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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별 Dec 26. 2023

삶의 의미가 필요한 이유


하루를 돌아보면 하루의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삶의 의미도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나는 삶의 의미를 되새기는 일이 지겨워졌다. 허무맹랑한 무언가를 붙잡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그만두었다.


삶의 의미를 잃었다. 왜 필요한지 몰랐다. 알았다면 그 중요한 일을 그만두지 않았을 거니까. 그렇다면 삶의 의미가 없는 현재는 어떻지? 나는 꽤 많은 부분들을 잃었다. 삶의 의미를 생각하는 건 나의 정체성, 오늘을 살아야 하는 이유, 행복, 무언갈 시작할 힘과 같이 내게 중요한 것들을 상기하는 일이다. 나는 매일 작가라는 정체성을 상기했고 그래서 매일 글을 썼다. 오늘이 내게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를 적어보며 하루를 마무리했고 그 활동은 내일도 내가 만족스럽게 살도록 했다. 삶의 의미에서 비롯한 것들은 내가 삶을 주체적으로, 나답게 살아가게 만든다. 정말 지겹지만, 나는 이것들이 필요한 사람이다. 나는 이런 나를 지겨워하고 부정했지만.




내가 복잡한 사람이라는 걸 받아들이자. 나를 부정하지 말고 나의 모습들을 알아가자. 그리고 내게 맞는 일을 구체화하자.



사실 나는 복잡하고 섬세한 내가 싫었다. 주변의 친구들이 단순히 생각하고 살아가는 모습이 부러웠다. 하지만 이 또한 자기부정이고 자책이었다. 물론 친구들의 모습을 참고해서 내가 더 나아진다면 상관없겠지만 나는 남들과 다른 내 모습을 비교하며 질책했다.


어차피 내 기본적인 특성은 이리 쉽게 변하지 않는다. 복잡하고 섬세한 특성은 아마 평생 내 곁에 있을지 모른다. 그러니까 계속 부정할 게 아니라, 관점을 바꾸어야 한다. 부정했던 내 특성들이 단점만 있을까?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작업, 꼼꼼하고 끝까지 해내려는 끈기. 이것들은 내가 복잡하고 섬세하기에 가능한 것이다. 내가 가진 것들을 부정하는 건 내 잠재력을 짓뭉개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내가 가진 것들을 긍정하고 좋은 쪽으로 향하도록 하는 것이 나를 위한 것이다. 이미 울창하고 푸르른 숲이 있는데 왜 모두 태워버리고 다른 나무를 심으려 했을까. 정말 나를 위한 일을 하자.


삶의 의미를 되새기는 건 나를 긍정하는 일이며 더 행복하고 뜻깊은 삶을 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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