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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리스타 KM Oct 30. 2023

헉 소리 나고 억 소리 나는 싱가포르 자가용

현재 자가용 구입은 어떤가요? COE 알기

“엄마, 저 차가 얼마나 빠른지 알아?”

“모르지. 근데 멋지다!”

“페라리인데 시속 200킬로로 갈 수 있을걸.”


“엄마, 학원 다녀왔습니다.”

“어떻게 빨리 왔어?”

매튜(가) 아빠가 이번에 또 스포츠 카를 사셔서 나도 태워주시고, 집에 데려다주셨어.”


쏭이(아들)는 차에 관심이 많다. 어릴 적 세 살, 네 살 때부터 바퀴달인 모든 차를 좋아했다. 쏭이가 어릴 적엔 우리 집은 차가 셀 수 없이 많았다. 쏭이의 주먹 반 만한 차들이 수 십 대, 놀이터에서 탈 수 있는 차까지 모두 합치면 차량이 백대가 넘었을 거다. 쏭이는 어린이집에 다녀오면 차를 가지고 노는 것이 우선이었고, 자연스럽게 차에 대해 관심이 생겨 차에 대한 지식이 날로 축척되었었다.

싱가포르로 이사를 오면서 7살 쏭이는 종종 물었다.

“엄마, 왜 우리는 차를 안 사?”

“….”

“아빠 우리도 차 사자."

“쏭쏭, 싱가포르는 차가 비싸단다.

7살 아이한테 싱가포르의 자동차세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에는 아이가 와닿을 것 같지가 않아 비싸다는 한 단어로 그리고 엄청~ 비싸다는 말로 아이의 질문에 대답을 하곤 했다.




싱가포르에서 차를 타려면 한국에 비해 엄청 비싼 금액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싱가포르는 차를 사려면 COE(certificate of entitlement)라는 자동차 운행 허가증 또는 자동차 차량 등록 권리증이라 불리는 그것을 사야 한다. 왜냐하면 싱가포르는 국토 면적 대비 자동차 대수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요 쇼핑몰로 주차로 인한 교통 체증이 아니면 자동차가 막히는 일은 드물다.  COE는 자동차를 구매하는 사람이 많으면 올라가고, 그 수요가 적으면 내려가고 수요와 공급에 따라 유동적이고, 2주에 한 번씩 공지가 된다. COE는 기간 제한이 있고 10년이다.


기본자동차가격
+ 자동차 등록 권리증 COE
+ 등록비 ARF
+ 기타 세금 등



예를 들어

차량 가격이 $70,000

+COE $106,000 (소형 차량의 경우)

+ARF

+@

이렇게 비싼 금액이 형성된다.(싱가포르 환율 $1당 약 1000원)

환율을 계산하면 20만 불 이상 한화로 2억 이상(arf, 기타 세금 포함)이 든다.

2019년에는 같은 차를 타도 8만 불 정도가 저렴했다.(약 8천만 원 정도)

최근 몇 년간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었었는데 올해 10월 18일에는 역대 최고가가 경신되었다.

COE는 10년 기간이기 때문에 10년 안에 차를 다시 팔게 되면 남은 년수만큼 환불받을 수 있다.

실제 아는 사람의 경우 한국으로 돌아가야 해서 자동차를 처분하면서 COE가 비교적 저렴할 때 구입을 한 것이 최근에는 너무 많이 올라 처분할 때 본인이 산 가격보가 비싸게 팔아 수익이 난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자가용이 있던 사람도 COE를 다시 구입해야 하는 시기인데 그 가격이 너무 비싸 망설이는 친구도 보았다.

자동차 가격이 워낙 비싸다 보니 웬만하면 엄두를 못 낸다.

따라서 COE가 얼마인가에 따라서 자동차 구입 가격은 크게 차이가 난다.

그러므로 현재 싱가포르에서 자가용을 구입했다는 것은 여유 있는 생활을 말해주는 것이 맞나 싶기도 하다.




그런데 재미있는 경우도 있다.

“엄마, 오늘 저스틴(가명)의 아빠가 학교에 저스틴을 데리러 람보르기니 차를 타고 왔어.”

“멋졌겠네. 무슨 색? “

“노란색. 걔네 HDB 산다고 하던데…”

쏭이는 의문이라는 듯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의 생각에는 좋은 집에 좋은 차가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집은 HDB(housing and development board)싱가포르 공공 아파트에 살면서 수 억의 차를 타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는 위와 같은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싱가포르인의 90프로 이상 대부분의 사람들이 HDB에 살고 있다.  HDB는 공공 아파트이기 때문에 콘도에 비해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 따라서 집 값에 들어가는 비용은 최소화될 수 있고, 그 돈으로 차량을 구입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70만 불(한화 7억 정도) 정도의 HDB에 살면서 30만 불(한화 3억 정도)의 차를 소유하는 것이다.


#A 씨의 경우 부부가 둘 다 회사원인 맞벌이인 가정이다. 

아내와 자신의 월급을 합하면 월 만오천 불가량 (한화 1500만 원) 정도 된다고 한다.

그 역시 HDB에 살고 있고, 자녀는 한 명이다. 싱가포리언이라 아이의 학원비를 제외하고는 교육비가 거의 안 든다. 자가로 집에 들어가는 대출 없다. 그래서 그들은 좋은 차량을 소유하고 있다.


#B 씨의 경우 남편이 회사원인 외벌이 가정이다.

자녀는 계획 중이다. 결혼해서 HDB에서 생활을 시작했고,

집에 들어가는 돈이 거의 없다. 그들은 자가용을 소유 중이다.


모든 HDB에 사는 사람이 자가용이 있는 건 아니지만 집값에 돈을 덜 들여서 자가용을 구입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싱가포르는 면적이 좁은 나라이기 때문에 차량 혼잡과 자동차를 위한 공해문제를 줄이기 위해 자동차의 각종 세금이 비싸다.  다시 말해, 싼 가격에 차를 구입할 수 있으면 많은 사람들이 구입할 테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를 타고 싶으면 세금을 많이 내고 타라는 이다.

최근에는 차를 구입하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에 이 정책이 효과를 보고 있는 듯하다.


현재 COE가 너무 높아졌기에 지금 싱가포르에서 자가용  구입하는 사람들은   소리 나는 비용을 헉 소리 내며 지불하지만 그 만큼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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