그 생물 종을 엄선하려고 내가 오늘 방문한 거니까.

인간은 150마리 정도 데려가려 하는데, 서로서로 죽이게 만드는 것도 하나의 재미려나? 왜 그런 표정 짓지요? 말도 안 되는 신념이나 종교, 지위 투쟁 따위로, 계획적으로, 또 우발적으로 그동안 수도 없이 서로를 죽여왔잖아. 육체적 폭력은 줄었다지만, 정신적 살상력은 점점 치밀해졌던데요. 적이 없으면 ‘우리’가 형성이 안 되는 것이 인간 종특 아니던가?

5.
솔직히 이해가 잘 안 갑니다. 당신이 대체 무슨 권리를 주장하고 있는 건지. 어떻게 지구가 당신네들 것이라는 건지. 지구라는 텃밭은 내가 가꿨고, 필요한 비료도 주고, 전적으로 내 관할이었는데 말이죠. 그리고 더군다나 더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어째서 당신들이 생명은 소중하거니, 우리는 자유의지를 가진 특별한 존재라니 그런 주장을 하는 걸까요.

당신들은 일 년에 수십 수백 억의 닭의 모가지를 비트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나도 치킨 먹어봤는데, 뿌링클이 제일 맛나더라고. 왜 닭은 그렇게 대규모로 싸그리 먹어 치워도 되는 종이고, 인간은 한 번에 쓸어버려서는 안되는 종이지? 닭과 인간은 전적으로 다른 종이라고? 함부로 비교 선상에 올리는 것조차 수치스러운 일이라고요? 아, 제발요. 당신들이 평생을 주워 섬기던 과학이나 신학, 너무 엉터리고 결함 투성이라 차마 눈뜨고 봐주기 곤란한 수준이라고요. 유머 코드로 활용하기에나 딱이죠.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조차 제대로 규명하지 못한 주제에. 인간이 모든 것의 이론과, 최초의 생명을 완전히 규명해내기까지는 시간 문제다? 걱정 마요. 뽑아가는 150명 중에, 현대 물리학의 거장과 생물학 연구자도 포함시킬테니. 그 연구에 당신은 결코 절대 필요 없을걸요.


6.
우리에게 있어 당신들은 먼지 뭉치에 불과합니다. 음, 조금 더 세련된 비유를 하자면 그보다는 콩순이 인형이라고 해야 하나. 무엇인가 지껄이기는 하는데, 스스로 뭐라고 지껄이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비암흑계 생물종. 듣자하니, 우리를 다크리안으로 부른다던데, 어감이 제법 마음에 드네요. 역시 당신들은 훌륭한 생성 기계야.

7.
내가 재밌는 거 하나 보여줄게요, 암흑 물리학의 정수를 듬뿍 첨가해 만든 시뮬레이터인데. 빛이 시공간을 따라 휘듯이, 자의식을 가진 생물 역시, 상황과 맥락, 그리고 부호화된 코드에 따라 미끄러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원시적인 계산기야. 30억 년 전 우주 평화상을 수상한, 내 자랑스레 여기는 먼 친척분의 작품이지.

8.
좋은 체험이 되었나요? 뭐어? 기껏 체험도 시켜줬는데, 사기라니! 고전 문학 안 읽어봤어? 당신네들의 고뇌와 좌절, 누군가는 수십억 년도 전에 똑같이 했었어. 꼭 자기가 특별한 사연을 가진 기구한 생명체인 것처럼 생색낸다니까. 아직 외계 문학 걸작선을 접하지 못했다니 아쉬울 따름이군요. 하기야 접했어도 분명 안 읽었을 거야. 아무리 지혜의 정수를 누가 앞서 평생에 걸쳐 쌓아놨어도 읽지 않는데, 도대체 있어 봐야 무슨 소용이겠어요. 대세에 우르르 몰려가고, 불편한 진실은 피하고, 생각할 거리는 AI에 외주하고, 숏 폼 영상 등 온갖 토핑을 올리고 압축된 재미 요소로 삶을 채워나가려는 사람들에게, 자신은 영원히 살아갈 수 있는 첫 번째 세대가 될 것이라 막연한 꿈을 품고 있는 사람들에게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죠. 말이 아까워 말이. 한국 속담으로, 소 귀에 경 읽기. 영어로는 fall on deaf ears라고.


9.
아무튼, 지성을 가진 우주 문명은 거의 같은 단계를 밟는다는 거 알고 계셨나요? 우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 나오잖아. 문명은 세 단계를 밟는다. 생존, 의문, 그리고 세련. 첫째. 저걸 어떻게 먹을까. 둘째, 우리는 왜 먹을까. 셋째, 무엇을 어디에서 먹을까. 인간 종은 참 특이하더군.

10.
우선 문명의 수준이 굉장히 불균등해, 처참할 정도로 깡마른 몰골을 보이며 기아로 숨 꼴딱거리는 세살배기 여아 찌아찌아족 쿤다라가 나오는 공익 광고에 한순간 가슴 뭉클히 찡하면서도, 저녁에는 모두 다 깜빡 잊고 연인과 함께 스테이크 썰고 그와 잘 어울리는 와인을 곁들이지. 분위기에 취해 그렇게 자랑스러워 하는 자신도 즐거이 잊고.

