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 누가 나를 사랑한다 하더라도 그 말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된다. 나 자신에게 떳떳하지 못하기에 ‘왜 나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 말은 의심당하고 정당성을 잃는다.
나부터 나를 사랑해야 한다. 그래야 누군가의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고 나 또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의 공간을 만들 수 있다. 사랑한다는 건 이성과의 관계뿐만이 아니다. 아끼고 배려하고 이해하는 태도도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사랑하려는 태도는 건강한 태도인 것 같다. 지금껏 사랑하려는 태도를 가진 사람을 잘 보지 못했다. 워낙 어리기도 하고 다들 바쁠 때니까, 나도 그러니까 이해는 된다. 그래도 한 번쯤은 그런 사람과 가까워지고 싶다. 그런 사람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궁금하다. 뭐, 끼리끼리 논다는 말처럼, 나는 아직 사랑하려는 태도를 제대로 가지지 못한 것 같기도 하다. 마음이 건강한 사람을 알아보기란 아직은 좀 어려운 것 같다.
나를 깎아내리는 마음에 따라 내 주변에 있을 사람이 바뀐다. 내가 나를 그 정도로만 생각하면 그 정도인 사람들과 가까워진다. 그리고 어느 순간 알게 된다. 내가 정말 이 사람들과 가까워지길 원했던가? 나 자신의 수준을 그 정도로 판단하고 가까워질 사람들을 정했던 그 과거에 의문을 가진다. 그렇다고 지금 가까운 사람들이 수준 낮은 사람이라는 말은 절대 아니다. 분명 좋은 사람들도 많고. 그런데 요즘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섣불리 선을 그어 놓친 관계가 얼마일까’ 조금 후회하고 있는 것 같다.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 큰 집합점이나 원인이 있어야만 가까워질 수 있는 게 아니다. 결국 행동하는 사람만이 상황을 바꿀 수 있다. 가까워지고 싶다면 내가 그 사람과 가깝게 지내도 되는 사람인지 이리저리 재지 말고, 그냥 마음으로 맞이하자. 솔직함은 생각보다 매력적일 거니까. 어떤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만 무언갈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내 행동이 괜찮은 이유를 설명할 의무는 없지 않은가.(범죄라면 말이 다르겠지만 차치하고) 그냥 하고 싶은 마음,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 그 하나로도 충분한 이유다. 걷기도 전에 도달할 수 있을지는 걱정하지 말아야겠다.
나 자신도 다른 사람도, 앞서 판단하고 선을 긋지는 않아야겠다. 그래야 그 사람의 있는 그대로를 조금이나마 볼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가까워지고 싶은 사람을 경험할 수 있을 것 같다.