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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강릉, 이토록 '베이비 프렌들리'하다니!

0세 아이와 즐기는 국내여행(1) 강릉 카페거리, 옹심이 맛집

by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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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에 또 갔다..

이번엔 6개월 아기, 남편과 함께!

결혼 기념 여행을 가고 싶은데 마땅한 덴 생각나지 않고

작년에 태교여행으로 갔던 곳이 강릉이었던지라 다시 생각났던 것이다...

아기가 뱃속에 있을 때 친정이나 시댁이 아닌, 여행 목적으로 짐을 싸들고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이와 함께 떠나는 여행은 아무래도 제약이 있는 편이다.

특히 아직 걷지 못하는 아기와 함께 할 때에는 유모차가 가기 편한 곳 위주로 일정을 짤 수 밖에 없다.

그래도 함께 하는 데 의미가 있으니, 일단은 그 첫 발을 떼 보는 걸로.


먼저 논현동 집에서 상봉역 ktx까지는 택시로 이동했다.

케텍스 임산부 할인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아서 동반 1인까지 할인 적용해 강릉행 케텍스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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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이 익숙한 향기...브런치에 올린 강릉 여행 후기만 몇 개니....


도착하자마자 들린 곳은 폭풍 검색으로 알아낸 부성 불고기 찜닭 가게.

닭볶음탕에 해물을 넣은 콘셉트가 떙겨서 냉큼 들어가 매운 낙지 찜닭을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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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역에서 5분 정도 걸어가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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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에서 찾은 지역 막걸리. 뒷맛이 깔끔하고 적당히 달아서 약간 매콤한 닭복음탕과 먹기에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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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까지 볶아 먹었다. 해물이 들어가서 국물이 깔끔하면서도 깊다.



이 가게는 맛도 훌륭하지만, 가장 좋았던 점은 우리가 밥을 먹기 시작하니까

가게 점원 분이 아기를 돌봐주신다면서 10여 분간 데리고 놀아주신 점이다.

밥 먹을 때 아기 보는 일이 보통이 아닌데, 덕분에 편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숙소에 도착해 짐을 풀고 한 숨 자고 일어나서

현지에 사는 친구 차를 타고 강릉 카페거리로 갔다.

카페거리는...사실 강릉에 올 때마다 와서 다소 식상하긴 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바다는 익숙하기보단 어딘가 답답했던 마음을 탁 트이게 해 주는 맛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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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갔던 카페는 친구의 누나가 운영하는 곳이었는데,

사방이 유리로 된 카페에 앉아서 친구 얘기를 들으며 해지는 바닷가 풍경을 보고 있자니 왠지 모르게 치유되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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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커피 맛도 괜찮았다. 근데 얘기하느라 사진 찍은 게 별로 없넹

이 친구는 강릉에 20년 동안 살았는데

초등학교 자녀를 둔 둘째 누나 때문인지 우리 아기를 아주 능숙하게 돌봐줬다.

아이랑 하는 여행에서 아기에게 친절한 사람을 만나면 너무 반갑고 고맙다.


얘기하다 보니 저녁 시간이 돼서 추천받은 옹심이 맛집으로 갔지만

문 닫아서 그다음으로 괜찮은 옹심이 가게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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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건물로 된 곳이었는데 감자적이나 옹심이 등 강릉 토속 음식을 꽤 많이 팔고 있었다.

우리는 옹심이, 장칼국수, 감자전, 전병, 닭발과 옥수수 막걸리를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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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맨 위쪽부터 오른쪽 방향으로)

1. 옹심이: 서울에 있는 옹심이 프랜차이즈보다 조금 더 감칠맛이 났다. 옹심이 모양이 수제비처럼 여러 모양이었는데 쫄깃하고 맛있었다.

2. 무뼈 닭발: 무뼈 닭발을 매운 양념에 졸이듯이 요리한 음식인데, 국물 닭발과 숯불구이 닭발의 중간 느낌이면서도 덜 매웠다.

3. 장칼국수: 여기 붙는 '장'은 고추장이나 된장을 말하는 걸까. 칼국수 국물에 매운 양념을 풀었는데 정작 맛은 신라면 맛이 난다(...)

4. 김치 전병: 사 와서 구워주는 전병이라고 했는데 속이 꽉 차고 맛있었다.




원래는 이태리 화덕 피자 같은 걸 먹으려다가 조금 더 지역 특색이 살아있는 음식을 고른 건데, 이 정도면 된 것 같았다.

그냥 헤어지긴 아쉬워서 시내에 있는 오락에 들려 펌프를 한 뒤 집으로 돌아갔다.

이 친구와 만나서 이룬 가장 큰 성과는 펌프 레벨 8까지 시도해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히히


아기가 생기면서 생활에 제약이 많아 우울할 때도 많았는데

약간의 노력을 들여 함께 안전하고 즐겁게 놀 수 있는 곳을 고르는 것도 방법인 것 같다.

서울에선 사람이 없고 의자에 앉는 카페나 음식점이 아기와 동행하기 좋았는데

강릉은 바닥에 앉는 곳이어도 대체로 음식점 직원 분들이나 친구, 음식점 손님이 아기에게 친절해서 아기도 편하게 느끼는 듯했다.


내일의 일정도 안전하고 별 탈 없이 소화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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