11.
그리고 둘. 세련을 추구하면서, 저 세련된 명품을 얻기 위해, 결코 만족할 줄 모르는, 영원한 허기에 굶주린 빈약한 자아를 강화하기 위해 다시 생존 수준의 삶(저 세련된 걸 어떻게 손에 넣지?)으로 다같이 서로의 삶을 격하시키잖아. 이래서야 인간종은 아직도 1단계에 머물러 있다고밖에 못하겠어. 인간의 삶과 세계는 너무 빈약해. 전혀 세련되지 않아.

12.
그리고 마지막. 나는 사실 충분한 의문을 품은 사람은 극히 소수라고 감히 단언할 수 있어. 대부분 묻고 따지지도 않고 사회 문화에 분위기에 예속되어 살아가던데. 자본주의에서 우리는 왜 먹는가에 대한 질문은 전혀 관심을 받지 못하고, 소수의 철학자들이나 고뇌하는 마이너한 토픽이더군. 모두 어떻게 저기 인터넷의 누구누구보다 더 많은 걸, 더 맛있어 보이는 걸 먹을까, 행복해 보이는 경험을 엄선해서 전시할까가 주류 질문이고. 모두가 한번쯤 긴급히 품어야 하는 삶과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진지한 의문은 자본주의 세상에서 관심을 끌지 못하더라고. 그야 돈이라는 유일한 절대 파라미터와 무관하니까.

심지어 자신을 추동하는 유전자를 발견했으니, 이제 유전자의 횡포에서 벗어나 이성으로 자신을 설계할 수 있는 자유의지를 양껏 발휘할 수 있다고 말하는데, 애초에 유전자에게는 아무런 생각도 없어요. 유전자에 인격을 부여하고 유전자를 뛰어넘었다는 자의식 과잉 정말 유치할 따름이야. 그리고 아까 말했듯, 당신들은 날때부터 사회 문화와 언어라는 덫에 꼼짝 없이 사로잡힌 족속이야.

나는 우리나라에서 태어나 다행이라니, 3억 정자 중에 내가 선택되어 럭키비키라니 정말 영문 모를 계산법에도 난 참 개탄스러워. 이것은 마치 3과 알파벳 e를 더한 결과가 산소 분자라는 계산과 전혀 다를 바 없는걸. 한 가지만 알아두라고, 발생하지 않은 의식은 당신에 대해 아무런 생각도 없으며, 당신네들은 자의식을 가진 무(無)라고. 공포와 불안은 지상 최고이자 최악의 발명품이었지.

13.
내가 이렇게 열과 성을 내며 떠들어대는 이유는 말이지, 너희의 안 그래도 짧은 시간과 생이 괜히 괴로움 넘쳐나보여 그래. 몇몇 청년은 경제적 자유를 논하지만, 사실 경제적 자유에서 유일하게 자유로운 것은 오직 자본 그 자체 뿐. 인간과 그들의 욕망을 자신의 성기 삼아 휘두르며 무한히 증식한다는 것을 모른 채. 자유로움 속에 평생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노동자. 왜 행위 해야 하는지도 모르면서도 더 나은 곳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에,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생각에 화들짝 서두르는 사람들. 그렇다고 해서 운 좋게 많은 돈을 갖게 된 사람들도, 주제에 맞지 않게 강력한 힘을 얻게 된 사람도 좀처럼 가만히 있지 못해. 불안에 계속해서 끝없이 뭔가를 찾아 헤매.

14.
인간 개개인의 수명도 그렇고, 이대로라면 지구가 얼마나 견딜 수 있을 것 같아? 내 조상도 그렇게 우라노 별에서... 충분한 준비도 못한 채 다른 행성으로 이주했다가, 엄청난 수난을 겪었지. 처음 만나는 물질로 농후한 세계에 적응을 위해, 새로운 물질대사를 익힌 박테리아로 되돌아갔다가... 간신히 다시 지능을 되찾을 수 있었지. 물론 지금의 지능은 내 조상의 지능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지능이겠지만. 그리고 먼 훗날, 조상이 정말 꽁꽁 조심스레 보관해두었던 두 문장을 발견했지.

그중 하나는 “모든 것은 xx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그래. 지구인들아. 너희에게 마지막 기회를 줄게. 다른 한 문장을 인간 시간을 기준으로 100년 안에 맞춘다면, 너희 문명 수준을 인정하고 인간의 말로와 지구의 끝을 말없이 지켜보겠어.

잠깐, 이 이야기는 지구의 한 구석탱이에서 하찮고 하찮은 누군가에 이미 씌인 이야기라고?
그러니 그 다른 문장을 맞추는 것은 일도 아니라고?
설마 나의 존재와 욕망이 고작 이야기 차원에서나 존재하는 것이 되는 건가? 어떻게 그럴 수가...









