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대만여행(4)]한국간판 없는 '현지맛집'이 진짜 핫플

#대만선물 #소고기국수 맛집 #샴푸서비스

by 안녕하세요

대만 여행 마지막 날!

벌써 마지막 날이라니..ㅠ

아쉽다고 지체하면 출국 전까지의 일정을 다 못할 수 있으니 서둘러 보기로.

이 날은 마지막으로 현지 맛집을 들렀다, 카르푸에 들려서 선물을 사 갔다.


첫째 날: 인천국제공항-타오위안 공항-타이베이역-박스스토어-스린야시장

둘째 날: 스펀-지우펀

셋째 날: 볼란도 개인온천-중정기념관-라오허제 야시장-클럽 아이콘

넷째 날: 까르푸-타이베이역-타오위안 공항



내가 묵은 숙소는 타이베이시 다통구 타오위안로에 있었는데,

이 주변에 1897년부터 가업을 이어온 소고기 국수 맛집이 있다고 해서 가보기로 했다.

이 가게를 설립한 여사장님은 1987년 이전에 23살 때 이 곳으로 시집을 왔는데, 그때에도 이미 시아버지가 소고기 국수를 팔고 있었다고.

숙소에서 걸어서 10~15분 거리에 있었다.

https://goo.gl/maps/ctP9j92WbQ1TGZfeA


검은색 바탕에 빨간색 글씨로 쓰인 간판(왼쪽)과 입구(오른쪽).



입구에 들어가기 전에 보이는 소고기 큐브들(오른쪽 아래). 유서깊은 맛집이라 사진도 많은가..(오른쪽).


여기서 소고기맑은탕국수, 소고기양파볶음, 소고기 수육, 밥 이렇게 4개와 맥주를 시켰다.

가격은

1)소고기맑은탕국수:200달러

2)소고기양파볶음:170달러

3)밥:10달러

4)소고기수육:160달러

5)타이완비어:80달러

이렇다.


양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2명에서 메뉴 3개 시켰는데 약간 덜 배불렀다.

맛집을 오면 위가 열리는 나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메뉴 중 가장 만족했던 소고기 수육. 살코기+비계+힘줄의 조합이 입 안에서 풍성하게 녹아든다. 감자튀김같이 생긴 건 생강이다.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국수와 맑은 국물이 일품이다(왼쪽). 소고기양파 볶음밥은 굴소스 베이스의 짭조름한 음식이라 밥반찬으로 적당했다.(오른쪽)


맥주도 같이 시켰는데,

맑고 담백한 이 집 음식 특성상 라거 맥주보다는 에일이나 흑맥주처럼 풍성한 향의 맥주나

소주나 보드카 같이 도수 높은 술이 더 어울릴 것 같았다.

소고기국수는 언뜻 쌀국수 같기도 하고, 갈비탕 같기도 하고.


전날 먹은 풍성하고 진한 국물의 국수도 좋지만, 나는 이 쪽이 더 내 입맛에 맞았다.

https://brunch.co.kr/@orintee/66

외국인이 먹는데 이렇게 맛있어도 되나요...

너무 맛있어서 노래를 부르며 먹었더니, 맞은편에 앉은 아버지와 아들이 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다.


만족스럽게 부른 배를 두드리며 가까운 카르푸로 향하는 도중

발걸음이 멈춰진 곳은 만두 가게.

생각해보니 딤섬의 나라인 대만에서 만두나 딤섬 같은 걸 고작 화덕만두 하나밖에 먹지 않는 것 같아서

옥수수콘과 돼지고기가 소로 들어간 구운만두를 하나 시켜 봤다.

한 접시에 55달러(한화 약 2500원)인데 두 입 베어 먹는 크기로 8개 나왔다.


육즙이 잘 보존돼 있다. 체인점 같아 보였는데, 대만에서 돌아다니다 허기지면 들어가기 딱 좋은 곳 같다.


우리가 간 지점은 카르푸 충칭점이다.

한 직원분이 시식을 시켜주면서 적극 영업하셔서

여기서 망고젤리, 누가크래커, 펑리수, 3시15분 밀크티 등을 한꺼번에 샀다.

https://goo.gl/maps/sfdtUGDvT3s2icxy9

선물까지 다 고르고 나니 3시 30분.

