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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여행(3)]온천에 푹,술을 벌컥...풍류의 하루

#우육탕면 #우라이온천 #중정기념관 #라오허제야시장 #클럽_아이콘

by 안녕하세요

대만 여행 셋째 날!

오늘의 일정이 늦은 새벽까지 이어질 것 같아서, 일부러 늑장도 부리면서 좀 늦게 일어났다.

온천에서 몸을 푹 담그고, 조금 쉬다가 대만에서 핫한 클럽을 가 보기로 한 날이다.


첫째 날: 인천국제공항-타오위안 공항-타이베이역-박스스토어-스린야시장

둘째 날: 스펀-지우펀

셋째 날: 볼란도 개인온천-중정기념관-라오허제 야시장-클럽 아이콘

넷째 날: 까르푸-타이베이역-타오위안 공항


이 날은 조금 흐리고, 도중에 조금씩 비가 왔다.


내가 먹었던 숙소의 현관(왼쪽). 이 날은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들도 여유 있어 보였다(오른쪽).


아침으로 음식 대만식 국수인 '우육탕면'을 먹으러 갔다.

타이베이역에서 10분 정도 걸으면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다.

https://goo.gl/maps/ksojLUGrxXXLYyvx9


식당 간판을 찾을 땐 매의 눈이 된다...


한 접시씩 가져가서 먹을 수 있게 돼 있는데, 접시당 30달러(한화 약 1200원)를 받는다. 여기에 닭고기를 추가 주문했다.


저 닭고기가 30달러인가 했는데, 의외로 맛있다. 삼삼한 간에 육질이 부드러워서 부담 없이 먹었다.


소고기토마토국수(왼쪽)와 간장소고기덮밥(오른쪽).


대만에서 야시장 등을 구경한 지 3일 째 되다보니, 현지인들은 돼지고기나 소고기 등 고기를 넣은 육수에 면을 넣은 음식을 일상적으로 먹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무난하게 소고기국수를 시킬까 생각도 했지만, 마지막 날 가는 곳이 전통 깊은 소고기 국숫집이어서

이 곳에선 약간 변주를 준 음식을 지켜보기로.


소고기토마토국수는 소고기 육수에 토마토를 넣어서 고기향이 나면서도 속을 달래주는 맛이었고,

간장소고기덮밥은 간장에 조린 소고기와 힘줄을 반찬삼아 밥과 함께 먹는 식이었다.

덮밥은 의외로 무난한 맛이었고, 소고기토마토국수는 비교적 대만풍의 향신료를 느낄 수 있었다.

특히 국수의 육수는 다음날 먹은 소고기국수의 그것과 대조적이었는데,

진하면서도 향이 풍성한 육수를 선호하면 이 가게의 국수와 좀 더 맞을 것 같다.

https://brunch.co.kr/@orintee/67


다음으로 들린 곳은 이 가게의 맞은편에 있는 '레드사쿠라'. 중국 전통 빵인 '샤오빙'을 파는 곳이다. 여권을 보여주면 무료로 샤오빙을 맛볼 수 있는 행사를 하고 있어 잠깐 들렀다.

구글 맵에서 찾긴 약간 애매한데..양품우육면 가게를 등지고 오전 11시 방향을 보면 바로 보인다.


밀가루를 반죽해 소를 넣은 뒤 구워서 만드는 샤오빙은 중국에서 아침식사 대용으로 먹는다고 한다. 내가 먹은 샤오빙은 빵 안에 버터가 들어있었는데, 빵 부분이 여러 겹으로 돼 있어 파이 쪽에 더 가까워 보였다. 파이를 좋아한다면 이 샤오빙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우라이마을 가는 버스시간이 빠듯해서 서둘러 움직이기로.

레드사쿠라에서 10분 정도 걸어가면 정류장이 있다.


버스를 타고 20분 정도 가면 시가지를 벗어나 외곽에 들어서는데

이때 타는 사람들이 많으니, 이 버스정류장에서 타는 게 여러모로 나은 것 같다.

https://goo.gl/maps/HzUWB5jhRxsFqjFi7

외곽에서 30분가량 가면 한적한 마을에 접어든다.



https://goo.gl/maps/yQeKj2sQh53fGg7t7

호젓한 시골 마을에 아담한 크기의 호텔이다.


