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부모 상담 과정에서 진통을 겪으면서 글 쓰는 걸 멈췄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을 정리해 두고
선생님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을 써보자, 시작한 게 얼마 되지 않았는데
막상 현실에서 진통을 겪고 나니
내가 글을 써도 될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좀 더 깊게 들어가 보니, 이것은 나를 전문가로 포지셔닝해두고
나는 더는 흔들리면 안 되고
약하면 안 되고
실수하면 안 된다는 부담감을 스스로에게 지우고 있어서 그런 거였다.
갈등으로 인한 정서적 소진과 무기력, 상처받고 앞으로 어떻게 더 나아가야 할지 막막한 상태에서
어떤 콘텐츠를 만든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나? 이런 생각에
그래서 일단 쉬자. 모드였다.
일단 몸을 회복하고 나니 생각도 마음도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었다.
어디에서 막혔고, 나의 어떤 부분 때문에 그렇게 힘들었는지를 하나씩 돌아볼 수 있었다.
내가 다른 사람들의 콘텐츠들을 볼 때 - 좀 더 어렸을 때 - 저 사람은, 저 선생님은
뭔가 흔들리지 않는 전문가인 것 같다, 나도 저렇게 성장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실패나 어려움, 이런 면들이 당연히 있었을 텐데 그런 부분이 있을 거라 생각지 못했던 게 더 어이가 없다.
흔들림을 숨기면
잘못을 말 못 하면
껍질만 두꺼워지고
진짜 나를, 잃어버리게 된다.
나 역시 필요로 하는 건 문제를 겪지 않는 사람의 엄청난 지혜와 노하우 이런 게 아니라
그런 상황을 겪었을 때 어떻게 헤쳐나갔는가,라는 인간적인 힘을 보고 싶고
상처받은 채로 냉소와 무기력으로 마무리짓지 않으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이기에.
'내가 이렇게 해왔고, 하고 있어요'라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참 많아졌지만, 여전히
분노와 서러움과 당혹스러움과 슬픔과 허탈함과 억울함의 대혼돈을 지나 무기력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음을 있는 그대로 고백하는 것 역시
내게도 필요한 일이지 싶다.
그래야 부담이 덜어질 것이며, 실제로 매일같이 넘어졌다 일어나기를 반복하고 있으니까.
흔들리며 나아가는 사람으로서
지금의 나로 이 말은 진실한가,
이 하나에 초점을 두고.
다시 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