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은 늘 조용히 찾아와 마음 한구석을 차갑게 만든다. 사람들 속에 있어도, 웃음소리가 가득해도, 문득 고개를 돌리면, 텅 빈 자리가 보인다.
어느 으슥한 깊은 밤, 미스트롯 4에서 가수 출신 적우가 「여러분」을 열창하는 장면이 방영된다.
노래는 “내가 만약 ~~ ” 첫 소절부터 내 마음을 흔들었다. 가창력의 힘 때문이 아니었다. 저음의 허스키한 그 목소리 속에는 살아온 세월의 무게와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건네는 따뜻한 위로가 담겨 있었다. 가사 한 자 한 자가 내 안의 외로움과 맞닿으며 눈물이 흘러내린다. 눈물은 슬픔의 증거가 아니라 위로가 스며드는 순간의 흔적이었다. 노래는 내게 “너 혼자가 아니다. ”라고 말해 주었고, 그 말은 내 마음을 조금씩 밝히어 다시 살아갈 힘을 주었다. 심사위원도 울고, 진행자도 울고, 관객들도 눈물을 훔친다. 사람의 감정이 거의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몇 년 전 남편이 중환자실에 입원했을 당시 충격이 너무 커서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다. 소리의 폭이 작고 고음 불가로 노래방은 더 이상 갈 수 없는 곳이 되었다. 나는 침묵 속에서 외로움과 함께 살았다. 그런 내가 만난 적우의 「여러분」은 나를 울렸고, 그 눈물은 결국 나를 치유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단단하면서도 따뜻하고 마치 내 마음을 꿰뚫은 듯했다. 가창력도 놀라웠지만, 그보다 더 큰 울림은 삶을 견뎌 낸 사람만이 낼 수 있는 진정성이었다. 그녀의 노래는 단순한 기교가 아니었다. 첫 소절부터 내 명치는 겨끔내기로 부풀었다가 말랑 해지다가 종잡을 수 없다. 점차 고조되는 감정선은 한 사람의 인생을 압축해 보여주는 듯했다. 고음으로 치닫는 순간에도 힘으로 누르지 않고 절제된 호소력으로 감정을 전달했다. 그 목소리 속에는 상실과 회복, 고통과 위로가 담겨 있었다.
“나는 너의 영원한 노래야.” 그 대목에서 나는 무너졌다. 노래를 못하는 나에게 그녀의 목소리가 다가와 대신 노래해 준다. 눈물이 흘렀다. 그것은 슬픔의 눈물이면서 치유의 눈물이기도 했다.
적우의 「여러분」은 단순한 음악이 아니라 내 안의 침묵을 깨뜨리고 나에게 살아갈 힘을 불어넣는 위로의 손길이었다. 나는 여전히 목소리가 완전치 못하지만, 그녀의 노래가 내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대리만족을 느낀다. 목소리를 잃은 나에게 다른 이의 목소리가 다가와 손을 내밀어 준 것이다. 그 순간 깨달았다. 노래는 꼭 내가 부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누군가의 노래가 내 마음을 대신 울려주고, 내 안의 침묵을 대신 채워 줄 수 있다는 것을.
언젠가 다시 노래할 수 있기를 소망하며 오늘도 나는 기억한다.
음악은 때로는 가장 깊은 상실 속에서 가장 따뜻한 친구가 되어 준다는 것을.
음악은 여전히 나의 친구이고 위로이며 살아갈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