로비 풍경(왼쪽)과 개인 온천으로 들어가는 방(오른쪽).


1시 예약인데, 5분 정도 늦었더니 호텔 측에서 전화가 왔다.

곧 도착하겠다고 말한 뒤 도착해서 30분을 추가 결제했다.

토요일에 경치를 볼 수 있는 '경관탕'을 예약해 2인 기준 1400달러(한화 약 5만 600원)였는데,

30분을 추가해 400달러를 더 냈다.

특징은 한화로도 결제할 수 있다는 점인데, 이때 환율을 잘 고려해 조금이라도 저렴한 쪽으로 계산하면 좋을 것 같다.




개인 욕실 풍경. 왼 편에는 옷걸이와 신발 놓는 공간, 거울을 보면서 매무새를 다듬을 수 있는 서랍장이 놓여 있다.


욕탕 왼 편의 서랍장엔 빗, 면봉, 드라이기 등이 갖춰져 있다.

우리가 도착하자마자 물이 채워지고 있었고, 물 온도나 수위 역시 조절 가능하다.

욕탕 뒤편엔 샤워 시설도 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탕 안에 입욕제를 넣은 뒤 샤워기로 헹궈내도 좋았을 것 같다.

샴푸와 바디클렌저도 있다.

타월만 제공되고 외부에 있는 화장실을 갈 때 입을 수 있는 옷은 따로 주진 않는다.

해외에서 개인 온천탕에서 숲을 바라보며 목욕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을 것 같은데,

이 곳 은 혼자 혹은 가까운 지인과 맞은 편의 호수를 바라보며

세속의 근심을 잊기에 충분한 곳이다.




2시간가량 몸을 데우고 난 후 애프터눈 티를 마시러 2층으로 이동.

200달러가량의 차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차와 마실 수 있는 각종 디저트 플래터가 함께 나왔다.



애프터눈 티 세트로 나오는 디저트 플래터(왼쪽)와 가장 인상깊었던 디저트(오른쪽). 녹차로 반죽한 와플에 팥을 찍어 먹으면 담백하고도 달달한 와플을 즐길 수 있다.



차를 다 마시고 나오니 밖엔 비가 내리고 있었다.

긴장이 이완된 탓인지 졸음이 확 밀려와서 계획했던 우라이 마을 구경은 취소.

바로 버스 정류장으로 와서 오는 버스를 탄 채 꾸벅꾸벅 졸았다.


젖은 옷은 에어컨 바람에 다 말랐고

정신이 들었을 때 버스는 중정기념관을 지나고 있었다.

원래 이 곳은 들릴 예정이 없었지만

우라이 마을을 들리지 않은 시간이 남기도 했고, 현지의 역사적 건축물을 둘러보고 싶기도 해서

기념관과 가장 가까운 정류장에서 내려 5분 정도 걸었다.

https://goo.gl/maps/2L74guhMVgKS7iw59



국립극장(왼쪽). 극장 옆 공터에선 공연을 앞두고 리허설이 한창이었다(오른쪽).
국가음악청을 배경으로 시민들이 광장에서 자유롭게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국립극장, 국가음악청, 중정기념관 등이 한 데 모인 광장은 대만의 초대 총통인 장제스를 기리는 역사적인 곳이었다.




중정기념관을 등지고 바라본 광장 풍경(왼쪽). 자유광장을 등지고 바라본 중정기념관(오른쪽).


중정기념당 안에는 장제스의 동상이 있고, 이 동상까지 가기 위해선 장제스가 서거한 나이와 같은 89개의 계단을 올라야 한다.

내가 계단을 다 올랐을 때는 기념관 내부 문이 닫힌 상태였다.




기념관 바로 옆엔 호젓한 분위기의 연못인 '운한지(雲漢池)'가 조성돼 있다. 이름 모를 새도 서식하는 등 관리가 꽤 잘 돼 있었다.


대만 거리를 걸으며 느낀 점은, 건물 외관이 습한 기후 탓에 많이 부식돼을지언정

담배꽁초나 쓰레기 등이 바닥에 거의 없어 깔끔한 인상을 받는다는 점이다.

야시장에서조차 바닥에 걸치적거리는 쓰레기가 없어 구경하기 쾌적했다.

이 식물원도 만든지는 오래돼 보였으나 청결하게 관리돼 있어 좋은 인상을 받았다.


