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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BooBoo Sep 10. 2023

꾸준히 헌혈하는 이유

왜 그렇게 자주 헌혈하는 거야?라는 질문을 받고...

올해 처음으로 헌혈을 하고 왔습니다.

38번째네요. 금장(50회)이 머지않았습니다!!


헌혈 후기는 아래 글에서 볼 수 있습니다. 여기도 많이 놀러 와 주세요!


헌혈 왜 그렇게 자주 해? 
위험한 거 아니야?


헌혈을 처음 한두 번 할 때는 그냥 경험이겠거니 했을 텐데, 10회 이상 넘어갈 때쯤에는 이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종종 아니 꽤 많이 있었습니다.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다음과 같은 이유를 말하곤 했어요.

헌혈은 위험해

헌혈한 피는 치료용으로 쓰이는 것이 아니고 연구용으로 쓰이잖아

선량한 사람들의 피로 장사하는 거야

그거 몸에 안 좋아

그 외 기타 등등...




제가 헌혈을 자주 하는 이유는요...


헌혈을 시작한 지 10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아직 38번 밖에 안 됐다는 게 조금 부끄럽네요) 그러다 보니 헌혈을 하는 이유가 꽤 많이 생겼어요. 애초에 특별한 이유를 가지고 시작한 행위(?)가 아니기 때문에 살아가면서 그 이유를 하나씩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사는 것도 생각보다 재밌어요. 


헌혈을 하는 저만의 이유를 꽤 많이 가지고 있는데, 질문하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서 다르게 답을 한답니다. 그래야 부연설명을 안 해도 되거든요... (이것이 삶의 지혜인가)




헌혈을 하게 된 첫 번째 이유는 그냥 "멋있어서"


첫 이유는 정말로 그저 '멋있어서'입니다.

스무 살이던가 스물한 살이던가 기억은 정확히 나지 않네요. 당시 어떤 글에서 헌혈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왔었어요. 당시에는 헌혈 30회에 은장, 50회에 금장, 100회에는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방식이었는데 (요즘은 어떤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걸 받고 뿌듯해하는 내용의 글이었습니다. 그리고 관련된 영상도 많이 봤었던 것 같아요. 그때 그들의 눈빛이나 뿌듯함에서 나오는 모습이 정말 멋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나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도 10년 만에 은장을 받았답니다!

요즘 나온 유공패가 훨씬 멋있음.. ㅠ_ㅠ


그나저나 상당히 많은 경우에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 정답이었습니다. 아쉽게도 애초에 헌혈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이 대답 말고는 해 줄 답변이 없더라고요.




헌혈을 하는 두 번째 이유 "사은품"


영화관람권, 문화상품권, 외식상품권 그리고 과자, 음료 등 


헌혈을 하고 나면 생각보다 사은품을 많이 받습니다. 예전처럼 그냥 초코파이 한 개 주고 끝내지 않아요. 특히 저는 대학교 근처에서 헌혈을 많이 하다 보니, 다른 곳보다 더 많이 뭔가를 줬던 것 같습니다. 제가 어릴 때 많이 했던 지점은 초코파이나 음료도 그냥 맘껏 먹어도 되도록 뿌려(?) 주셨습니다.


학교를 다니던 당시에는 지금보다도 훨씬 가난했던 쭈구리였기 때문에 헌혈 후 받는 사은품들이 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영화관람권 1+1 행사라도 하면 이걸로 데이트라도 한 번 더 갈 수 있었으니까요!


지금은 머리가 조금 커서 그런지 사은품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는 않지만 역시 받고 나면 기분이는 너무너무 좋습니다. 물가상승률 때문일까요? 사은품도 점점 더 많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38번째 헌혈을 하고 받은 사은품도 상당하네요. 금액으로만 봐도 2~3만 원 상당은 됩니다. 


역시 선물은 언제 무엇을 받더라도 좋습니다.


38번째 헌혈을 하고 받은 사은품들


왜 헌혈을 하냐는 질문에 "사은품 많이 줘서!"라고 답한 경우도 있어요.

