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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볼드 May 29. 2020

핀테크 기업, 그들만의 팬클럽

영국의 잘나가는 핀테크 기업이 커뮤니티를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이유는?



영국에서 잘 나가는 핀테크 기업의 뒤에는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커뮤니티가 있다.



근데 왜 금융 서비스가 커뮤니티를 만들지..?




커뮤니티의 역할이 소통의 창구로만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기업은 커뮤니티를 통해 사용자와 함께 서비스를 만들어간다. 그들은 커뮤니티에서 논의되는 의견을 성장의 필수요소로 여긴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 가길래 중요하다고 말하는 걸까?

 

대표적인 커뮤니티 포럼 - 몬조



"이거 좋은 거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 사용자 A


서비스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니즈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높은 퀄리티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들 사용자들이 필요로 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모바일뱅크 몬조(Monzo)의 항아리(Pots: 돈을 따로 보관) 기능은 커뮤니티에서 폴더(folder), 버킷(bucket)이라는 커뮤니티 아이디어로부터 비롯되었는데, 현재 이 기능은 몬조의 빼놓을 수 없는 핵심 기능이 되었다.

몬조 - 한 사용자의 Bucket 아이디어 



"남들은 있는데 왜 여기는 없어?"  사용자 B


사용자들은 항상 좋은 이야기만 해주진 않는다. 새로운 기능에 대한 신랄한 크리틱을 보내는가 하면 다른 서비스와 비교해서 무엇이 부족한지 딴지를 걸기도 한다. 회사 입장에서 이를 관리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모든 의견을 수용하기는 어렵지만 무시를 했다가는 비즈니스에 직격타를 맞기도 한다. 카드 회사 커브(Curve)는 오랫동안 애플, 구글 페이를 지원하지 않았는데, 커뮤니티의 불만과 끊임없는 요구, 그리고 서비스 이탈로 인해 이 기능을 최우선으로 업데이트하였다.



"이거 클릭이 안돼요" 사용자 C


아무리 뛰어난 개발자와 QA가 있어도 항상 버그는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모든 디바이스와 상황에 대응하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또한, 회사 입장에서 1대 1로 버그를 받다 보면 중복된 것이 많아 정리 하기가 어렵다. 잘 나가는 커뮤니티는 보고된 버그와 현재 버그 대처 상황 등 모든 버그와 관련된 정보를 사용자와 공유한다. 사실 자신들의 치부를 보여주는 일이지만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사용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끈다.

몬조 - 자신들에게 보고된 모든 버그의 현황판


"저는 오른쪽 것이 더 좋아요. 왜냐하면.." 사용자 D


커뮤니티는 새로운 기능이나 제품을 론칭하기 전 사용자의 반응을 살필 수 있는 좋은 역할을 한다. 사용자들의 새로운 서비스의 대한 반응을 살펴보고 만약 관심을 받고 있다면, 그만큼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다. 또한, 리서치에 필요한 사용자 모집 또는 간단한 설문지 등을 돌릴 때 커뮤니티를 통하면 빠르고 높은 응답률을 얻을 수 있다.






참.. 이렇게만 커뮤니티가 운영되면 좋겠지만 사용자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끄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서비스 초기 우리도 필요하다며 너도 나도 우후죽순 커뮤니티를 만들고 관련 직원도 뽑았다. discourse 라는 오픈 플랫폼을 이용하면 정말 쉽게 만들 수 있고 잘 나가는 커뮤니티 포럼을 보면 우리도 잘할 수 있을 거 같아 만들어 보지만 실제로 잘 안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실제로 스탈링 뱅크는 포럼 커뮤니티를 2018년에 없애버렸다.


그렇다면 잘 나가는 커뮤니티는 무엇이 다를까?



"밖에서 우리 한 번 만나요" 회사 A

잘 나가는 커뮤니티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사용자와 소통을 한다. 가벼운 네트워킹 모임에서부터 멤버 교육 이벤트까지 사용자에게 소속감을 제공하려고 노력한다.



"여러분 의견은 소중해요" 회사 B

사용자들이 좋은 의견을 던져주어도 회사가 반응이 없으면 그건 소통이 아니다. 완벽한 투명성과 사용자와 소통을 회사가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가 중요하다. 그래야 사용자도 계속 흥미를 가지고 커뮤니티 활동을 하며, 소통을 이어간다. 그리고 이는 충성도로 연결되며, 사용자와 회사 간의 신뢰와 가치가 공유된다.



"우리는 공동운명체" 회사 C

Monzo, Freetrade, Curve 등 많은 핀테크 회사들은 자신들의 프로덕트 로드맵을 공개한다. 몬조는 곧 출시 예정, 준비 중, 출시된 모든 기능들을 사용자와 공유하고,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사용자들의 의견을 수렴한다. 상당 수의 기능들이 이전에 커뮤니티에서 논의 되었 던 것이고, 이것이 회사가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고 있고 비즈니스 방향에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사용자들에게 알려준다.


프리트레이드 - Trello를 이용한 오픈형 로드맵


기존 은행들이 주도 하는 금융 시장의 장벽이 점점 무너지고 있다. 신생 핀테크 금용 기업이 운영하는 커뮤니티는 투명성과 활발한 소통으로 강력한 팬덤을 만들어 가며 사용자 친화적인 서비스로 기존 은행들과 다른 차별하된 전략을 구축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커뮤니티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며, 서비스와 사용자의 접점을 찾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링크

Monzo community

Revolut community

Freetrade community

Emma community

Curve commun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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