운한지까지 구경하고 나니 오후 6시 30분.

슬슬 허기가 지기 시작했다.

오늘 밤엔 대만에서 핫한 클럽을 구경 가기로 한 날이라 저녁을 거하게 먹기도 애매해서,

시장 근처에서 현지인들이 먹는 음식을 먹어 보기로 했다.

가는 길에 목이 말라서 카페 85도씨에서 'salted coffee', 우리로 치면 '단짠커피'를 사 먹었다. 가격은 60달러(한화 약 2400원).


당도는 꼭 70% 이상으로 먹어야...


밀크티로 당도를 조절하는 문화가 있어서인지

이 커피 역시 당도를 조절하게 돼 있어서, 달게 먹지 않는 나는 50%를 넣어 주문했다.

문제는 당도 50%밖에 안 되니 커피에서 짠맛 밖에 안 난다는 점이었다...

다시 돌아가 당도를 70%로 올려달라고 하니, 그제야 먹을 만했다.

이땐 먹을만한 정도가 아니라 꽤 맛있는 커피가 됐다.


시장 내 푸드코드 건물도 들어가 봤지만, 영업시간이 다 돼서 그냥 밖에서 먹기로.

대만은 중심거리조차 7~8시가 되면 대부분 문을 닫는 분위기였다.

그나마 문을 연 곳에서 찾은 음식점이 아래의 '후쉬장(鬍鬚張)', 혹은 '포모사 창'으로 읽을 수 있는 음식점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김밥천국이나 김가네쯤 돼 보였다.


내가 주문한 족발덮밥(왼쪽)과 추가로 주문한 돼지갈비튀김(오른쪽).


족발덮밥은 보이는 그대로의 메뉴에 대만식의 향신료가 약간 들어간 덮밥이다.

계란까지 으깨서 비벼먹으니 간단하고 든든한 한 끼가 완성됐다.

돼지갈비튀김은 튀김옷을 안 입혔거나 아주 얇게 입혀서 튀겨낸 요리로, 부드럽고 고소한 돼지갈비 맛이었다.

족발덮밥은 100달러(한화 약 4000원), 돼지고기튀김은 90달러(한화 약 3600원)이다.


숙소로 돌아와서 휴족시간을 붙이고 한 숨 잤다.

아무래도 이후 일정인 야시장과 클럽을 가려면 좀 쉬어줘야 할 것 같아서...

1시간 30분 자고 일어난 후, 개운한 느낌으로 다시 숙소를 나섰다.


먼저 라오허제 야시장으로.

타이베이역에서 초록색 노선을 타고 송산역까지 갔다.

https://goo.gl/maps/B8VWNiByR9K2VgYK6


송산역에서 내리면 바로 앞에 사찰과 라오허제 야시장이 있다.


야시장을 들어서자마자 화덕만두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하나에 55달러인 이 만두가게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는데, 호불호가 갈린다는 평이 많았다.

개인적으로 나는 맛잇게 먹었다. 바삭하고 담백한 빵 안에 한 가득 담은 고기소가 구미를 당기는 맛이었다.





펌프도 있고, 요즘 핫해 보이는 낚시 게임도 있었다.


이 야시장에도 오락실이 있었다.

스린 야시장보다 좀 더 종류도 많고 넓었으며, 사람도 많았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와서 다 같이 즐기는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한국에서 1000원 정도 하는 게임은 여기서 10달러 정도 하는 것 같았다.

항상 남편에게 지는 탁구 게임을 여기서도 10달러 주고 했는데 또 졌다.

괜히 했다(...)




무더운 날씨여서 깔라만시티와 함께 음식을 먹었다(왼쪽). 루웨이식으로 구운 닭꼬치 2개와 돼지고기꼬치 1개를 같이 먹었다(오른쪽).

대만에선 간장을 넣고 은근한 불에 구워 재료를 연하게 만드는 '루웨이' 방식의 요리가 대중적이다.

야시장에서 파는 품목만 봐도 오리 혀, 날개, 머리와 내장(...), 날개, 다리 등 다양하다.

이날 시장에서 먹은 루웨이 요리법의 메뉴는 닭가슴살, 닭껍질, 돼지고기 삼겹살 꼬치였다.

느끼할 줄 알았던 닭껍질은 기름이 빠져 담백하면서도 부드럽고 잡내가 빠져 독주 안주로 딱일 것 같았다.


