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봄비눈 Aug 01. 2023

즉흥적인 내향인은, 모르는 사람에게 책을 건넨다.

2년 품은 내 새끼를 선물하는 isfp의 모습

이미 출간 예정이란 소식을 알리긴 했지만, 이제 진짜 <너와 나의 여름이 닿을 때> 출간이다!


얼마 전, 출판사로부터 책 5권을 받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에도 책이 입고되었다.


출판사 대표님께 의정부 영풍문고에 있는 책 사진을 전송받긴 했지만, 믿기 어려웠다.

진짜 내 책이 저기에 있다고...?



그래서 내가 사는 대구 교보문고에 들렀다.


그런데.. 어라 진짜네. 진짜 내 책이 있다!

심지어 책등이 보인 상태로 세워진 것도, 표지가 보이게 눕혀진 것도 아니고..표지가 보이게 세워진 내 새끼를 마주했다.



출산 후 조리원 안에 누워있는 아이를 빤히 들여다보듯 이리보고 저리 관찰했다.


하나 다른 게 있다면, 조리원에선 제가 크림이 엄마예요~ 얘 품을 때 무슨 일이 있었냐면요~ 하고 말할 수 있지만 서점에선 얘가 2년을 품은 내 새끼예요ㅠㅠ!! 라고 말할 수가 없다는 것.


한참을 바라보다 괜히 찔리는 것 있는 사람처럼 주위를 한번 쓱 둘러보곤 한 아이를 들고 계산대로 향했다.



난 출판사에서 받은 책이 있으니, 이걸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은데... 누구에게 주지?


머릿속에 떠오른 수많은 사람들을 뒤로하고 일단 집에 가는 버스에 올랐다.


몇 정류장이 지났을까, 한참을 달리던 중 한 여성분이 탔다. 좋은 일이 있으신 건지, 무선이어폰을 꽂고 통화 중이신 건지 모르겠지만 환하게 웃고 계셨다.


웃고 있는 그녀에게서 ‘여름'의 노란빛 싱그러움이 느껴졌다.


그 순간 그분께 처음으로 구입한 책을 선물해 드려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내 자리는 버스 뒷문과 가장 가까운 자리

그분 자리는 버스 가장 뒷 좌석 정중앙.


버스가 만석이라 이야기를 나누며 책을 드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아니 사실, 버스가 텅 비었어도 말을 걸진 못했을 것이다. 난 내향인이니까.


짧은 시간 동안 내가 정한 방법은 쪽지였다.

마침 책을 사며 아이에게 주려고 색종이를 하나 샀었다.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색종이에 하고 싶은 말을 남겼다.



내가 내릴 정류장을 알리는 안내음이 들리고, 비장한 표정으로 책과 쪽지를 들고일어났다.

드리고 바로 내려야 서로 대화를 주고받는 민망한(?) 상황이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죄송한데, 이거 선물로 드릴게요." 라는 이상한 멘트와 함께 그녀에게 책과 쪽지를 건넸다.

그분은 "네? 저요?” 라며 고개를 들었고 나는 "네. 쪽지 읽어 보셔요. 감사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버스 뒷문으로 향했다.


밑도 끝도 없이 선물로 준다니. 참 이상한 대화다.


그런데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버스가 바로 정차하지 않은 것이다. 짧은 거리인데 신호에 걸렸다.


억겁 같은 시간이 지나고, 버스에서 내릴 동안 한 번도 뒤를 돌아보지 못했다.


그분이 어떤 표정으로 내 뒷모습 또는 내 책을 바라보고 있을지 두 눈으로 지켜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니, 제대로 눈을 마주치며 인사할 걸, 하는 후회가 가득하다.

내 눈으로 본 첫 독자인데. 조금 더 용기 낼 걸.



나는 isfp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i 내향적이지만,  p 즉흥적이다.


즉흥적인 내향인은, 처음 산 책을 모르는 사람에게 건네고 민망함에 얼굴도 들지 못했다.


여름을 닮은 싱그러운 그녀가, 부디 나의 무례를 기분 나쁘지 않게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브런치 글 친구들 덕분에 <너와 나의 여름이 닿을 때>가 세상에 나왔습니다.ㅠㅠㅠ


지난주에 입고되었는데 소식 전달이 늦었어요.

그냥 출판됐어요! 라고 간단히 알리기엔 너무 소중한 브런치 식구들이니까요.

보답하기 위해 뭘 할 수 있을까, 한참 고민했어요.


아직 이 마음을 전할 방법을 찾지 못했지만.. 다른 경로(인스타, 광고 등)로 소식을 접하고 책을 구입해 주신 브런치 식구들이 계셔서 더 늦기 전에 일단 소식부터 알리려 글을 씁니다.^^


온라인 서점 주소 알려드려요!

교보문고YES24알라딘영풍문고


오프라인 서점에도 많이 입고되었어요.

혹시 오프라인에서 이 아이를 만나신다면.. 사진 한 장 찍어서 보내주실 수 있으실까요?

먼 곳에 있는 제 아이들이 너무 보고 싶어요…!ㅎㅎㅎ


주변 지인 단톡 홍보, 블로그, 온라인 서점 서평은

사랑입니다..ㅎㅎㅎㅎ>_<

매거진의 이전글 너와 나의 여름이 닿을 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