이 대답에 "피 팔아서 받는 것 아니야?"라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도 꽤 많이 있었습니다.


이미 헌혈에 부정적인 사람들이었던 것 같긴 합니다만... 이 대답은 저에게도 많은 교훈을 주곤 했어요.


저따위로 말하는 사람들과는 더 가까이하지 말아야겠다




헌혈을 자주 하는 마지막 이유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수많은 이유가 있지만 아마도 이 이유가 제가 찾아낸 헌혈을 하는 마지막 이유일 것입니다.


헌혈을 한두 번 하는 것 자체는 일반적인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무리가 없어요. 오히려 자주 하면 좋다는 사람들도 있죠 (사실 여부는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헌혈을 하기 전에 전자문진이라는 것을 하는데, 자세히 읽어 보시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의외로 헌혈이라는 것을 하는데 조건이 많습니다. 


최근 몇 개월 이내에 해외여행을 다녀오지 말아야 한다던가 국내에서도 파주를 포함한 특정 지역을 1개월(?) 이내에 간 적이 없어야 하는 등이 대표적이죠. 특정 기간 동안은 수술이나 입원 그리고 특정 약물이 포함된 치료를 받아서도 안됩니다. 코로나 역시 마찬가지죠. 


그 외에도 자신의 건강 상태를 잘 체크해야 합니다. 잠이 많이 부족한 상태라던가 몸에 이상이 있으면 웬만하면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거예요. 온전히 개인의 선택에 맡기 긴 합니다만 무리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상식적이겠지요.



저도 과거를 생각해 보면 헌혈을 못한 특정 기간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30회를 하는데 10년이 걸린 겁니다! 그렇다고 생각하려고 합니다...


대학생 시절에 술을 진탕 마시면서 즐겁게 놀던 시기... 매주 마셔대니 헌혈이란 걸 할 수 있을 리가 없었죠.


대학원 시절에는 1년에 1~2번씩은 해외 출장을 갔었기에 한 번 갔다 오면 몇 개월 동안 헌혈을 못하게 되었었습니다. 그 사이사이에 쪼개서 헌혈을 하곤 했는데, 그때도 건강 상태가 좋다고 생각될 때만 했기 때문에 생각했던 것만큼 많은 헌혈을 하지는 못했어요.


서른 살 이후에는 정말로 건강이 좋지 않아서 못했던 적이 많습니다. 




헌혈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건강하다는 증거


지금의 저에게 헌혈을 했다는 것은 내가 건강 관리를 잘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하는 행동입니다. 


최소한 헌혈 1~2주 전부터 음주를 포함해 몸에 무리가 가는 것들은 자제하려고 합니다. 헌혈 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밥도 잘 챙겨 먹으려고 노력하죠. 당연히 특정 약물이나 치료도 받지 않았다는 증거도 됩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그러지 않았는데 이왕이면 좋은 혈액을 나누고 싶다 (뭐 얼마나 차이가 나겠냐만)는 생각을 하게 되어서 괜히 좀 더 유산소 운동을 하기도 하고 뭐 그럽니다. 


헌혈을 하면 혈액검사도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검사지만 정기적으로 받게 되면 건강 관리에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어요. 저도 과거에 몇 번 간수치와 관련된 수치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와서 그에 맞게 스스로 관리를 한 적이 있습니다. (아마 술이나 밤샘 노동 탓이었을 거예요) 매번 병원에서 피검사를 받기는 힘들고 비용도 많이 드는데 헌혈을 좋은 일도 하고 사은품까지 받으면서 기초 검사까지 받을 수 있으면 일석삼조입니다.


새로 나온 유공패가 정말 이쁘네요.

30회 때 은장은 이미 받아버려서 은색은 이제 구할 수 없지만 (방법이 있으려나...), 어서 남은 12회를 채우고 금색 유공패를 받고 싶습니다. 돈으로는 살 수 없는 멋진 아이템들. 이런 것들이 하나씩 모여서 자존감을 올리고 더불어 품격이란 것도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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