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근무를 서며

일요일 어머니 목요일 아버지 토요일

by 밈바이러스

일어나지 않으면 안 되는 아침이 너무 많고

철야하지 않으면 안 되는 밤도 너무 많다.

법적으로!!

이 글은 군대 이야기다.


평일이면 6시 30분, 주말이어도 7시에는 일어나야 하고 매일같이 서는 불침번에 추가로 나의 경우, 당직사령과 함께 아침 8시부터 다음 날 아침 8시까지, 24시간 근무를 서는 경우가 잦았다.


지난 일요일 목요일 토요일, 일주일 중에 3번, 24시간 근무를 서게 됐다.


일요일. 그냥저냥 섰다. 주말에는 할 것이 그닥 많지 않으며, 게다가 월요일에는 근무 취침(일과 대신에 오후 4시 30분까지 쉬는 것)을 하며 쉴 수 있지 않은가.


목요일, 갑자기 협조된 근무로, 근무를 서다가 잠깐 저녁을 먹으러 병영식당에 가는데, 몸살이, 열이 났다. 어린 시절 열이 나면 어머니가 먹여주신 딸기 약 한 스푼과, 밤새 내 몸을 식히던 차가운 물수건 생각에 울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힘내야지. PX에서 샀던 꿀로 뜨뜻한 꿀물을 타 먹으며 정신을 가다듬고 어떻게든, 다음날 근무자와 교대를 마치고 생활관으로 돌아왔다.

토요일, 다른 병사들이 다 쉬는 주말에, 24시간 근무를 서는데, 뭔가 굉장히 서러움을 느꼈다. 내일 근무 취침을 받아봤자, 남들 쉬는 주말에 똑같이 쉬는 것밖에 안되지 않은가. 뭔가 좀 정신적 한계를 느꼈던 것 같다.


군대에서 그럴 때마다 아버지가, 아버지의 인생이 내게 확 와 닿는다. 아버지야말로, 일어나지 않으면 안 되는 아침이 적게 잡아도 40년을 넘어섰지 않는가. 고된 몸, 피곤한 몸으로도 가족의 내일 생각에 편히 잠 못 드셨을게다. 그러면서 가족에게 힘든 내색 한번 못하시고. 아아.


한편, 당직사령과 당직부관에게 오늘 밤 잘 부탁한다고, 인사치레로, 톨게이트비 느낌으로 헌납하는 천 원짜리 커피. 아깝다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지만, 제길, 진짜 문제는 내가, 엄마 아빠한테 천 원짜리 싸구려 효도도 안 해봤다는 것이다.


어느덧, 코로나19로 신병 휴가도 못 나간 채로, 복무일을 100일 갓 넘겼다. 휴가 때 집으로 돌아간다면, 부모님을 꼭꼭 안아보리라. 부모님에게는, 내가 24시간 근무를 일주일에 세 번 서는 경우도 있다고, 절대 말하지 말아야지. 포근한 집으로, 부모님에게 돌아가고 싶어라.


전역까지, 남은 24시간 근무는 90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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