6시50분 비행기까지 약간의 시간이 남아 있어서

시간이 남으면 받아보려고 했던 '샴푸 마사지'를 받으러 갔다.

한국인들이 많이 찾은 '천희 미용실'로 가 보기로.

https://goo.gl/maps/jJxKgPUCQMfy75UK8


일반 샴푸 마사지를 선택하면 가격은 200달러인데, 간단한 목-어깨 마사지에 스타일링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머리 잘라주시는 분들일텐데 손끝 힘이 좋아서 간단한 마사지에도 여독이 풀리는 느낌이었다.

총 30분 정도 걸렸다.



com.daumkakao.android.brunchapp_20190705174349_0_crop.jpeg 이런 거 만들어놓고 사진찍는 타임도 있다.


개운해진 뒷목과 함께 터덜터덜 타오위안 공항으로.



대만 여행하면서 느낀 점은

1) 캐릭터에 관대하다.

사진엔 별로 없지만, 옷이나 상점, 이나 건물 외벽에서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흔하게 볼 수 있다. 일본 대중문화 영향을 받아서 그런가.


2) 규칙을 잘 지킨다.

(1) 길거리가 깨끗하다.

야시장 같이 국정 불문의 여행객이 유입되는 곳조차 시장바닥이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하다못해 클럽을 가도 바닥이 깨끗해서 걷거나 춤출 때 미끄러질 염려가 없어 좋았다.

(2) 건물 상태가 좋다.

습하고 더운 기후와 오래된 연식 탓에 노후화하긴 했지만, 거리에 있는 벤츠 등은 언제 만들어졌는지 모를 만큼 관리가 잘 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3) 줄을 잘 선다.

우라이 마을에서 타이베이 시가지로 가는 길에 버스를 타든, 지하철 역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든, 줄을 설 필요가 있는 곳에서 시민들은 꽤 규칙적으로 줄을 잘 섰다. 날씨가 더우니 성미가 급해질 법도 한데 그런 기색이 별로 없어 보였다.

(4) 심지어 놀러 간 클럽에서도 순응적이다

공안 국가에서 분리된 나라여서 그런지, 소비와 유흥을 위해 간 클럽에서 경찰에게 조사를 받을 때에도 협조적이었다. 떠들거나 불만을 제기하는 이들은 대체로 외국인이었다.


3) 음식 간이 세지 않다

-내가 주로 그런 음식만 골라 먹었을수도...대만 여행 관련 포스팅을 찾아보면 짠 음식도 많은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지인들은 어묵탕, 위위안 등 싱거운 음식을 즐겨 찾는 것처럼 보였다.

-당도를 조절할 수 있는 밀크티도 그래서 나온 게 아닐까. 홍차 특유의 씁쓸하고 텁텁한 맛은 단맛이 있어야 완화되는데, 아예 달게 하기보단 선택할 수 있게 한 점이 좋았다. cf) 아이스티는 아예 달게 먹는 게 낫다(...)


4)한국인들이 관광하기 좋다

-스펀, 지우펀 등 한국인들에게 많이 알려진 관광지의 상인들은 대부분 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한다. 영어, 일본어와 함께 한국어로 쓰인 간판이나 메뉴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현지 그대로의 음식이나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다면, 현장에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으로 가는 것도 방법이다. 이런 곳은 불친절하거나 소통이 잘 안될 순 있어도 상품화되거나 표준화되지 않은 대만의 고유한 맛과 멋을 느끼게 해 준다. 둘째 날에 갔던 위위안 가게나 어묵탕집, 마지막 날에 갔던 소고기국수집이 그랬다.




딤섬이나 만두를 먹지 못한 점, 우라이마을을 둘러보지 못한 점, 맛있는 걸 더 먹어보지 못한 점 등은 아쉬움으로 남지만 그만큼 다른 일정에서 만족스러웠으니 후회는 없다.

일상을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었던 3박4일이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대만여행(3)]온천에 푹,술을 벌컥...풍류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