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남매
우리 집은 5남매가 독수리 5형제까지는 아니어도 참새 5남매로 시끌시끌 때로는 이른 아침에 들려오는 맑은 새소리처럼 즐거움을 채우며 살아왔다. 5남매의 시끌벅적한 어린 시절은 마치 한 편의 소설 같았다. 늘 언니의 엄격한 규칙 아래에서, 여동생은 집안의 묵묵한 전사처럼 고된 심부름과 싸움을 견뎌냈고, 망아지 같던 나는 밖으로 돌며 동네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놀기 바빴다. 남동생들에 대해서는 나이 차가 있어서인지 챙겨주고 돌봐준 기억이 없다. 그 몫은 여동생이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서로 친구가 되어주기도 하고 웃음, 울음, 다툼 등 많은 것들을 함께하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부모님은 장사하시느라 우리끼리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부모님의 애정은 많이 받지 못 받고 살았지만, 5남매가 우리끼리의 삶 안에서 애정도, 사회성도, 규칙도 배워가며 생활했다. 과자를 먹더라도, 빵 한 조각을 먹더라도 우리는 위아래를 따지지 않고, 무엇이든 공평하게 나누어 먹었다. 예를 들면, 새우깡 한 봉지도 똑같이 나누고, 남는 몇 개는 '언니니까 더 먹고'가 아니라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기는 사람 순서로 가져갔다. 그리고 우리가 즐겨 먹었던 맘모스 빵은 5등분 해서 이기는 사람이 먼저 골라가서 먹었다. 어렸지만, 우리들만의 세계에서 질서와 규칙을 배워갔다. 그래도 아이들이 다섯이다 보니, 다양한 일들이 벌어지기 일쑤였다.
어느 날 밤, 모두 잠든 시각 엉엉 울고불고 시끄럽고 난리도 아니었다. 상황은 이랬다. 여동생은 맛있게 햄버거를 먹었을 뿐이고, 언니는 자다가 날벼락이 떨어진 것이다. 동생은 뺨을 감싸고 울었고, 언니는 옆구리를 붙잡고 씩씩대며 울고 있었다. 여동생이 잠꼬대가 심한데, 꿈속에서 햄버거를 아주 맛있게 한 입 베어 문 것이 언니의 옆구리살이었고, 언니의 옆구리살은 동생의 이빨자국이 어떤 모양인지 너무도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그 자리는 너무도 빨갛다 못해 순식간에 거뭇거뭇 물들어 있었다. 두 사람 빼고 우리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폭소를 터뜨렸다. 여동생의 그 햄버거 사건은 가족 모두의 전설이 되었다.
또한 여동생의 잠꼬대 사건은 한두 개가 아니다. 또 하나를 예로 들자면 한 방에서 세 자매가 함께 잤는데 동생이 사라진 것이다. 혹시나 해서 부모님 방, 거실, 화장실을 찾아봐도 동생은 없었다. 소리를 지르고 집안 구석구석을 뒤져도 동생은 없었다. 집안을 샅샅이 뒤졌는데, 찾을 수 없었고, 혹시나 해서 다시 방으로 갔더니 책상 밑에서 "무슨 일 있어?" 하며 눈을 비비고 나오는 것이었다. 우리는 모두 화를 내다 어이가 없어 웃고 말았다. 잠꼬대가 심한 동생이 굴러서 책상 밑으로 기어 들어간 것이다. 그런 모습을 닮아서일까 조카들 또한 잠을 잘 때 얌전히 못 자고 굴러다녀서 애를 먹는다고 했다. 아무튼 그런 일상으로 웃을 일도 많고 싸움이 나면 5남매가 다 야단맞는 날이니 눈물 나는 이야기도 많았다. 그런 이야기가 쌓여 성장을 하고 가정을 꾸린 지금도 가끔 옛이야기로 웃었다 울었다 지난날을 회상하기도 한다.
성인이 되어 서로에 대한 미안함과 서운함은 사랑으로 녹아내렸고, 서로에게 친구 이상의 진정한 ‘솔 메이트’가 되어주고 있다. 각자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아 6명의 조카들 얻은 지금, 다섯 남매의 소란스러운 추억들 위에 새로운 이야기들이 더해져 가족 모임이 있을 때는 시끌시끌 화기애애한 추억들이 새록새록 쌓여간다. 때로는 사소한 일로 부딪히기도 하고, 언쟁이 있기도 하지만, 그때 잠시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또 모여서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자주 모여서 조금은 힘이 들 때도 있지만, 함께하는 시간들이 행복하다.
우리 5남매는 명절이 되면 더 즐겁다. 함께 음식을 하고, 요리하는 것을 싫어하는 나는 설거지 담당이 되어 식구들이 모이면 육체적으로 힘든 부분도 있지만, 게임도 하고, 선물 뽑기도 하고, 윷놀이를 해서 진 팀이 음식을 시켜 신나게 먹는 모습만으로도 함께하는 즐거움을 채우는 하루를 보낸다. 모두가 그리 넉넉하고 여유가 있지는 않지만, 자신의 일에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고, 조금이라도 가정의 화목과 행복을 추구하며, 든든한 친구이자 남매로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우리 5남매는 나이 들어 죽을 때까지 서로의 삶을 응원하고 행복을 채우는 일에 서로 도움이 되도록 살아갈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