그야 그렇다.
이 글은 민수가 즐겨가는 무인 카페에서 핫초코 홀짝이며 노트북 자판 뚱땅이며 써진 글이니. 민수는 얼렁뚱땅, 뚝딱, 떠오르는 짧은 단상을 그때그때 토해내곤 한다. 그런 민수가 이 정도로 긴 글을 써내는 것은, 자신의 존재에 정체에 왠지 모를 심각한 위기를 느낄 때다. 사람들은 세상에 뚱딴지같은 글이 너무 많다며 일말의 머무름없이 이 글 역시 지나칠게다. 하지만 할 말이 없다. 민수는 이에 반박할 수 없으며, 반박할 의지 또한 없다. 전적으로 그들이 맞기 때문이다.

더욱 구체적인 완성도 있는 우주 규모의 세계관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무엇인가 메시지를 세상에, 지구에 공표하고 싶었다. 이게 나야라고 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 또, 긴 호흡으로 멈칫이며 읽어야 하는 아름답고 가슴 찡하이 스며드는 이야기, 수많은 인간 군상이 어우러지는 오케스트라와 같은 휴먼 드라마를 쓰고 싶지만, 민수에겐 결코 허락되지 않은 일이다. 그의 이야기는 언제라도 감동 따위 없이 차가운 죽음으로 막을 내린다.

그리고 민수는 자아에 갇혀 발버둥칠 뿐인 그런 인간이므로, 많은 인간을 출연시킬 수 없다. 결국 지루해 제풀에 자빠질만큼 자아를 되풀이해 재생산할 뿐인 부조리극이 민수가 쓸 수 있는 전부인 것이다. 사회에 대해 뭔가 지껄이지만, 결국 민수의 편협한 시각과 부족한 식견을 부끄럽게도 도드라지게 내보일 뿐이다.

결국 민수의 부족한 참을성으로 인해 이 글은 여기서 대충 막을 내린다. 이 이야기를 시작은 dark matter no matter이라는 말장난. 무슨 짓을 하더라도 당신이 바라 마지않는 자유자유 의지를 얻을 수는 없을 것이다. 심지어 암흑 물질을 호흡하고 해명하고 활용하는 다크리언이라고 해도. 우주에 통달한 그 어떠한 자라고 해도, 우주의 관리인이자 지배자라고 해도. 하지만 민수는 자유 의지가 없다는 사실에 절망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자유 의지가 없다는 사실은 당신에게 전에 없던 자유와 사랑을 안겨줄 테니.



갑자기 작가의 한 마디.
민수의 입을 빌려 또 시원하게 할 말을 배설해내고야 말았다. 고맙다 민수야. 너 없이도 내가 지금껏 살아 있을 수 있었다는 말은 가당치도 않아.

자유 의지가 있다는 생각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꾸고 있다는 생각은 유용할지도 모르지. 또 자아 폭발과 비대화가 있는 그대로의 풍경화를 더럽히고 있다는 생각은 꽉 막힌 편견 일수도 . 이 모든 것이 생각된 생각이라는 생각. 아무래도 상관없는 생각들의 생각. 이해력 없는 생각? 에이, 무슨 생각인들.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믿음을 가져야지. 나는 결국 하나의 세계를 창조하지 못하고 내면 세계를 뱉어내는 것이 고작이었지만. 나는 진지하게 행복하다고 느끼고 있다고.


“나 없이도 지구는 우주는 자연스레 돌아가고 있는 걸.
그렇다고 내가 죽겠다는 건 아니고 죽고 싶은 것도 아니고
애쓰지 않고 그저 우주와 하나 되어 살아가겠다는 거거든.
시시한 드라마에 빠지지 않고 그저 바라보고 머무르고 싶었건만
그런데도 아직은 너무나 섣부른 생각인가. 아쉬운 거지.
아아, 외로운 마음.” - 주민수


"모든 것이 그럴 수 있다는 마음.
나에게 너무 관대해지는 마음
증명을 포기한 백수의 같잖은 변명
아아, 외로운 마음." - 000



네 번째 단계
놀랍지만, 정답이네요 민수씨. 사실 우주의 문명의 단계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네 번째 단계가 있죠. 그렇다고 네 번째 단계가 다른 단계보다 우월한 단계는 아니에요. 역설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네 번째 단계는, 단계의 구별조차 무의미하다고 느끼는 분별하지 않는 단계. 그 이름은 관찰. 모든 것을 분별하지 않고, 좋고 나쁨에 대해 굳이 논하지 않고. 그저 있는 그대로 미소 지으며, 흘러가게 내버려두며, 포근한 우주에서 순간을 하염없이 머무를 수 있는 그런. 부끄럽지만, 나도 이 단계에 부분적으로만 속해 있어요. 생명은 어쩔 수 없나 봐. 암흑 생명이라도 다 똑같아(Dark matter no matter). 그래도 제법 재밌어요. 당신네들의 이야기. 계속 해봐요. 어떤 이야기든 계속 바라볼테니(no matter wh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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