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AnnE에게

초심

살아가면서 처음 품었던 마음, 곧 초심을 변함없이 이어간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고 생각해. 특히 삶의 여건이 힘든 상황에서, 또는 여러 방면에서 예상치 못한 확장과 변화를 맞닥뜨릴 때는 더욱 그렇지. 처음의 다짐을 고스란히 지켜내기가 녹록지 않을 수도 있어.

나 역시 20대에 학원을 운영하며 비슷한 경험을 했어. 내 곁에 함께하는 강사들이 있었지만, 그들을 진정한 동료로 바라보기보다, 나 중심의 운영을 이어갔던 때가 있었어. 깊이 생각해 보면, 힘든 순간들을 버텨내느라 나 자신만으로도 벅차 있었기에, 그들의 노고를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 거야.

돌이켜보니 초심이란 단순히 나 자신의 의지를 다잡는 마음만을 뜻하지 않는 것 같아. 그 안에는 굳은 심지와 함께, 나와 함께하는 사람들을 진심으로 헤아리는 배려가 함께 담겨 있다고 생각해. 자신을 향한 약속이자, 타인을 향한 존중이기도 하지.

그래서 초심을 지킨다는 것은 단순히 흔들리지 않는 고집이 아니라, 그 마음을 곱게 갈무리하며 나와 타인 모두를 품는 길이라고 생각해. 오래도록 변하지 않는 단단함 속에, 따뜻한 배려가 함께할 때 비로소 우리는 진정한 의미의 초심을 지켜나갈 수 있을 거야.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우리의 열정이, 타인의 반응에 개의치 않고 변함없이 꾸준히 할 수 있기를 바라는 오늘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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