이 외에도 음식은 많았는데

구경에 몰입하느라 사진은 많이 찍지 못했다.

당시엔 현재에 충실한다고 생각했는데 사진이 없으니까 기억 자체가 없다(...).


어쨌든 충분히 먹고 구경한 뒤, 우버를 불러 10여 분 거리에 있는 클럽 아이콘으로 이동했다.

라오허제 시장에서 탑승하니 140달러가 나왔다.

https://goo.gl/maps/NpSkZeutMpmJiCYb9


도착하니 자정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 사람들이 아직 입장을 하지 않은 채 기다리고 있었다.

한국인은 들어갈 때 여권이 반드시 필요하며 입장료는 남성, 여성 합해서 1300달러(한화 약 5만2000원)다.

한국 클럽이 최소 1~2만원 정도를 내는 걸 감안하면 다소 비싼 편이다.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왼쪽). 술은 무제한인데, 개인에게 주어지는 컵이 없으면 술을 주지 않는다(오른쪽).


남자의 경우 반바지를 입으면 입장할 수 없는데

입장 후에 모기에게 엄청 뜯기고 나니, 남자에게도 반바지를 허용해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클럽 내부(왼쪽과 오른쪽). 짐도 보관해준다(가운데).


인터넷 포털에서 검색하고 간 대로 연령대는 20 중후반이 대부분이었고,

무료로 제공되는 술 종류는 진이나 보드카부터 시작해 테킬라, 위스키까지 다양했다.

물론 토닉워터나 음료 비율이 조금 더 높다.

테이블을 예약하지 않아서 밖에 나가 좀 앉아있고 싶었는데, 잔을 들고 밖에 나가는 건 안 된다고 했다.


클럽 맨 가운데에 디제이가 있고, 바로 앞에 넓게 트인 스테이지를 두고 테이블이 여기를 둘러싸고 있다.

우리가 들어갔을 땐 울산에서 일하는 남편 후배를 닮은 디제이가 믹싱을 하고 있었다.

술을 리필해 먹으면서 노는 모습을 구경하고 있던 바로 그 순간

분위기 갑자기 경찰(...)


경찰 두 명이 들어와서 입장객의 신분을 확인한 후 이름을 적어갔다.


대만 클럽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라고 한다. 보통 1시간 걸린다는데 이 날은 30여 분 걸렸던 것 같다.

입장객과 클럽측의 차분하고 순응적인 태도가 우리나라와 대조적이었다.

이 곳이 승리가 다녀갔던 클럽이고, 승리가 운영하던 버닝썬은 경찰과 공조했던 사실이 최근에 밝혀져서 더욱 그랬다.

30여분 후 협조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식의 방송이 나오자 불은 다시 꺼지고, 음악은 다시 시작됐다.

관객들이 흥하는 타이밍이 조금 갑작스러웠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coy라는 이름의 디제이가 나와서 EDM 대부분의 장르를 틀었다.

플레이타임 2시간 중에 하드스타일이 한 1분...나왔나....

분위기 자체는 괜찮았지만 앉을 수 없다보니 피로가 쌓여서

3시 30분쯤 숙소로 가는 택시를 잡았다.


그냥 자기 아쉬워서 편의점에서 컵라면 두 개를 샀는데

이걸 살 때만 해도 이 라면이 이렇게 유명한지 몰랐었다.

근데 한국인들이 출국할 때 가장 많이 사 가는 라면이라고....


컵라면을 뜯으면 소고기 덩어리, 스프, 후레이크 등 3개의 스프가 나온다.


이 라면의 가장 놀라운 점은 소고기가 덩어리째 들어있다는 점이다.

그저 고기맛을 내는 인스턴트 콩고기를 넣는 한국과 대조됐다(...)


진짜 맛있다ㅠㅠㅠ(왼쪽). 깊은 사골국물을 내던 컵라면(오른쪽). 이것도 맛있었다.


국물까지 다 들이킨 뒤 휴족시간 붙이고 누우니 새벽 5시.

바로 잠들긴 아쉬웠지만 눕자마자 기절하듯이 잠들었다.

4일간의 일정 중에 가장 다채로웠고 가장 만족스러웠던 날.

이제 다음날은 출국을 앞두고 선물 사고, 일정을 총평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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