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의 비즈니스와 친해지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
연말이 되었다.
지난 일 년간의 ‘나’에 대한 동료 평가 리뷰를 받았다.
대부분 칭찬, 격려 등 좋은 말들이 많았다. 그중 나에 대해 정곡을 찌르는 말이 있었다.
“너는 논리적인 설득력,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거 같아”
이 피드백은 평소 매니저가 나에게 자주 했던 지적이었다. 특히 현재 내가 다니고 있는 영국 회사의 대부분의 임원, 그리고 PM들이 유독 컨설턴트 출신들이 많아 이들과 일하다 보면 크게 세 가지 부분에서 어려움을 경험했다.
첫째, 대화 도중 디자인 선택에 대한 명확한 이유를 제시하는 것
둘째, 설득력 있는 프레젠테이션 구성을 짜는 것
셋째, 논리적인 구성으로 보고서 작성하는 것
이 세 가지 모두 커뮤니케이션의 방식이며, 사실 나의 상태는 그렇게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다른 회사 동료들은 나에게 좋은 커뮤니케이터고 프레젠테이션도 흥미롭고 재미있게 한다면서 피드백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가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 부분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마일스(매니저), 그러면 내가 무엇을 개선해야 할까? 어떻게 하면 내 커뮤니케이션이 좋아질 수 있을까? 영어를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할까?"
매니저는 1:1 면담을 통해 내가 집중해서 개선해야 할 두 가지로 비판/논리적인 사고 그리고 비즈니스 이해를 꼽았다. 매니저는 덧붙여서 아래와 같이 조언을 해주었다.
"민구, 이건 영어의 문제가 아니야. 다른 동료 피드백을 보았겠지만 너는 회사 동료들에게 이미 좋은 커뮤니케이터라고 인정받았어. 하지만 이따금씩 너와 대화하다 보면 논리적인 사고와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게 느껴져."
"잘 이해를 못해서 그런데,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줄래?"
"우선 논리적인 사고란 구조를 만들어서 생각을 전달하는 것이야. 이는 왜/어떻게/무엇을 질문 함으로 문제, 상황을 좀 더 명확하게 이해 수 있어."
"다음으로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는 비즈니스 모델, 전략 그리고 메커니즘을 알고 금융 회사로서 우리가 어떻게 돈을 벌고 규제를 받고 있고 어떠한 위험 요소가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야"
이것은 사실 나의 커리어 개발에도 정말 중요하다. 해외 유명 대기업의 UI/UX/Product 직업 설명란에는 이 소양을 반드시 가져야 함을 알 수 있다.
“Strong oral, written, and interpersonal skills to articulately express the rationale behind design decisions.” - 디자인 선택에 대한 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 능력
“Capable of working within constraints to transform sophisticated requirements into simple solutions that meet business and consumer needs” - 비즈니스와 사용자의 니즈를 충족하는 해결책 제시
결국 이 두 가지는 내가 어딜 가서 일하든 반드시 필요한 것이지만 학교에서는 전혀 가르쳐주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인지 처음엔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몰라 매니저에게 SOS를 요청했다. 감사하게도 매니저는 나와 함께 나의 상태를 진단하고 앞으로 6개월간의 목표, 방향, 방법을 의논해 보기로 했다.
우선 우리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론(글쓰기 수업, 책, 온라인 강좌)을 시도해보고 이를 회사 업무에 적용하면서 내 것으로 만드는 전략을 짜보았다.
지난 6개월 동안 이 두가지를 최대한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업무에 적용해 보려고 노력했다. 공부를 시작하기 전 나의 상태는 백지 상태와 같았으며, 6개월 동안 기본적인 스케치를 해놓은 정도가 되었다. 최근 영국에서 일하는 한인 UX디자이너들과 워크숍을 진행했는데, 대부분 참여자 분들이 이 부분이 많이 부족하고 힘들어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 아직 많이 미흡하고 부족하지만 그 동안 내가 배운 점을 브런치에 시리즈로 같이 공유하여, 나처럼 이 부분을 어떻게 보완해 나가야할지 모르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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